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예뻐해 주세요_

Episode 28. 흑심 품은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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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일단 다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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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집부터 먼저 가자, 우리.

"나 예뻐해 주세요_" _28화

그렇게 집에 도착하게 된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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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먼저 씻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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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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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렇게 해요-. 나는 마저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알았어, 흔쾌히 대답한 태형이는 바로 욕실로, 여주는 제 방으로 각자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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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아무 말 없이 상의를 벗어, 변기 커버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 둔 태형. 세면대 앞에 서, 거울 속 제 모습을 들여다본다.

죽은 뒤의 평생을 파란 머릿결로 살아왔을 태형에게는, 이유 없이 바뀌어 버린 머리 색이 적응 안 되기 마련이지만

그것도 잠시, 제 바지 주머니에서 목걸이 하나를 꺼내 드는 태형이다. 목걸이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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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백여주.

여주가 여기로 이사 오던 당일, 만지작거렸던 푸른빛 펜던트가 있는 그 목걸이.

정확히 말하자면,

태형의 존재 이유가 담긴 목걸이.

한동안 푸른 빛 펜던트를 주시하던 태형은, 목걸이를 조심스레 선반 위에 두는데···

덜컥,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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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엄마야!!!

제 스스로 문을 열었으면서, 오히려 화들짝 놀란 꼴. 다급히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여주가 뒤로 물러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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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진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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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나 무슨 정신이었지...? 손 씻으러 온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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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순간 김태형 씨 있는 줄 몰랐었나 봐요...

그런 여주 태도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은 태형이는 소리 없이 여주의 앞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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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문 닫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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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나 이제 눈 떠도 되죠...?

눈을 가리고 있는 여주에게, 아무 말이 없는 태형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한 여주는 스륵, 손을 내리고.

시야가 열리자, 전보다 더 가까워진 태형과의 거리를 깨닫고선, 너무 놀라서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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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솔직해져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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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가 보고 싶었다고.

지금따라 더 왠지 모르게 야한 것만 같은 그의 목소리에, 여주 두 볼 달아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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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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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진짜 몰랐어요...

다시 두 눈 감은 여주가 뒤로 물러서려 하자, 그런 여주 팔목 붙잡은 태형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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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빨리 씻고 나올게.

너 기다리니까. 살풋 웃으며 능글 맞게 윙크까지 선보인 태형. 그렇게 뒤돌아 욕실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여기서 얼어붙은 여주는 한 번 더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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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저 모습이 어떻게 요정이야….

여우잖아, 꼬리 아홉 개는 달렸을 여우.

괜히 거실에 있다가는, 씻고 나오는 태형과 정면으로 마주칠까 두려웠던 여주는 방으로 들어와 문 닫고 노트북 키보드만 두드리는 중.

빈 문서에 형태를 알 수 없는 글씨를 남발하던 여주는, 갑작스레 방문 너머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그대로 경직.

저벅 저벅, 점차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던 여주는 그대로 침대 위로 몸을 던져, 이불을 뒤집어쓴다.

그게 숨는 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 걸까.

덜컥, 마침내 방문이 열리고_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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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기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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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

설마 태형이 이런 수법에 속았겠어. 속아주는 척 하는 거지. 한 편, 여주는 속으로 자신이 태형을 속였음에 안도하는 중.

시간 조금은 벌었다. 휴. 그렇게 안심하던 여주가 마음 놓고 웃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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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난 진짜 모르겠네.

침대에 자리 잡고 누우며 이불 살짝 걷어보는 태형.

이불 새로 들어오는 빛에, 헙. 여주 순간 심장 멎는 줄 알았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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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아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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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너무 쉽게 찾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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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걸 못 찾을 거라 생각한 건가.

그런 여주 보며 어이없다는 듯 고개 젖혀 웃은 태형이가, 여주 제 쪽으로 끌어안아 가볍게 이마에 입 맞춘다.

어쩌다 이불에 꽁꽁 싸여진 신세가 된 여주는, 아무 반항도 못 하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잡아먹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 번뜩 차린 여주가 말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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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 내가 신기한 거 알려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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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뭔데?

