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날 좀 봐줄래
너 그런 애였구나


후아- 체육수업 할 때 빼고 체육관에 와보니까 느낌이 색다르네?

나연이랑 오게 되다니


한여주
나연아 우리 뭐ㅎ...


임나연
야 한여주


한여주
으응?

갑자기 변하는 나연이의 말투와 표정


임나연
너, 우리 정국이한테 그만 좀 꼬리쳐


임나연
꼴보기싫어


한여주
뭐...?


임나연
하ㅋ 말귀 존나 못 알아쳐먹네

짜악-

내, 내가 뺨을 맞았다. 나연이한테


한여주
악!


임나연
다시 말해주리? 작.작. 꼬리치시라구요


한여주
무, 무슨 소리야...


임나연
ㅋ무슨 소리긴 무슨소리야 사람소리지


임나연
너 내가 몇 번 놀아주니까 내가 만만하지?


임나연
ㅋ하긴. 내가 너한테 얼마나 착하게 해줬는데


임나연
근데 여주야, 너 사람 되게 잘 믿더라?


임나연
내 말도 다 믿어주다니ㅋ


임나연
그때 내가 너한테 사과한거 기억하지?


임나연
ㅋ그걸 믿었냐ㅋ


임나연
나 너한테 미안한 마음 전혀 없고, 너한테 사과할 마음도 없으니까 이제 그만 환상에서 좀 깨어나지그래?


임나연
우리 정국이가 너한테 마음있을거 같아?


임나연
꿈깨


임나연
여주야, 착각하는건 괜찮은데


임나연
그 이상은 아니지


임나연
착각도 혼자해야지 남한테 피해를 주면 어떡해ㅋ


임나연
니 착각 때문에 내가 피해받았잖아ㅋ


한여주
너희...끝난 사이잖아...


임나연
근데?


임나연
끝난 사이면 다시 사귀지 말란 법 있어?


임나연
아니잖아ㅋ


임나연
이미 정국이도, 나도 서로한테 마음있는데 사귀는건 시간문제 아니야?


임나연
여주야~니가 아무리 정국이를 좋아해도 우리 정국이는 니 인연이 아닌거야~


임나연
그치?


한여주
...

대답하기 싫었다

짜악-


임나연
시발 대답해


한여주
하...


임나연
우리 여주 지금 한숨 쉰거야?


임나연
ㅋ그럼 안되지~


임나연
좀 맞자ㅋ

나연이는 체육창고에서 여러 물품들을 꺼내오더니 그걸로 나를 구타했다.

퍽! 퍽! 퍽!

때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맞아야하는거지?


임나연
하아...한여주. 어때? 기분이?


임나연
존나 좋지?


임나연
말을 안 들으면~ 벌을 받아야지~


임나연
넌 지금 정국이한테 꼬리친 벌을 받고있는거야


한여주
하아...너, 니가 이러는거 정국이가 알면 어쩌려고 그래?


임나연
음...우리 정국이가 알 수나 있을까?ㅋ


임나연
그리고 안다해도 누구 말을 믿을까?


임나연
존나 못생기고 성격 더러운 너? 아님 예쁘고 몸매 좋고 성격까지 좋은 나?


임나연
답은~이미 정해져있잖아?ㅋ


임나연
음...그렇게 안 믿기면...


임나연
같이 한 번 확인해볼까?ㅋ


임나연
잘봐~

나연이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설마...

뚜루루-뚝

전화를 받았다.


임나연
-꺅! 악! 저, 정국아!


전정국
-뭐, 뭐야. 임나연 왜그래


임나연
-흐윽...여주야 그만 때려...


전정국
-여주라고? 하아...너 지금 어디야


임나연
-여기 학교 체육ㄱ...꺅!


전정국
-조금만 참아. 내가 갈게

뚝

전화가 끊기고 다시 변하는 나연이의 표정과 말투


임나연
ㅋ어때?


