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 전정국, 유치원 교사에게 빠지다

2

그렇게 정국이는 아무 일도 없는 것 처럼 살고 있지. 가끔씩 눈물 고인 눈꼬리가 퍼뜩 떠오르기는 하지만 뺨 챱챱 때리면서 정신차리는 즁. ^ㅠ

싱글대디 국 월요일 아침 정민이가 새로 입학해야되는 유치원 데려다주게 되는... 거기서 애기 담임쌤 면담하는데 담임쌤이 여주야..

김여주

안녕하세요 정민이 아버...!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님...

전정국 image

전정국

(깊은 한숨) 하...

김여주

...ㅎ,정민이는 아주 잘 하고 있어요. 발달 상태도 조, 좋고, 또래보다 학습능력도 좋아요...

김여주

저,저희는 아이 집 앞에까지 같이 가,가니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어,저,그리고...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저,그...

전정국 image

전정국

...

김여주

...그, 그때 일은...

전정국 image

전정국

알겠습니다.

김여주

네?

전정국 image

전정국

네.

김여주

...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민이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여주

어...

여주 혼자만 우왕좌왕하고 정국이는 철판 확 깔고 아예 처음 본 사람처럼 행동하겠지. 그러다가 여주가 결국 그 날얘기 꺼내려고 하면 정국이가 저렇게 확 짤라버려.

그저 정민이 잘 부탁드린다는 말만 하고 정민이 데리고 나가버리는 정국이를 황망히 바라보다 그 날을 문제삼지 않는다는 안도감과 함께 왜인지 모를 헛헛함이 찾아오지.

아는 척도 안 하네 같은 짐짓 섭섭한 것 같은 생각도 하면서. 어쨌든 여주 입장에선 유치원에 안 알려지면 좋은거니까 곧 머리 비우고 자기 일 열심히 할 듯.

하지만 곧 정국이와 있었던 그 날 밤이 마치 기억의 봉인이 풀린 것 처럼 새록새록 피어날 것이다. 그날, 먼저 술 취해 눈이 돌았었는데도 이상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정국이의 모습,

술을 들이킬 때 크게 움직이던 목울대, 매서운 눈매 속에 숨겨있는 선한 눈빛, 기분 좋게 울리던 낮은 목소리까지.

가볍게 기대오던 머리칼과 자신의 양 볼을 감싸던 정국이의 손길과 뜨겁고 도톰한 그 입술감촉까지 기억나. 그날밤의 기억도 말이야.

애들 간식으로 우유 따라주다가 멍하니 생각하는 바람에 콸콸 쏟아서 애기가 놀라면서 말해.

어린이 image

어린이

찌미 쯘님! 우유! 우유여!

김여주

(퍼뜩 정신차리며) ㅁ,미안!

김여주

(우유를 닦아주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대체...

------

그 당시에는 정국이가 첫 눈에 끌려 술 먹고 키스하고 자기까지 했지만, 다음 날 인사도 없이 사라진 정국일 마음 속 한 켠에선 좀 섭섭해 하고 있었어. 그래서 약간 정국이를 참 매너없는 남자라고 분류하고 있었지.

진짜 마음에 들었는데 하면서도 어차피 마주칠 일 없을거라 생각해서 쓱쓱 잊었는데 다시 만나니까 무슨 여고생 첫사랑 만나듯이 아련하게 그 날 일 생각나서 여주 본인 스스로도 어이 없어하는 중 이야.

그래도 이젠 더 이상 이렇게 생각나고 아련하고 이러면 안되는 사람인 걸 깨달았으니 아예 생각할 엄두조차 못 내는 여주지. 근데 중요한 문제는 정국이 주니어인 정민이가 매일 자기 앞에서 뛰놀고 있어... 정민이가 아빠를 쏙 빼다 박았어...

여주는 정민이 볼때마다 정말 미치겠지. 근데 정민이는 너무 예뻐. 애들 데리고 수업 할 때에도 눈 초롱초롱 빛내고 맨 앞에 앉아서 절 쳐다보고 있는 정민이 볼때면,

그 사람도 어렸을 땐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막 할 것 같고. 정작 당사자는 만나지 못하는데 정민이 보면서 마음 복잡해지는 여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