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집착남 : 51

나는 다음 주 토요일에 민현오빠와 결혼을 할 예정이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아 고모분을 이번에 뵙기로 했다.

그래서 난, 지금 민현오빠의 고모분댁에 있다.

고모

"그래서, 얘가 네 애인이라고? 결혼도 할 예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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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

고모

"부모님은? 얘네 부모님은 아직 안 뵈러 간 거야?"

민현오빠가 내 눈치를 보길래, 내 입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히 말했다.

김 여주

"부모님은 안 계십니다."

그러자, 민현오빠의 고모분께서 못마땅하다는 듯 입을 열으셨다.

고모

"쯔읏, 부모가 없는데 우리 집안 며느리가 되겠다는 거야? 난 절대 허락 안 해."

부모님이 안 계신단 이유만으로 결혼을 못 하고, 대놓고 욕먹는게 억울했다. 하지만 여기서 울면 실례라는 생각으로 눈물을 꾹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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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고모,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세요. 고작 그런 이유로 여주랑 결혼하지 말라는 거에요? 서로 사랑하는데 그런게 뭐가 중요해요-"

민현오빠의 말에, 고모분은 미간을 구긴 채로 소리치셨다.

고모

"네가 사랑하면 다니? 이미 결혼할 상대는 봐뒀다, 그 애와 결혼하렴. 저 여자애와 달리 돈도 많고, 능력도 되는 애다. 얼른 가봐라."

김 여주

"저도 제가 뭣도 없는 거 잘 알지만, 한 번만 기회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저, 민현오빠 정말 많이 사랑해요."

고모

"너네 의견은 안 궁금해, 어서 나가. 그리고 우리 집안을 너무 호락호락하게 보는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민현이와 만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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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애초에 고모께 여주를 소개해주지 않을 걸 그랬네요. 허락 안 해주셔도 결혼할 거니까요."

민현오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에게로 유리컵이 날아왔다. 놀라기도, 아프기도 했지만 내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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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지금.. 지금 뭐하는 겁니까!!"

내 머리에선 피가 계속해 흘렀고, 유리컵은 완전히 산산조각난 채로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김 여주

"..괜찮으니까 그러지 마,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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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묻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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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나도 부모님 안 계시잖아. 똑같은데 왜 여주한테 그러는데? 왜 애꿎은 여주한테 그러냐고!"

고모

"저 앤 부모도 없는 마당에 돈도, 능력도 없어. 하지만 황민현 너는 돈도, 능력도 있잖니. 그러니 절대 저 애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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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하아.. 그게 뭐가 중요한데요."

김 여주

"고모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김 여주

"고모분께서도 사랑하는 분과 결혼하신거 아닌가요? 저희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결혼하려 하는 겁니다. 무례한 건 알겠지만, 한 번만 기회주시면 안 될까요?"

나를 확 안아버리는 민현오빠에 조금 놀랐지만, 이어지는 민현오빠의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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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들었지? 고모도, 고모부 사랑해서 결혼한 거잖아. 이제 더 이상 참견하지 마. 어차피 나 이제 고모랑 안 보고 살 거거든."

날 가뿐히 업고는, 짧게 한 마디를 내뱉고 나가버리는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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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연락하지 마요."

민현오빠는 등에서 날 내려준 후 차에 태웠고, 우리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난 눈물을 흘렸지만, 민현오빠는 알면서 모르는 척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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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미안해. 원래 고모가 돈에 환장해. 돈없으면 안 되고, 돈있으면 되고로 구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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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래도 난 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좋다고 해줄 줄 알았는데.. 어찌 됐든 미안해. 결혼은 당연히 할 거고, 오늘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

김 여주

"흡, 후으.. 괜찮아."

눈물을 멈춘 채 가볍게 웃어주자, 민현오빠는 또 나를 꽉 안아주었다. 다정한 사람의 포근한 품에 안겨있자니, 정말 편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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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이러고 있어, 공주야."

