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공작소
6.


쾅ㅡ!

그는 허락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세게 닫았다

당황한 나는 거실로 걸어가는 그의 팔목을 잡곤,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짜증을 섞어 말했다

주연서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


김석진
죄송해요..


김석진
밖에 서서 말하기에는 좀 곤란한 이야기라......

주연서
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밖에서 하면 곤란하신 거죠?


김석진
그게......

주연서
아, 일단은 자리에 앉으세요

주연서
서 있는 건 힘드실 테니까요

남자는 소파에 앉아 침울한 표정으로 바닥만을 응시하더니, 고개를 들고는 입을 꾹 닫고 나를 바라보만 했다

나는 그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분명, 난 집 앞에다가 사전에 예약 없이는 의뢰를 받을 수 없다고 적어놨는데

이렇게 급하게 도움을 청하러 온 거라면 뭔가, 심각한 일이 있는 게 확실하다

지금 저렇게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부터가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지니까

몇 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드디어 남자가 말을 꺼냈다


김석진
예약은 안해도......

주연서
괜찮아요, 어차피 오늘 들어온 의뢰는 모두 끝냈거든요

그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빨리 얘기해주면 좋겠는데....

내가 또,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란 말이야...

그는 내 표정을 확인하더니, 황급히 말을 꺼냈다

괜히 미안해질 정도로..


김석진
저, 소문엔 귀신을 불러서 얘기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진짠가요?

주연서
네, 얘기는 할 수 있죠

주연서
귀신이 아니라 심령하고요


김석진
아, 심령.....


김석진
그 심령이라는 거 빨리 좀 찾아주실 수 있나요...?

주연서
네? 그렇게 다짜고짜 물어보시면...

주연서
그리고 그 심령이 이미 환생했다면 아무리 불러봐도 응답이 없을 거예요


김석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한 번만 불러봐 주세요...

주연서
누굴, 불러드릴까요?


김석진
이분들이요

그는 사진을 건넸고, 약간 바래있었다


김석진
사진이 4년 전쯤에 찍은 거니까, 사진 속 모습보다는 조금 더 늙었을 거에요

주연서
네, 일단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눈을 감으려는 순간, 아까 그 두 심령의 모습이 내 뇌리를 스쳐 갔다

닮았다, 그가 얘기했던 대로, 사진 속의 모습보다는 조금 늙었지만, 그래도 확실하다

분명히, 그 두 사람이야

어떻게...

나는 그에게 사진을 돌려주고, 심문하듯 질문을 했다

주연서
이 사진 속 두 사람과는 어떤 관계시죠?


김석진
저희...부모님이세요

부모님, 부모님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아까 환생시킨 두 심령이

지금 내 앞에 있는 남자의 부모님이라는 말이야?!

뭐라고 해야하지...

내가 방금, 그가 오기 전에 그의 부모님을 환생시켰다고 말해야 하나...?

조금만 늦게 환생시킬걸...

내가 미간을 약간 찌푸리자, 그는 나에게 괜찮냐고 물으며 동시에 나에게 손을 뻗으려다 약간 움츠렸다


김석진
저...불러 주실 수 있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눈을 감았고

그는 분명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내가 눈을 감고 아무런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는다는 걸 모른채로

뭐, 굳이 따지자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그에게 어떻게 돌려말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뇌하고 있었으니까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기대감으로 가득 찬 그의 얼굴이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그의 얼굴을 보니, 차마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연서
죄송해요...찾을 수가 없어요


김석진
왜죠?


김석진
설마, 환생이라도 하신 건가요..?

주연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주연서
가끔, 텔레파시가 안 통하는 심령이 있거든요


김석진
그런가요...

실망한 그의 표정을 보니,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연서
혹시, 다른 의뢰거리가 생기면 와주세요

주연서
그땐, 제가 무료로 들어드릴게요..ㅎㅎ

그의 실망한 표정때문도 그랬지만,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나 스스로 덜어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다만, 그것은 온전히 내 생각에 불과하다

결과가 어찌 됐건, 결과를 유도해 낸 의도가 어찌 됐건 간에 말이다


김석진
알겠습니다

그가 일어나자, 나도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자리를 떠나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였지만, 지금 이 행동은 기본적인 도리 때문만의 것은 아니었다

그가 알지 못하는, 그래서 더욱 숨겨야 했던 그것에 대한 나의 죄책감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답지 않게 나가는 그를 현관문까지 따라가 배웅을 해주었다

내가 배웅해주는 것에 그가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와 짤막하게 인사를 나눈 후, 현관문이 닫히자 다리에 힘도 같이 풀려 버렸다

현관문에 기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누군가가,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나조차도 그 이유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는 누군가가 그러한 어떤 이유로든 상처받는 얼굴을 보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한 번, 나에게도 그러한 일들이 있었으리라

그러므로 내가 유독 보기 싫어하는 것이다

마치, 거울 속의 나와 마주하는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