나의 시선은 언제나 너였다.
00 | 욕심내도 괜찮은걸까?


아무 노력 없이 시선이 집중되고, 뭐든 잘하며 실수조차 예뻐보이는 주연이 있는 반면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주연의 그림자조차 이기지 못하는 조연이 있다. 나는 한때 주연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조연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마 뭘해도 빛나는 주연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김태형.
이지안.


김태형.
야 이지안!


이지안.
어? 왜 불러.


김태형.
내가 몇번이나 부른줄 알아?


이지안.
아 미안 생각할게 좀 있어서..

내 앞에 있는 이 아이. 엄마의 뱃속부터 나와 붙어다닌 제일 친한친구이자, 주연이라 부를 수 있겠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아무것도 안해도 시선이 가는 그런 사람.

한낱 조연인 내가 좋아하는 사람. 김태형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많은 표현을 써서 나타낼 수 있었다. 반면, 난 김태형 옆에 있는 애, 태형이 친구. 그냥 반에서 있으나마나 신경없을 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배주현.
빨리 밥먹자고.. 배고파.


김태형.
그래 이지안 빨리 나와.

내가 더욱 튈 수 없었던 이유. 거의 커플이라고 불리는 둘 사이에 끼어있으며 그들 사이에서 보니 더욱 평범한 아이. 왜 하필 우리 셋이 어릴때부터 친구였던것일까.

어쩔땐 생각해본다 주현이가 없으면 태형이가 조금이나마 나를 더 봐줬을까 하고.


배주현.
야 김태 오늘 네 돈까스 내꺼다.


김태형.
뭔 소리야.


김태형.
하.. 그렇게 따지면 내 돈까스 다 이지안꺼지.


이지안.
어?


김태형.
얘만큼 나한테 잘해주는 애 난 못봐봤다. 배주현 반성해라.


배주현.
죽고싶냐 김태형?


이지안.
그만 좀 싸워라 제발. 너네 아직도 유치원생인줄 알아?

하나 말해보자면, 그들보다 잘난게 딱 하나있다. 아무도 신경 안쓰겠지만 공부를 좀 하는편이다. 반에서 3등정도?하지만 그들 사이에선 내 공부실력 따위 누구에게도 중요치 않았다.


김태형.
우리 지안이 많이 먹어~

내 식판에 돈까스를 조심히 옮기며 많이 먹으라는 그, 아무 의미 없을 그 문장을 난 여러번 곱씹어본다. 우리라는 단어는 누구에겐 쉽게 튀어나올말이자 누군가는 함부로 설레버릴 단어니까. 나를 보며 웃는 그에 포기하려던 마음이 다시 끌어올라온다.

바라보는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냥 내 시선에 네가 있는게 좋았다. 조연으로써 이정도면 정말 좋은 대우라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그의 환한 웃음을 볼때마다 욕심을 내고 싶어진다. 조금의 희망이라도 품고 싶어진다.

과연, 조연인 내가 욕심을 내도 괜찮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