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 전정국, 유치원 교사에게 빠지다

17

-너무 오래돼서 앞 내용이 기억이 안나실 수 있으니-

-정주행하고 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 시간에 여주는 사흘째 끙끙앓을 듯. 주변에 돌봐줄 사람도 없어서 어두운 방에 쳐박혀 약 먹고 누워있는데 너무 서러워서 엉엉 울어.

하도 울어서 탈진할 것 처럼 눈 앞이 뿌얘지는데, 그 와중에도 정국이 생각나는 자신에 화도 나겠지.

그 시각 정국이는 정민이 옷 입혀서 나가. 가는 길에 아프다니까 죽을 좀 사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비타민 주스만 한 보따리 사갈 정국이...

차 끌고 도착해서 한 손엔 비타민주스 들고 한 손엔 정민이 안아들고 여주네 집 앞에 서. 초인종 눌러야 하는데 누른 뒤엔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정민이가 덜컥 띵동 누르고 말해.

전정민 image

전정민

선샌님! 쩡미니 와써요! 선샌님!

하지만 열리지 않는 문에 정미니가 띵동띵동띵동 하겠짘ㅋㅋ 정국이 식겁해서

전정국 image

전정국

왜,왜 그래 정민아!

하지만 그 요란한 소리에 삐비빅 소리 나며 문 열릴테고. 머리 까치집 짓고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문 벌컥 열고 콱 잠긴 목소리로

김여주

누구세요...

하는 여주 보고 정국이 당황해서 어버버 하는데 정민이는 삼 일 만에 보는 여주 너무 좋아서

전정민 image

전정민

선샌님!

할 것. 그럼 여주 몽롱해서

김여주

응...?

하다가 퍼뜩 눈 뜨고 자기집 앞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겠지. 그럼 머쓱하게 정민이 안고 서 있는 정국이와 빨리 여주한테 가고싶어서 버둥거리는 정민이가 보일 것.

잠깐 정적하다가 여주 문 닫고 들어가버렸어ㅋㅋ 정부자 어리둥절하는데 잠시 뒤에 우당탕 소리 나며 다시 나오는 여주.

까치집 진 머리 누르면서 어느새 후줄근한 잠옷에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대단히 무안한 표정인 채 문 열어주겠지. 정민이 버둥거리면서 여주한테 가려고 손 뻗으면 여주 자연스레 정민이 받아들고 안아줄 것.

근데 많이 안 좋은지 평소엔 정민이 정도는 거뜬히 들던 여주가 휘청할 듯. 그럼 정국이 재빨리 여주 어깨 잡아줄거고 여주는 움찔하면서 피해. 그거 느껴지니까 정국이 얼어버려.

정민이는 좋아서 여주 목에 매달려있고. 뭔가 복잡미묘한 상황 펼쳐져. 여주 정국이 눈도 보지 않고 말해.

김여주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아버님.

그럼 정국이 멍하게 정민이 둥가둥가하는 여주 보면서 말해.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민이가 선생님을 너무 보고 싶어 해서요.

그럼 여주 정민이 얼굴 보면서 다정스레 말하지.

김여주

정민이 선생님 많이 보고 싶었어요? 얼굴 빨갛네? 울었어요?

정민이 또 여주가 말시키니까 울망울망해서 끄덕끄덕하며 다시 폭 안기겠지. 그렇게 애 토닥토닥하다가 정국이랑 계속 밖에 둘 수 없으니까 일단 들어오시라고 해.

정국이 쭈뼛쭈뼛 들어가는데 집에 커튼 다 쳐져있고 옷가지 막 널려있고 그럴 것.

거실 테이블에 약 쏟아져 나와있고 물병도 어질러있고. 물수건 담긴 대야도 저만치 구겨져 있을 것. 정말 많이 아팠구나, 정국이 걱정되는 마음에 살풋 표정 일그러지는데 그걸 또 본 여주가

김여주

죄송해요, 집이 좀 어질러져 있죠..

하면 정국이 아니에요 하면서 일단 비타민주스 꾸러미 내려놓고 자연스레 약봉지부터 치울 것 같다. 여주 당황해서 그러지 마시라고 정민이 떼어놓으려고 하면 정민이 떨어지기 싫다고 발버둥 치면서 꼭 붙어있지.

그럼 어쩔 수 없이 정민이 안고 안절부절 할 여주. 그 사이 은근 손 빠르고 깔끔한 정국이는 거실 깨끗하게 치워줘. 여주는 멍하게 그 모습 보다가 퍼뜩 놀라며 거실 커튼 촥 열어.

그제사 선명하게 보이는 여주 더 마른 모습에 정국인 저도 몰래 마음 한구석이 시큰하지. 그러다 계속 정민이 안는 게 좀 힘들어보이는 여주 보고 서둘러 정민이 넘겨 안으면 여주가 정국이 가지고 온 비타민주스 들고 가 잔에 담아 가지고 올 것.

정국이 테이블 앞에 양반다리하고 앉으면 정민이 꼬물꼬물하다 풀려나서 마주보고 앉은 여주 무릎에 쏙 들어가. 그럼 여주는 파리하게 웃으며 꼭 안아주지.

한참을 말 없이 보듬어주다가 낮잠도 안 잤고 울기도 많이 울어서 피곤한 정민이 여주 무릎에서 잠들어버려. 정민이 아직 애기라 엄지 쪽쪽 하면서 자지...(심장폭격)

그거 물끄러미 보다가 정국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 꺼내.

전정국 image

전정국

많이 아팠어요?

토닥토닥하던 손 멈칫하는 여주. 여전히 정국이는 보지 않고

김여주

조금요,

하는 여주겠지. 그럼 정국이

전정국 image

전정국

..미안해요

할 것. 여주 그 말 듣고 울컥할 것 같다. 그래서 뭐가 미안하냐고 하면 정국이 침묵하겠지.

여주 그제야 정국이 얼굴 쳐다보며

김여주

(울먹) 아버님 때문에 아픈 거 아니에요, 우연히 그 다음날 감기에 걸린 것 뿐이에요

라며 약간 울먹하며 말하자 정국이 당황해. 여주는 참는다고 하는데 얼굴엔 건들면 툭 터질듯이 어느 새 울음 가득 차 있어.

그 모습 또 보면 정국이 마음 욱신하고. 이왕 정국이 찾아온 거 여주는 이제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줄줄 쏟아내버려. 혹시나 정민이 깰까봐 두 귀 손으로 막고 이어나가는 여주.

김여주

이런 상황에서 말 하는거 웃기지만, 제가 아버님을 학부모 이상으로 생각한거 맞아요..

김여주

근데, 그뿐이에요

김여주

제가 마음을 보인 건 술김에 벌어진 일이에요.

김여주

관계의 변화를 바라고 그러는 건 절대 아니고 실수니까.. 그냥.. 잊어버리시면 돼요, 저도 잊을게요.

김여주

원래 차츰 정리 해야 될 마음이었어요

여주 그렇게 말하며 정국한테 줄줄 쏟아낼 듯. 그걸 듣는 정국인 대꾸 없이 듣기만 해.

김여주

(아랫입술 꾹 깨물고) 죄송해야 될건 저에요.. 죄송합니다 잊어주세요

하는 여주. 결국 눈물 툭 떨어지겠지. 그리고 정적. 말 없이 코만 훌쩍이며 정민이 더욱 토닥거리는 여주 보면서 정국이 겨우 입 열듯.

전정국 image

전정국

...내 얘기도 좀 들어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