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ep. 33 - by. 꾱꾱이

[태형의 시점]

풀린 눈빛으로 뚫린 하늘만을 멍하니 주시하던 나를 비웃듯 입꼬리를 시익 올린 전정국이 잔인한 눈빛으로 내리깔았다. 학생 실종사건의 주범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믿었던 새끼에게 이런 꼴을 보이다니. 내가 생각해도 그의 조롱거리로 충분했다.

안타까운 사연, 하지만 그렇다기에 전정국이 한 행동은 자신이 받았던 피해의 설움에 비해 부적합했다. 괜한 분풀이를, 알 수 없는 미궁 속의 일만으로 빠뜨려간 전정국이 원망스러웠다. 늘 침착해보였던 네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새끼였구나.

오히려 이런 전정국의 모습은 더 비겁하고, 멍청해보였다. 한없이 파고드는 과거의 미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발악하는 미친놈 같았다.

삽시간에 이와 같은 수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전정국은 같은 자세, 같은 표정으로 나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표정의 변화는 미세하게 존재했다. 아깐 그저 잔인한 눈빛과 사악한 표정 그리고 한이 맺힌 듯 파르르 떨려오는 입술에 대비해 억지로 끌어올린 듯한 입꼬리였다면,

지금은 그저 원망과 후회의 사이였달까.

나도 잘은 모르겠다. 그저 내가 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전...

쾅-

김여주 image

김여주

태형아!

김여주 image

김여주

... 전, 전정국?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image

김여주

네가 왜... 왜 거기 있어.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image

김여주

이거 지금 내가 생각하는 상황 아니지, 그런 상황 아니...

전정국 image

전정국

미안해, 그런 상황 맞아서.

김여주 image

김여주

전정국...?

김태형 image

김태형

...

한 손으로 나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던 전정국의 팔힘이 슬슬 풀려가는 듯 했다. 김여주의 등장이 불러일으킨 효과라고나 할까. 전정국은 당황한 김여주에게서 시선을 떼곤 이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커진 동공, 떨려오는 동공에 맺힌 눈물, 경직된 몸짓은 지금 김여주가 얼마나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지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믿었겠지, 전정국을 가장 믿고 의지했겠지. 그런 전정국이 진범이었으니, 많이 놀랐겠지.

창고 벽을 붙잡고 숨을 헐떡이는 김여주의 모습은 누가 봐도 안쓰러워 보일 뿐이었다. 고개를 젓다가 머리를 부여잡고 두 눈을 질끈 감은 김여주의 모습을 처음 본 나 역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곧 쓰러질 것만 같아 벙찐 전정국을 밀쳐낸 뒤 김여주에게 달려갔다. 나 역시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지만, 여지껏 일어난 만행의 주인공이 전정국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김여주. 그리고...

기억도 하고 싶지 않은 과거일을 말해버린 전정국 사이에 그나마 멀쩡한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의식을 잃은 듯 눈이 감긴 채 몸에 힘이 풀린 김여주를 붙잡고 뒤를 돌아보자 전정국 역시 해탈한 표정이었다. 이 상황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늘 사이드만 맡아오던 조연이 갑작스럽게 주연이 되어 없던 주목을 받게 된 기분.

착잡하기만 했다. 나도 여기에 쓰러져버리고 싶었다. 그렇다기엔 나와 같이 죄책감에 시달려 손톱을 물어뜯을 민윤기와 그런 민윤기를 말릴 김남준이 생각나서 그럴 수도 없었다.

김여주는 여태까지 전정국을 믿어왔어. 그리고 주범을 찾기 위해 매번 노력했지. 증거도 찾으려 했고...

그리고 전정국이 그 주범이야. 심지어 김여주와 나까지도 납치하려 했어. 사연이 있다고 해도 변백현에 대한 배신감을 우리에게 푼 건 정말 큰일을 저지른 거라고.

하지만...

하지만, 전정국이잖아. 지금도 저렇게 힘들어하는 전정국이고, 그 힘든 걸 여태까지 말하지 않았던 전정국이니까.

지금 내가 도와야 할 사람이 전정국인 것 같아서.

나는, 눈물이 뚝뚝 흐르는 것도 닦아낼 틈 없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무릎을 꿇고 엎어지려는 전정국에게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합작하는자까들 image

합작하는자까들

안녕하세요! ‘Mystery’ 33화를 담당한 작가 꾱꾱이입니다! 요즘 소설책 보는 것에 꽂혀서 대사가 별로 없네요... 허허.

합작하는자까들 image

합작하는자까들

그래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한순간의 모션을 구구절절 늘어놓아서 그런지 전개가 겁나 느리네요... 흑흑흑 미안해 다음 작가야... (눈물)

합작하는자까들 image

합작하는자까들

그럼 저는 이만 여기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합작하는자까들 image

합작하는자까들

뾰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