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44, 운명 (1)

은우는 조심히 검을 빼어 꺼내들었다.

승철

결국은 이렇군.

승철은 비릿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은우

저도 여기까진가봅니다.

은우는 매번 무거워보였던 여태와는 다르게 조금 후련한 미소를 지으며,

곧이어 검을 뽑아 달려드는 승철을 온 몸으로 받아내었다.

어찌된 것인지, 이미 근화군의 절반가량은 명을 다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한솔

..

한솔이 지휘하는 수둔군이,

순영

... 큭

순영이 지휘하는 근화군을 완전히 짓밟아버리고 있었다.

한 번 우위에 서있는 모습을 보이니,

한솔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점차 거대해졌다.

거기에,

원우

어디 한 눈을 파는 거야.

지수

....!

원우의 칼날이 지수를 정확히 관통했다.

지수는 피를 뱉으며 주저앉았고,

장병 이지훈

이, 망할-. 홍지수!

지훈은 그를 도우려다,

여주

금방 들었을 텐데,

여주

한 눈 팔지 말라고.

여주에게 큰 부상을 입었다.

한솔

이쯤이면 정리되지 않았나요.

한솔이 저 멀리서 순영의 지시와는 관계없이 도망치는 근화군을 응시하다 문득 말했다.

한솔

끝났네요.

순영

....

순영이 어두워진 낯빛에, 한껏 인상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