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나도 남자예요
1.첫 만남


어둠이 짙게 깔린 늦은 밤, 검은색 차량 한 대가 어느 집 앞에 멈춰 서더니 이내 예쁘장한 여성이 내린다.


민윤아
수고했어요, 그럼 내일 회사에서 봐요.

운전석에 앉은 남자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를 건내고는 계단을 올라가 현관문을 여는 그녀이다.



집 안에 들어서자 마자 여성은 스타킹을 벗어 던지고는 바로 소파에 벌러덩 엎어져 눕는다.

하긴, 굽 높은 하이힐을 신은 채로 하루종일 걸어다녔으니 피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윤아
하..

천장이 뚫릴것 같은 깊은 한숨을 내쉬는 여성은 이따금 다시 몸을 뒤척이다가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의 시침은 벌써 4를 가르키고 있었다.

화장도, 옷도, 머리도 엉망진창인 여성은 퉁퉁 부어버린 눈을 비비적 거리다가 손에 묻어나오는 화장품에 기겁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민윤아
민윤아 이 바보...

혼자 열심히 꿍얼거리던 여성은 화장솜으로 떡진 화장을 지우고는 양손으로 제 뺨을 챱 치더니

빨갛게 변한 얼굴을 감싸고 다시 거실로 나갔다.




민윤아
오늘은 진짜 회사가기 싫다..

세상에 그 누가 회사에 출근하는 것을 좋아할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지금 이 여성이 어제까지만 했어도 회사에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어젯 밤 늦은 퇴근에 소파에서 잠든 탓일까, 오늘은 정말 회사에 가기 싫은 모양이다.

오늘은 꼭 거래처와 계약을 따내야 한다고 그렇게 신신당부하던 비서를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지만 제 몸을 혹사 시키면서까지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나 있을까

머리 맡에 고이 놓아둔 휴대폰을 집어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툭'

전화 연결음이 몇 번 들려오더니 얼마 안 가 전화가 연결되었다.

민윤기
여보세요.


민윤아
어 오빠,

자신의 상사이자 친오빠인 민윤기에게 전화한 것이었다.

민윤기
왜, 무슨 일이야

평소 주위에서도 소문난 동생바보인 그는 아침 일찍 걸려온 제 곱고 고운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지 안부부터 묻는다.


민윤아
어제 야근해서 12시에 집에 들어왔더니 못 일어나겠어..

정말 목소리만 듣는다면 아픈줄 알 것이다. 소파에 벌러덩 누워 발을 까딱거리는 행동은 별게이지만,

민윤기
많이 안 좋아?

하지만 동생을 의심할 그가 아니였다. 괜찮냐며 걱정부터 하는데 제대로 먹혔다고 좋아하는 이녀는 숨죽여 쿡쿡대기 바빴다.


민윤아
조금..


민윤아
그래서 그런데.. 나 오늘만 쉬어도 돼..?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말을 뒤로 그가 말하길

민윤기
되지 돼,

민윤기
우리 윤아가 아픈데 일을 어떻게 시켜

걸려들었다, 그렇게 순진한 어린양 윤기를 속인 윤아는 자연스럽게 전화를 끊고 기쁨의 소리를 조그마게 질렀다.


민윤아
좋았어! 오늘은 쉬어야지,

이런 행동을 언행불일치라고 할까,

아까까지 쉰다던 사람은 어디가고 빠르게 연락처 명단에서 '김태형'이라는 사람을 찾아내고는

싱글생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문자를 보낸다.

-김태태,

-왜

-술 마시자

-아침부터? 그리고 윤기형은 어쩌고

-나 오늘 쉬어, 오빠 몰래 가야지

-미쳤냐

-금쪽같은 휴일을 하나뿐인 친구 김태형과 보내고싶어

-속아주는 셈 치고 간다

-빨리 와




민윤아
김태태!


김태형
너 죽고싶어서 환장했니


민윤아
에이 설마


김태형
몰래 바에 오는게 말이 돼?


민윤아
아마..?

결국 친구 태형과 만난 윤아, 테이블을 잡고 앉아 과일 칵테일을 한모금 마시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표정으로 옆에있는 짭조름한 비스킷을 집어 먹는다.


김태형
난 니가 걸리든 안 거리든 여기 안 온거야,


김태형
알겠어?


민윤아
뭐래

그렇게 한참을 떠들며 재잘거리던 윤아와 태형,

낮 2시부터 저녁 7시까지, 5시간이나 마셔댄 술 탓인지

속이 울렁거리고 곧 내용물을 토해낼 것 같은 느낌에 급하게 바를 빠져나오는 둘이다.




민윤아
야.. 나 머리아파..


김태형
그건 나도야..

괴로워하면서 서로를 질질 끌고 어째저째 윤아의 집에 도착한 둘,

시간도 늦었겠다 자고 가려는데 윤아가 말한다.


민윤아
우리 오빠가 집에 남자 들이지 말래,

속으로 지랄한다를 수 십 번 외친 태형은 썩은 미소를 보이면서 중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터덜터덜 골목을 걸어갔다.


민윤아
김태태 고마워-


김태형
((중지))


민윤아
저게 진짜



한껏 몽롱한 정신을 붙잡고 집에 들어 왔는데 왠걸,

나가기 전까지 깨끗하던 집안이 난장판이다.


민윤아
ㅁ.. 뭐야..

결국 이 광경을 본 윤아는 술에서 깨고 주위를 둘러본다.

다시 나가서 김태형을 대려와야 하는건가, 신고를 해야 하는건가

온갖 생각이 난무할 때, 갑자기 화분 뒤에서 하얗고 복슬복슬한


민윤아
토끼..?

토끼가 나왔다.

토끼
?

토끼는 제 주둥이를 실룩이며 그녀에게 다가왔고 윤아는 놀라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민윤아
오.. 오지마..!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질러버린 그녀, 그 소리를 들은 토끼는 놀라 다시 화분 뒤로 숨었다.

그에 다행히도 정신을 차린 윤아가 토끼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민윤아
토끼야 겁먹지 말고 나올까..?

그러자 토끼는 알아 들었다는 듯 화분 뒤에서 나와 윤아의 무릎 위에 올라갔다.

쫑긋 올라온 귀와 보송보송한 흰 털, 너무나도 귀여운 토끼에 윤아는 홀린 사람 같이 토끼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민윤아
얘가 대체 어디서 들어온 거야...

토끼를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특이했던 점은 집토끼는 아닌것 같은데 털이나 위생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민윤아
넌 어디서 왔어?

그러자 토끼는 자신의 귀를 쫑긋거리며 방방 뛰었다.


민윤아
귀..?

토끼의 이상한 행동에 조심스럽게 토끼 귀를 잡아 위로 당긴 윤아, 그러자

'팡'


전정국
안녕하세요 누나!ㅎ

동글동글한 머리와 반짝이는 눈을 가진 한 남자가 나타났고, 무릎 위에 있었던지라 살짝 덮치는 자세가 되어버렸다.


민윤아
꺄아-!!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남자를 확 밀치고는 뒷걸음질치는 윤아,

하지만 그 토끼, 아니 남자는


전정국
왜 그러세요?

라며 그녀를 따라가기 바빴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작품을 내게 된 짐달래 라고 합니다!

사실 전 채티 라는 앱에서 이 작품을 처음 썼지만

팬플러스로 리메이크 해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ㅎㅎ

부족한 실력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채티 작가 짐달래에서 팬플 작가 짐달래로 인사드립니다,

잘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