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 들리는
# 06 너에게만 들리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세현에게 이명은

잊혀질만 하면 한 번씩 들리는 것이었다.

이명이 들릴 때는

소름이 돋고 몸을 덜게 됐다.

어쩔 땐 수업 시간, 어쩔 땐 혼자 있는 밤에.

또 어쩔 땐 민규와 얘기를 할 때.

언제 어떻게 들릴지 모르니까

항상 두려움에 떠는 세현이다.


이세현 (14살)
" 하아... 왜 자꾸 날 부르는 건데... "


이세현 (14살)
" 대체 누구길래... "


이세현 (14살)
" 김가율, 진짜 너면... "


이세현 (14살)
" 너 찾아서 가만 안 둘 거야. "


권순영 (14살)
" 뭘 그렇게 중얼거리냐? "


이세현 (14살)
" 아 "


이세현 (14살)
" 그런 게 있어... "

그날 이후 세현과 순영은 부쩍 친해졌다.


권순영 (14살)
" 오늘 수업 시간에 또 움찔거렸는데 "


권순영 (14살)
" 왜 자꾸 그러는 거야? "


권순영 (14살)
" 한두 번도 아니고, 뭔일 있는 거 맞지? "


이세현 (14살)
" ... "


권순영 (14살)
" 또 대답 피하려 하지. "


이세현 (14살)
" 하아... "


이세현 (14살)
" 뭔 일 있는거 맞고 대답 피하려 하는 것도 맞아 "


권순영 (14살)
" 뭔지 알려주면 안 돼? "


권순영 (14살)
" 혹시 내가 도와줄 수도 있는 거잖아. "


이세현 (14살)
" 됐어 몰라도 돼. "


이세현 (14살)
" 어차피 알려줘도 넌 해결 못해. "


권순영 (14살)
" 대체 뭐길래 "


김민규 (14살)
" 뭐긴, 그게 비밀이지. "


김민규 (14살)
" 몇 시쯤이야? 움찔거린게. "

역시 민규도 그날 이후

세현이 들렸다고 한 시간과 날짜를 기록 중이다.


권순영 (14살)
" 그러니까 움찔거리는게 왜 그러는 건데에 "


김민규 (14살)
" 글쎄 "


이세현 (14살)
" 아까 11시쯤. "


김민규 (14살)
" 흐음... 아무리 봐도 패턴이 없어. 패턴이. "


권순영 (14살)
" 왜 또 뭐가 없는데? "


김민규 (14살)
" 몰라도 된다니까 그러네 "


이세현 (14살)
" 알아도 못 도와준다니까? "


권순영 (14살)
" 그럼 얜 뭔데? "


김민규 (14살)
" 일종의 관찰이라 볼 수 있지. "


권순영 (14살)
" 그걸 왜 하냐구... "


김민규 (14살)
" 몰ㄹ "


권순영 (14살)
" 몰라도 된다니까? "


권순영 (14살)
" 또 그 말 하려고 했지? "


이세현 (14살)
" ㅋㅋㅋㅋㅋㅋㅋ "

-


김민규 (14살)
" 네가 생각하기엔 어때? "


이세현 (14살)
" 모르겠어, 한 번 들리면 불안해하다가 "


이세현 (14살)
" 며칠 뒤에 불안한 게 사라지고 잊을 때쯤이면 들려. "


김민규 (14살)
" 잊을 때쯤.. "


이세현 (14살)
" 이 짓도 이제 8개월 째야. "

이명이 들린 지 벌써 8개월.

중학교 1학년이 거의 끝나갈 쯤이다.


김민규 (14살)
" 하아... 모르겠네... "


김민규 (14살)
" 일단 오늘은 이만 가볼게. "


이세현 (14살)
" 그래, 잘 가라 "

-

그렇게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

들렸다 잊을 때쯤이면 들리고

민규는 또 기록을 하고

순영이는 뭔지 물어보고

매일 비슷하지만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것도 몇 개월이 지나

1학년 마지막 날이 되었다.

" 흐아아어엉 "

헤어지기 아쉬운 아이들은 우는 척이라도 했고

다른 아이들은 반배정을 기대하기도 했다.

" 세현아 "


이세현 (15살)
" 응? "

" 나 진짜 궁금한 거 있는데 "


이세현 (15살)
" 뭔데? "

" 김민규야 권순영이야? "


이세현 (15살)
" 그런거 아니라고!!! ㅋㅋㅋㅋㅋ "

학기 초부터 순영과 붙어다니던 세현은 순영과 오해를 받을 뻔 했지만

그때마다 민규가 등장해 오해를 풀어주긴 개뿔

둘 중 누구인지 애들 사이에선 소문이 자자하다.


이세현 (15살)
" 그런거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

" 내가 장담하는데 몇 년 뒤에 둘 중에 한 명이랑 사귄다. "


이세현 (15살)
" 그럴 일 없거든요~ "

한참 세현이 친구와 떠드는 동안,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담임
" 모두 1년동안 수고 많았고, 고생했어. "

담임
" 1번부터 나와서 성적표 받아가자! "

" 에이... "

마지막 날에 성적표 받아가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받으려니 그리 기분은 좋지 않았다.

-

담임
" 반배정 알려줄게. "


성적표 배부가 끝난 뒤, 반배정 표가 나온 걸 모두 확인하고 나서

담임
" 이제 정말 끝이다. 학교에서 볼 수 있으니까 아쉬워하지 말고! "

담임
" 마지막으로 회장이 인사하고 끝낼까? "

" 차렷, 인사! "

" 감사합니다! "

-

1학년을 모두 마치고, 민규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세현이다.


이세현 (15살)
" 야, 너 몇 반됐냐? "


김민규 (15살)
" 나? 3반. "


이세현 (15살)
" 오 이번엔 좀 가깝네. "


김민규 (15살)
" 넌 몇 반인데? "


이세현 (15살)
" 4반. "


김민규 (15살)
" 권순영은? "


이세현 (15살)
" 나랑 같은 반! "


김민규 (15살)
" 에이... 아쉽다... "


이세현 (15살)
" 초딩 땐 계속 붙어 다녔는데 "


이세현 (15살)
" 이젠 계속 떨어지네. "

-


-


리율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