임나연
이제 곧 정국이가 올거 같은데ㅋ


임나연
어쩌지?


임나연
흐음~ 그럼 난 정국이를 환영할 준비를 해볼까~

임나연은 미리 준비해둔 피 같은 액체가 담겨있는 약통을 자신의 팔과 다리에 부었다.

준비성이 철저하네

그리고 임나연은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미친 것 같았다.

교복을 마구 찢고, 아까 자기가 나를 때릴 때 썼던 도구들을 내 쪽에 두었다. 진짜 이건 누가 봐도 누구한테 심하게 쳐맞은듯한 몰골이었다.


임나연
흐음~이제 곧 오겠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정국이가 멀리서 뛰어왔다.


전정국
임나연! 하아하아...


전정국
임나연! 억!

임나연은 어느새 쓰러져있는 척했고, 정국이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전정국
나, 나연아...


임나연
흐으...정국아...


전정국
하아...야 한여주


한여주
어, 어?

처음보는 정국이의 정색에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


전정국
니가 이랬어?


한여주
아, 아냐 내, 내가 아, 안 그랬어...


전정국
니가 아니면 누군데 시발


한여주
내, 내가 안그ㄹ...

짜악-

정국이에게 뺨을 맞았다.


임나연
저, 정국아...여주한테 너무 뭐라하지마...


임나연
내가...많이 잘못했겠지...여주한테...


전정국
넌 잘못없어.


전정국
잘못은 이년이했지.

존나 불쌍한 척 연기하는 임나연이 혐오스러웠다.

퍼억-


한여주
억!

정국이가 내 복부를 발로 찼다.


한여주
하아하아...


전정국
일어나 시발

퍼억-

정국이가 주먹으로 내 얼굴을 때렸다.

아프다.

육체적으로도 아프지만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는다는 게 제일 아팠다.

임나연은 이걸 알고 계획했을 것이다.

난 쉴새없이 정국이에게 맞았고, 내 몸과 마음에도 상처가 늘어갔다.

정국이는 남자여서 때리는 강도가 임나연이 때렸을 때보다 훨씬 더 쎘다.

내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렇게 쳐맞아야하지?

진짜 아팠고,

살고싶지 않았다.

저 뒤에서 임나연은 싸이코처럼 웃고있고, 난 지금 이 상황이 개같다.

퍼억-

마지막 한방을 끝내고 전정국은 나에게 말했다.


전정국
후...한여주


전정국
다음에 또 이러면 이걸로 안 끝나


전정국
경고야 이거.


전정국
다음엔 경고따윈 없어.


전정국
임나연...내가 미안해


전정국
저런년이랑 만나게해서


임나연
아냐...귀찮게해서 미안...


전정국
귀찮긴 뭐가 귀찮아

아주 드라마를 찍는구나 드라마를


전정국
나연아 가자


임나연
응... 윽!

다리가 아픈 척 또다시 쓰러지는 임나연

연기 진짜 잘하는구나


전정국
못일어나겠어?


전정국
이리와.

이러면서 임나연을 부축해주는 전정국.

그리고는 날 이렇게 체육관에 혼자 내버려두고 멀어진다.

전정국에게 부축받으며 걸어가던 임나연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는 비릿한 웃음을 지어준다.

지금까지 자기가 찍은 드라마가 완벽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처참히 짓밟았다는 표정으로 날 그렇게 무시했다.

전정국과 임나연이 가고 이제 이 체육관에는 나밖에 없다.

눈물나


한여주
아 흡...울면 끕 안되는흡 데...

서럽고 속상했다.

온몸이 쑤셨고 욱신욱신 거렸다.

그때, 누군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김태형
한여주...


한여주
어...?


한여주
니가 왜 여기에...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더니 머리가 핑 돌았다.

그리고는,

툭-

정신을 잃었다.

멀리서 김태형의 목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렸다.

그 목소리도 점점 멀어지고있었다.


김태형
...한여주! 한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