으음, 여긴 민현오빠랑 김재환 집 아닌가. 항상 이 집에 오면 이 방에서 자는데, 내가 갑자기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김 여주

"아, 아까 차에서 잠들었나 보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울다가 지쳐 눈이 부은 상태였다.

김 여주

"푸흐, 진짜 못났다."

사실 웃으면서도 울적했지만, 그 생각은 이제 좀 그만하고 싶어 애써 웃어보였다.

김 여주

"민현오빠는 거실에 있나."

거실에 나와보니, 민현오빠와 김재환은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 동시에 물었다.

"괜찮아?"

김 여주

"아,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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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많이 울었냐?"

김 여주

"..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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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 얘긴 됐고.. 우리 결혼식, 앞당길 거야. 이번 주 수요일날 하자."

김 여주

"내일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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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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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어차피 별 상관없지 않아? 앞당겨서 나쁠 것도 없고."

왜 결혼 얘기만 나오면 다 저런 씁쓸한 표정을 짓지? 민현오빤 계속 웃는데 배진영씨, 옹성우씨, 김재환 표정이 영 거슬리네. 뭐, 별 의미는 없겠지.

김 여주

"응, 난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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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럼 이번 주 수요일로 결정~."

김 여주

"..후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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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어후, 또 염장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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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이제 나랑 여주, 결혼할 사이인데 이런 말엔 익숙해져야지, 재환아. 푸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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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피이.. 결혼 미리 축하하고, 난 이제 결혼식장에서 눈 썩을 준비해야겠다."

김 여주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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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풉, 혼자 찔려서 왜 저래? 꺄하하핳-"

김재환을 한심하다는 듯 응시하니, 장난인 줄도 모른 채 삐져서는 날 째려보는 김재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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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흥, 째니 삐졌다."

김재환은 문을 쾅 닫아버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 몰라. 됐고 민현오빠랑 뽀뽀하고 싶다.

김 여주

"..? 뭐래, 미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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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 왜 그래?"

아니, 갑자기 뽀뽀하고 싶다는 생각은 왜 한 거람. 괜히 민망하고 창피해지네, 후으.

김 여주

"아하하.. 아니야."

윽, 왜 자꾸 민현오빠 입술만 보이는 거야. 계속해 움직이는 입술을 보고 있자니 드는 생각은, 입술까지 잘 생긴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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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주야. 여주야?"

김 여주

"아,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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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내 말 들었어?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후흐."

김 여주

"아.. 미안, 하하."

민현오빠 또 얘기하니까 좀 듣자, 응? 왜 또 민현오빠 입술만 보이는 건지. 이 와중에 저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보니 미쳐버리겠다.

..섹시해.

섹시해.

김 여주

"섹시해..-"

..에, 설마 나 방금 입으로 말했니? 아니, 마음 속으로 말하랬지, 누가 진짜 말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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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응?"

잠시 당황하는 듯하더니, 금방 당황한 기색없이 피식 웃고는 내게 점점 밀착해 묻는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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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나 말한 거야?"

김 여주

"뭐.. 뭔 소리하는 거야! 하하."

이렇게 밀착하는 건 너무 심장 떨리잖아. 모서리까지 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 너무 붙어있어, 어떡해. 설마 뽀뽀하나? 뽀뽀한다..-

눈을 꽉 감은 채, 여러 생각들로 복잡해진 머리가 하얘졌건만 작게 웃어보이는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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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푸흐흐."

감은 눈을 슬쩍 떠보니, 민현오빠가 예쁘게 웃으며 그 와중에도 나를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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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눈은 왜 감아요, 공주님? 무슨 생각을 했길래 이렇게 얼굴이 빨갛대, 푸흐흐."

김 여주

"놀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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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후흐, 귀여워."

말만 들어도 얼마나 설레는데, 이 와중에 입까지 맞추는 민현오빠에 혼란스러워질 지경이다.

..좋다. 민현오빠가 내게 입을 맞춰주는 것도, 귀엽다고 해주는 것도, 황민현이라는 존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