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녤뭉ㅇ슈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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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백설공주와 사냥꾼


<2화>: 나와 그의 두 번째 만남은

나는 사람의 피가 약 4.5L라는 책을 읽고 그 양을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유치원에서 받아와 손에 들린 요구르트 병으로 이만할까, 하며 어림해보았을 때 집 앞에서 낑낑대는 강아지의 다 굳은 핏자국이 눈에 띄어 거기서 그쳐야했다.


사람 피가 많을까, 이 강아지 피가 많을까. 소주병의 초록색 유리조각이 온 몸에 박힌 강아지 옆에 쪼그려 앉아 30분을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그러게 우리 집 앞에 왜 왔어. 너도 자칫해서 눈에 띄면 맞아죽을텐데.

살갗이 찢겨져 나가 골목 끝에서 앓고 있는 강아지를 무덤덤히 내려다보았다.

"이제야 쳐들어오냐? 어미 닮아 싸돌아다니기는 좋아해, 어린 것이."

녹슬어 끼익거리던 쇳문이 열리자 머리로 종이컵이 날아왔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몇 방울 남아있던 술이 머리를 적셨다.

"쓸데없는 년."

그리고 그때의 나는, 고작 7살이었다.

You
"장례식 마무리 하러 왔는데요, 황민현 선생님이 여기다 말씀드리라 하셔서요."

관리센터에 들어가 문을 두드리니 책상 몇개와 서류더미가 가장 먼저 보였다. 문 옆에서 아저씨 한 분이 나와 계셨다.

"학생 혼자야? 다른 분은?"

조문객이 안오셔서요, 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연민을 담은 눈빛을 보낸다. 또. 또야. 그렇게 볼거면 물어보질 말던가.

"그래, 마무리절차는 다 됐고 집에 가도 좋아요, 학생. 어린데 그래도 열심히 살고. 기죽지 말고."

내 어깨를 약하게 토닥이며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기죽어? 내가? 문을 닫고 관리실에서 나오는데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You
"미쳤어, 좋기만 한데. 가장 큰 방해물이 하나 사라졌는걸?"

난 알았다. 세상이 아무리 더럽고 추악해도 착하게 사는 소수가 있다는 것도,

그런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 바보는 몇 없다는 것도. 난 그걸 너무 일찍 알았다.

난 이런 이기적인 세상에서 잘 적응했고, 이용할 것은 적당히 쓰고 버렸다.

그게 내가 흙탕물에서 헤엄치며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었으니. 내가 있는 곳이 다른 애들 같이 깨끗한 풀장이 아닌데, 이렇게 사는 게 내 탓은 아니잖아?

You
"더럽게 살다 갔는데 이렇게까지 해줬으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

하지만 그 인간이 그럴리가. 그냥 죽고나서도 계속 더러웠으면 좋겠네.

아빠를 떠올리며 무심코 입밖으로 나온 말이었다.

관리실 앞에서 문앞에 맺힌 빗물을 손으로 쓸었다.

You
"우산 없는데."

뛰어가야지 뭐. 검은색 치마가 펄럭 거리자 그대로 무릎까지 걷어올렸다. 걸리적거려.

ᆢ찢을까? 그래, 찢자.

손으로 끝부분을 살짝 눌러 지분대다 찢으려는데 누군가 급하게 내 손을 막는다.


황 민현
"사, 사람들 다 보는데 여기서 뭐 하는거야!"

황민현?


황 민현
"그, 아.. 이거라도 둘러!" 제 손에 들려있던 가디건을 내민다. 뭐하는 거지, 이 사람.

두 번째 만남이 다가왔다. 있을까 하고 넘겼던 재회가 우연스럽게 찾아왔다.

그리고 그 두 번째 만남은 생각보다 빨랐고, 첫 번째 만남보다 조금 더 강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