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 별
48


은비는 한참을 옥상에 있었다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지만 내려가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는다 해도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 뻔했다

은비는 그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기만 할 뿐 아무 미동도 없었다


황은비
...... 후...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멍하니 있다 은비가 뱉어낸 한숨이었다

은비는 너무나 외로웠다

너무나 힘들었다

은비에게는 진심이 담긴 응원과 위로가 필요했지만 어느 누구도 은비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다


황은비
진짜 죽고 싶다....

많이 지쳐있는 은비가 뱉어낸 말은 아무도 듣지 못했다

옥상은 지금 너무나 조용했다

이 고요함에 은비는 눈물이 차올랐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곳에서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건지 헷갈리기만 한다

그때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은비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황은비
.... 이젠 환청까지 들리네......


황은비
미치겠다..... 진짜 죽을 때가 온 건가......

은비가 상심해 하고 있을 때, 따뜻한 공기가 은비를 감쌌다

순간 놀란 은비가 몸을 돌렸지만 역시 아무도 있지 않았다


황은비
..... 뭐야.....?

은비는 이상한 기분에 휩쓸렸다

분명 지금은 겨울이었고, 추웠다

옥상으로 올라왔을 때에 그 느낌을 잊지 못한 은비는 자신을 감싸주고 있는 이 따뜻한 온기에 위로를 받게 되었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마치 자신이 보고 싶어했던 친구가 자신을 감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서러워진 은비였다

은비는 무엇인지도 모를 그 따뜻함에 기대 온기를 감싸안았다


황은비
.......

은비는 조용히 눈을감고 그 온기를 온몸으로 느꼈다

은비는 이렇게 기도했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이 따뜻함이 영원히 지속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때 또다시 옥상 문이 열렸다

은비는 뒤를 돌아보았다

예린이었다


정예린
황은비!!

예린이가 혼자 있는 은비에게 다가갔다

예린이 은비에게 다가가자 은비를 감싸고 있던 따뜻한 공기가 사라졌다

은비는 갑자기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몸을 떨었다


정예린
은비야, 춥다


정예린
내려가자


황은비
......

예린이는 은비에게 손을 내밀었고, 은비는 그 손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정예린
은비야

예린이는 다시 한 번 은비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은비는 가만히 있었다

그때 또다시 따뜻한 공기가 은비를 감쌌고,

10초 후, 은비는 예린이의 손을 잡았다


정예린
내려가자, 모두가 너 많이 걱정하고 있어


황은비
.....

은비는 예린이의 손을 잡고 옥상을 내려갔다

따뜻한 온기늗 아직도 은비 곁에 머물고 있었다

*

은비 곁에 머물고 있던 따뜻한 온기는 은비가 교실에 들어가자 사라졌다

은비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고 자리에 앉았다

아무도 은비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선생님은 은비에게 눈짓만 주고 수업을 이어갔다

*

수업이 끝난 후 5명은 은비에게 다가갔다


김소혜
은비야!!


황은비
.....

은비는 왠지 모르게 힘들어 보였다


정은비
.... 많이 아파?


황은비
..... 괜찮아

예림이는 은비를 지켜보다 창 밖을 바라보았다


김예림
은비야, 우리 옥상 올라갈까?


황은비
.... 그래.....


최예원
가자

6명은 다 함께 옥상으로 올라갔다

48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