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 전정국, 유치원 교사에게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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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정국이네 집에 가서 바로 여주는 정민이 안고 정민이 방으로 들어가서 선잠 들은 정민이 완전히 재워줘. 그 사이 정국이는 재킷만 벗어놓고 커피 내릴거야. 그러면서 여주꺼는 숙면에 도움된다는 국화차 준비하는 전정국.

한 10분쯤 됐을까 조용히 발소리도 안 나게 나와 문 닫는 여주.딱 뒤 도니 커피향과 함께 정국이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거 보일테지. 정국이 커피잔 손에 들고 조용히 자기 옆자리 툭툭 손바닥으로 쳐줘.

여주 쭈뼛쭈뼛 다가가 소파 끝자락에 앉을거지.그럼 정국이 미소 지으면서 한번 더 툭툭, 치면 그제야 엉덩이 옮겨 정국이와 손 뻗으면 닿을 거리로 옮겨갈 여주. 아직 따뜻한 국화찻잔 여주 손에 들려주면 여주 호록 마시고 무슨 차냐 물어봐.

김여주
이거 무슨차에요?


전정국
국화차요, 숙면에 도움된대서

그리고 자긴 커피 호록.이런 사소한 배려 쩌는 정국이. 여주 끄덕이며 차 호록 하며 침묵. 그러다 여주가 말해

김여주
왜 아버님은 커피 마셔요? 곧 잘 시간인데


전정국
커피 좋아하기도 하고, 커피 밤에 마셔도 잘 자요

여주 그렇구나, 속으로 생각하고 끄덕이며 또 침묵.


여주 저는 티 안 낸다고 하지만 뭘로 대화를 이어가야하지 엄청 전전긍긍하는거 정국이 눈에 다 보일 것 같아. 눈 도록도록 굴리다 발끝으로 콕콕 바닥 짚었다가 찻잔 엄지 끝으로 만졌다가 하면서 막 부산스러우니까 모를 수가 없지.

정국인 또 그게 귀여워서 조용히 있고.그러다 여주 불현듯 이야기 조근조근 막 쏟아내는데 그게 다 정민이가 오늘 유치원에서 뭘 했는지,뭘 먹었는지 등등 온통 정민이에 대한 이야기였어.

한참을 그렇게 정국이 눈도 못 본 채 막 이야기하다가 무심결에 정국이랑 눈 마주쳤는데 정국이 물끄러미 할 말 있는 듯이 여주 보고 있을 것 같아. 여주 말 멈추고

김여주
아버님 할 말 있으세요?

하면 정국이가 조용히 말해.



전정국
선생님은요?

김여주
...네?



전정국
선생님은 오늘 하루 어땠어요?



전정국
정민이 이야기는 이제 충분해요


전정국
이제 선생님이 오늘 어땠는지 말해주세요

하는 정국이. 그제야 여주 아,이거 지금 데이트구나. 학부모 상담이 아니라. 이런 거 실감하지. 자각하자 또 볼 발그레져버려.

지금까지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하루에 대해 물어봐주는 사람이 또 있었나 싶어. 이런 기분 자체가 그냥 너무 오랜만인거야.

드디어 자신에게도 이런 질문 해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생각에 괜시리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는 여주일 듯. 괜히 전날 일도, 정국이가 담담하게 말했던 그 말들도 생각나서 또 두근두근할 여주.

잠시 머뭇거리면서 말 고르다가 오늘 아침은 눈이 이상하게 일찍 떠 졌다며 말문 트고 이야기 시작해.

그렇게 조용조용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두 사람. 간간히 서로 웃음도 지어가면서 둘 표정 점점 설렘으로 물들어져.

정국이 속으로 이런 생각 하고 있지 않을까.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해 봐서 이제는 사람에 대한 설렘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 여전히 떨리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있는 걸 보니 나도 참 주책이다, 나름 애 아빤데.

하면서도 정민이보다 더 아이같은 표정으로 저 보고 웃는 여주 보니까 한없이 설렐 것 같아. 그래서 그냥 마주보고 웃어버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