꼴깍, 태형이 두 눈 보며 침 삼킨 여주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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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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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하루만에 여러 감정이 생긴 것 같아요, 그쪽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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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내 전생을 온전히 알진 못해요... 못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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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잊고 있던 감정을 알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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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갑자기 너무나도 자연스레 태형 씨를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달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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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알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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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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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가 전생에 나한테 느꼈던 감정을 찾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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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루 아침에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거야.

물론, 우리 동거하면서 나한테 약간의 호감도 있었을 테니까. 뜨끔,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들켜버린 것만 같은 상황에 여주는 괜히 부끄럽다.

전생의 인연을 이번 생에 또 찾게 된다니, 그것만으로도 기적 같지만 그 전생에 느꼈던 감정도 다시 되찾다니.

꿈이라 해도 믿을 정도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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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래서 별로 어색하진 않은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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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 무튼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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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어색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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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 전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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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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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까 정말 어색해 하던데.

욕실 앞에서. 한 마디 덧붙이자 아···. 탄식한 여주는 나름의 변명 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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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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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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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자꾸...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그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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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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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네... 완전 흑심 품은 듯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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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큼한 모습…!

자기가 말해놓고, 부끄러워서 이불에 고개 파묻는 여주.

그런 여주 보며 잠시 웃은 그는, 얼굴 보고 싶다며 이불 살며시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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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직 제대로 흑심 품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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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네에...?

두 눈만 동그랗게 뜨고서 눈 밑은 이불로 가린 여주. 태형의 선전포고에 화들짝, 또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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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안 되겠다, 내 집에서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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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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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헐... 이제 당당해진 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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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보낼 수 있으면 그렇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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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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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허...

말문이 막힌 여주 보며 큭큭 속으로 웃음 삼킨 태형이는, 그런 여주 귀여워서 와락, 끌어안고.

오늘만 몇 번 안긴 건지, 질릴 법도 하지만 내심 그런 태형의 포옹이 좋았던 여주도 덩달아 태형이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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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못 내보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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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이제 요정 없으면 어떻게 사나 몰라-.

애교 가득 섞인 목소리에, 좋아 죽는 태형이. 입꼬리는 말해 뭐해, 승천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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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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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러니까 나 내보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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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 알겠어요, 절대로 안 내보낼게!

스스로 말하고 부끄러워서 여주가 태형이 품속에 파고들면, 더 진하게 풍겨오는 여주 체향에 태형이는 이성의 끈 간신히 붙잡는 중.

당장이라도 여주 잡아먹고 싶은 심정인 태형이라는걸, 여주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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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잠깐만ㅎ

가까스로 여주를 제 품으로부터 떼어 낸 태형.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며 웃어보이자, 괜히 오기 생긴 여주가 태형이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춘다.

아무 반응이 없는 태형이에, 여주가 한 번 더 뽀뽀하려 하자- 이제는 그냥 제 입을 손으로 막아버리는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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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뭐야, 나 이제 평생 뽀뽀 안 해줘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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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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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평생- 안 해줘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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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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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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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정말? 약속했어요?

태형이가 왜 자신을 밀어냈는지, 왜 거부하려 드는지 대충 이유를 알 것 같았던 여주는 간신히 웃음 참고.

갑작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위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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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자, 앉아 봐요.

여주의 말에, 덩달아 자리에 앉는 태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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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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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럼 이제 뽀뽀는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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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키스는 괜찮은 건가.

세상 고민되는 표정으로 태형이 올려다보자, 표정 유지도 잠시 금세 풀려버린 태형이가 픽,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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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진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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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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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응-?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한동안 여주 쳐다보던 태형은, 이내 큰 결심한 듯 한 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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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그건 되는 걸로.

여주가 먼저 입 맞춰오기도 잠시, 여주의 양 볼을 감싸 안으며 더욱 진하게 여주의 입술을 탐해오는 태형이었음을.

여주가 여기서 또 한 번 가지는 의문.

도대체 이 남자는 여태 이 흑심을 어떻게 감추고 나랑 같이 살았지.

A. 저는 몰라요🙈 저 연애 한두번 해본 사람 맞고... 연애 고수 아니고... 연애 많이 안 해봤고... 연애 경력이라곤...

A. ...😬😌🤐🤐 노코멘트.

오늘 쓰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솔로는 이만 구석으로 빠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