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돌아가겠습니다

7 ❀ 너의 이야기

언니, 나는 커서 언니처럼 될래!

왜?

언니는 키도 크고, 이쁘고, 친구도 많잖아!

으이구, 욘석. 언니처럼은 되지마. 너다운대로 살아가는게 인생인거야.

싫어어.

못살겠다 진짜. 가온아.

뭐? 뭔데?

이거 언니 ㅡ 야.

이거 가지면 언니처럼 될 수 있어?

응응. 얼마든지.

언니 진짜 최고, 나 이거 보물 1호로 간직할게!

.

세상의 소리가 삭제되었던 그날,

당신은 나의 앞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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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왕이 아무도 안 만나려고 한대. 궁녀는 그렇게 좋아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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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이럴거면 다시 집에 돌려보내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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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궁시렁 궁시렁 아까부터 말이 많으십니다, 예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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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너는 안 그래? 이렇게 궁녀 들여놓고 아무것도 안할거면 왜 안 돌려보내줘? 이상한 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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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현

그런 말씀은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었을때 어쩌시게요?

아악! 깜짝이야.

소스라치게 놀란 예성은 뒤를 돌아봐 유현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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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홍길동도 아니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누가 보면 우리 위치 알고 다니는 줄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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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현

...저라면 그런 말씀 하셔도 딱히 불쾌한 감은 안듭니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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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현

다른사람이 듣기에 어떨지 궁금하네요.

벽에 살포시 기댄 유현은 눈을 감고 미소를 보였다. 아름다운 표정.

아니,

섬뜩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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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다른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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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현

일반화는 못된 버릇이에요.

훈계를 늘어놓나 싶던 가온은 뒤를 돌아 걸어가는 유현을 보고는 바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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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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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예성아아, 나 잊어먹은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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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이 덜렁아, 빨리 갔다 와. 얼른!

나, 나 뭘 잊은거야.

내가 잃어버린 퍼즐 조각은 뭐야?

한참을 뛰어가던 가온은 이내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아읍,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진 가온은 고개를 들어 누군지 확인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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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아가씨, 어디를 그렇게 뛰어가세요.

능글맞은 미소를 짓던 남자는 나를 일으켜세워 주겠다는 손을 내밀었다.

망설이고 있던 가온을 바라보던 남자는 미소를 지우지 않은채 가온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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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아ㅡ.. 아아. 죄송합니다. 그, 어디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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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가끔 뛰고 싶을 때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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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네? 네에...네..

당황스러움에 말을 띄엄띄엄 건네자 남자는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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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인사가 늦었네요, 배진영이라고 해요.

물론 곱게 접힌 눈은 거두지 않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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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아아...저..저는, 궁녀로 들어온 이가온이라고 합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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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아, 집 처녀들 다 불러왔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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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참, 왕도 이상하죠?

조금은 흠칫하고 놀라며 진영을 바라봤을때,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곱게 접힌 눈을 피며 나를 마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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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그런 말을,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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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궐에 있는 사람들 다 그렇게 생각해요, 하루빨리 누가 반정이라도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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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꽤 물렁한 사람이네요.

희미한 미소를 발견한 진영은 호들갑을 떨었다. 어! 웃었다. 웃는거 처음이에요. 당신, 오늘 나 처음 봤는데 당연히 웃는게 처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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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친구 정도는 할 수 있죠? 우리.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 사람과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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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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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아, 힘들어.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바닥에 눕자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ㅡ또한. 초고속 잠은 예약이었다.

15살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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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이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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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헐,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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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와, 가온이 진짜진짜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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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나 언니 보고 싶어서 안달났어. 막 언니 못보면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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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너 진짜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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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웃기라고 한말인데.

여느때처럼 친구와도 같은 관계였던 언니와는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온 기념으로 시내를 돌기로 했다.

기념,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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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이가온 이제 언니 키 넘어가겠네. 요따만했던 때가 언제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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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그거 몇년전이야 ㅋㅋㅋㅋㅋ 10년 가까이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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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나도 늙었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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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벌써 언니 스무살이래. 세상도 참 인내심이 없어. 기다려주질 않는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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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그러게~. 언니 벌써 스무살이다.

웃음을 주고받으며 길을 함께 걷던 그날.

무심코,

정말 무심코 빨간불을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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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연

가온ㅡ

내가 그때, 건너지 않았더라면. 그대는 살아있었나요.

내 소중한 사람은, 살아있을 수 있었나요.

악ㅡ. 외마디 비명과 함께 트럭은,

하나의 꽃잎을 밟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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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년

( 아마 작가는 서브가 없어 다급한 상황이었을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