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집착남 : 31


김 여주
"우음..-"

기분 좋게 일어났다. 오늘은 내가 가고 싶었던 곳으로, 민현오빠와 함께 가기로 한 날이니까 말이다.

"똑똑-", 방 문을 노크하는 누군가에게 들어오라 말하자 문을 슬쩍 열며 아침부터 "째니가 왔다!"하고 시끄럽게 들어오는 김재환이다.

김 여주
"뭐하냐? 아침부터 시끄럽네."


김 재환
"잘 잤냐?"

김 여주
"잘 잤지. 근데 아침부터 왜?"


김 재환
"그냥, 아침이니까 깨우려고 왔지. 참, 너 민현형이랑 결혼은 언제 하냐?"

김 여주
"어어?"


김 재환
"저번에 프러포즈하러 간다고 엄청 떨린다고 유난떨더니, 혹시 안 했냐?"

김 여주
"아.. 했었어."


김 재환
"뭐야, 그럼 네가 싫다고 했냐?"

김 여주
"아니, 좋다고 했는데..-"


김 재환
"뭐야, 그럼 왜 결혼을 안 해? 계획도 안 세운 것 같던데."

김 여주
"하아, 그러게. 우리도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건 아닌데..-"


김 재환
"으휴, 프러포즈는 잘 마쳤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서 바보같이 어정쩡하게 넘어갔구만?"

김 여주
"그렇긴 한데 바보같이는 아니거든, 이 자식아."


김 재환
"그래서 서로 그 얘기 안 하고 눈치나 보고 있겠네. 하여튼 둘 다 연애고자라니까..-"

김 여주
"죽고 싶어?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는데 어떡해- 사실 오늘, 나라도 다시 프러포즈할까 싶어서 민현오빠랑 나가기로 했는데 아직은 좀 고민돼."


김 재환
"하는게 좋을 걸- 서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어정쩡하게 그러고 있으니까 이 참에 확실하게 프러포즈해서 빨리 계획세우고 그러는게 낫지."

김 여주
"나도 그러는게 좋겠긴 한데, 한 편으론 걱정돼. 이미 나한테 프러포즈했는데 또 하는 건 웃기기도 하고."


김 재환
"민현형한텐 네가 프러포즈를 한다는 자체가 좋을 걸. 아마 좋아 죽을테니까 그런 걱정하지 마라."

김 여주
"그래. 고맙다, 김재환."


김 재환
"고마우면 밥이나 사."

김 여주
"..이제 그만 꺼져."


김 재환
"와, 지금 나한테 꺼지라고 했어?"

김 여주
"나 이제 민현오빠랑 나갈 거거든. 그러니까 얼른 나가, 멍청아."


김 재환
"치, 괜히 도와줬어. 예비 부부라 좋겠네, 좋겠어!"

쿵쿵대며 오바스럽게 큰 소리를 내고 걸어가더니, 내 방 문을 세게 닫고 나가는 김재환이다. 아무래도, 또 삐진 것 같다.

김 여주
"금방 풀리겠지, 뭐. 그나저나 오빠는 아직 안 일어났나? 깨워줘야겠다-"


자고 있는 줄 알았던 민현오빠가, 부지런히 청소를 하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나온 줄도 모르고 청소를 하고 있길래 다가가 백허그를 했다.

김 여주
"잘 잤어, 자기야?"



황 민현
"여주 일어났네? 아침부터 설레게..-"

김 여주
"후흐, 오빠 얼굴이 더 설레."


황 민현
"근데 우리 여주, 가고 싶은 곳 있다며~."

김 여주
"응, 밥먹고 얼른 나가자!"

10:30 PM

황 민현
"그래, 밥먹고 11시쯤에 나가자."

김 여주
"응응-"



밥을 다 먹고 나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려고 민현오빠의 눈을 손으로 가리고 가고 있다. 그러던 도중, 내 손을 슬쩍 내려보이더니 말하는 저다.


황 민현
"우리 꼬맹이, 내 눈 가리기가 조금 힘들텐데~."

김 여주
"꼬맹이라니, 나 이제 160cm거든!"


황 민현
"후흐.. 그래, 그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 보이지?"

김 여주
"안 힘들거든? 치, 181cm인 오빠가 큰 거지."


황 민현
"푸흐흐- 그래, 얼른 가기나 하자."


김 여주
"이제 눈떠도 돼."

들고 있던 뒷꿈치를 내리고, 동시에 민현오빠의 눈을 가리던 손도 함께 내렸다. 그러자, 조금 놀란 듯 주변을 둘러보는 민현오빠다.


황 민현
"여긴..-"

김 여주
"나한텐 여기가 되게 기분이 묘한 곳이야. 우리 처음 만났던 날에도, 끝났던 날에도 여기에 왔었잖아."


황 민현
"생각해보니 그러네. 그렇게 생각하니까, 되게 의미있는 곳인 것 같아."

김 여주
"우리가 만나게 된 계기, 혹시 기억나?"


황 민현
"응, 기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는 전화번호 좀 달라길래 꼬맹이가 뭐라는 건가 했었는데. 후흐-"

김 여주
"또 꼬맹이래, 씨이-"


황 민현
"후흐, 아무튼 여기에서 기부했어서 다행이네. 안 그랬으면, 우리 공주님

김 여주
"몇 천만 원씩 기부하는 거 보고 진짜 놀랐었어. 하여튼 그 때 진짜 잘 했어, 여보."


황 민현
"여보?"

김 여주
"아, 아니, 잘못 말했어..-"


황 민현
"에이~ 듣기 좋았는데."

김 여주
"크흠- 아, 맞다. 근데 정작 고백은 오빠가 했잖아. 왜 고백했던 거야?"


황 민현
"맨날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던 것도, 그냥 너 자체도 너무 귀여워서~."

김 여주
"흐헤..-"


황 민현
"지금도 꼬맹이.. 아니, 우리 여주는 귀엽지~."

김 여주
"자꾸 꼬맹이라는데, 나 이 정도면 평균 키거든!"


황 민현
"후흐, 그래그래. 근데 오늘 여기엔 왜 왔어?"

김 여주
"우리가 만나기도, 끝내기도 한 장소니까 또 와보고 싶었거든."


황 민현
"또 만나고 있으니까 끝은 아니지, 우리 사이에 끝은 없어. 잠시 공백 기간일 뿐이었지."

김 여주
"으음, 근데 사실 여기로 온 이유가 하나 더 있어."


황 민현
"뭔데?"

김 여주
"우리의 시작과 끝이 여기였잖아. 그래서, 여기서 또 끝을 내려고 해."


황 민현
"..여주야, 뭐라고?"

김 여주
"우리 이제 연애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