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공작소

15.

소독약 냄새.

의식은 잃었어도 지독한 소독약 냄새는 내 의식을 뚫고 들어왔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나는 의식을 차렸다.

하얀 천장, 여기저기서 들리는 앓는 소리, 그리고 옆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

틀림없다

여긴...

병원이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의사들은 깜짝 놀라며 나에게로 달려왔다.

"환자분! 정신이 드셨어요?"

"이렇게 갑자기 움직이시면 안 돼요..!"

의사에 말에 절대 집중할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것들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의사는 그런 나를 쳐다보며 다시 말을 걸었다.

"환자분, 괜찮으세요?"

"왜 그러세요, 네?"

나는 손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맺혔다.

입은 금방이라도 무언갈 말할 것 같이 뻐끔거렸다.

하지만 정작 입에서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환자분?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의사는 내 어깨를 흔들며 뭐라고 소리쳤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것들과 눈이 마주친 이후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악귀들과 대적했던 나인데, 심령이 어떠한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던 담담한 나였는데.

대체 왜, 대체 왜 그것만 보면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지.

너무 무서워, 여기서 당장 도망치고 싶어...당장

나는 팔에 꽃혀 있던 링거 바늘을 뽑았다.

바늘을 뽑은 자리에 피가 맺혔다.

하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지금 내가 제정신이 어니어서 그런가 보다.

내가 링거 바늘을 뽑자 의사는 다급하게 링거 바늘을 다시 꽂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의사를 밀친 후, 열심히 달렸다.

그것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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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왜 그러세요?

"그게..지금 환자분이..."

환자분이 왜요..!!

김석진 image

김석진

일단은...갑시다...!

"김 선생님!! 거기 환자분 좀 잡아주세요!!"

그때, 다른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떤 여자가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아직은 멀이 있어서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실루엣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자, 여자는 내 코앞에 와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 영매다.

나와 점심 약속을 한 그 영매.

그런데 왜 그녀가 여기에 있는 거지?

표정은 왜 저렇지?

뭔가에 쫓기는 듯한 저 두렵다는 눈빛은?

나는 그녀 앞에 서서 길을 막았다.

주연서

비켜요?!!

눈물이 내 시야를 가려 앞이 흐리게 보였다.

그런데 어떤 남자가 내 앞에 서서 길을 막고 있다.

제발, 제발 그러지 마..

나는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난 정말, 정말로...

나는 남자를 밀치고 가려고 그의 어깨를 있는 힘껏 밀쳤지만, 오히려 내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내게 손을 내미는 남자의 얼굴을 보니, 조금이나마 정신이 들었다.

이 남자는 그때 그 남자잖아...

이 남자가 대체 왜 여기에...

잠깐만..저 흰 가운에 붙어 있는 이름표에...

주연서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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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서 일어나세요

나는 얼떨결에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뒤를 돌아보니, 나를 쫓던 간호사들이 헐떡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간호사들 뒤에서 나를 지켜보는 그것들.

또, 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주연서

무서워....

나는 얼른 뒤돌아, 다급히 말했다.

주연서

비켜주세요...빨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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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무슨 일 있으세요...?

주연서

그게....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힘겹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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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리시는데...

순식간이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쓰러진 것은.

내가 쓰러지자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나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에서 성우가 다급하게 뛰어오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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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건드리지 마세요!!!

사람들은 성우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라 성우가 달려오는 방향을 쳐다봤다

성우는 연서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을 뚫고 들어와, 연서를 업어 들었다.

그리고 성우가 병원을 나가려고 하자, 석진은 성우의 팔을 잡으며 막아섰다.

성우와 석진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성우는 연서를 데려가기 위해,

석진은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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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거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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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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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전 의삽니다, 환자는 저희에게 맡기시죠

성우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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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이렇게 환자 상태나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연서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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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무조건 병원에 묶어두려는 사람들한테 맡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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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세요?

석진은 성우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성우가 한 말엔 틀린 점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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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실 거면, 저흰 가보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보내기에는 무언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석진은 돌아서는 성우의 팔을 다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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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또 왜 그러시는데요?!

성우는 다시 팔을 잡아 세우는 석진에게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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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디 가시는진 모르겠지만, 저도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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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어디 가는지도 모르는데 같이 가시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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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무슨 말도 안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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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전 의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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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환자를 돌볼 의무, 있습니다

그것들이 뭔지는 다음화에 나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