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EP 23. 인신매매 (12)


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한창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을 때, 1층에 있는 태형과 정국도 바빴다.

아까 들어오자마자 코를 찔렀던 냄새는 일종의 마약과 섞어 만든 마취제였던 것인지 혹시 몰라 챙겨왔던 손수건을 상자에 들어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입에 넣어보았더니 입자가 작은 하얀 가루가 묻어나왔다.


김태형
"시발… 이 새끼들이 진짜."

태형은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있던 정국은 하얀 가루가 묻은 손수건을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이것은 분명 재판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쿵쿵쿵.

쿵쿵쿵!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상자 안에서 천천히 빼내어 바닥에 눕혀주던 태형과 정국은 한쪽 구석에서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 그쪽을 쳐다보았다.

더러운 거적대기로 가려진 구석.

수상함을 느낀 정국은 그곳으로 다가가 거적대기를 치워냈고, 거적대기를 치워내니 바닥에 웬 다락문이 보여 양손으로 힘껏 문을 열었다.

끼익–

듣기 싫은 소음을 내며 다락문이 열렸고, 그 속에는 우리가 그토록 찾던…


박지민
"하아, 정국아…."


전정국
"지민이 형!!!!!!!!!!!"

박지민이 있었다.



그 뒤로 특별수사반은 지민을 포함한 총 17명의 사람들을 구해냈고, 각종 비밀 서류와 배에 있던 무기, 그리고 정국이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던 손수건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법정에 넘길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포함해 이 사건에 피해자로 알려진 사람들만 수를 세자면 족히 200명은 넘었고, 이 또한 신고 접수가 되지 않은 실종자들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기에 이보다 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았는지 알 수 없었다.

특별수사반 팀원 중에서 부상을 당한 석진, 윤기, 지민, 여주는 사건을 넘기자마자 의식을 잃어 재빨리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리고 그로부터 정확히 3일 뒤.

그들은 아직 낫지 않은 몸을 이끌고 며칠 전 사건이 일어났었던 해안가 근처로 놀러왔다.


김여주
"와, 바다다!!!!!"


김남준
"여주야, 넘어진다–"


전정국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애가 겁도 없이…. 야! 이리로 안 와?!"

휠체어를 열심히 굴려 바다로 향해 나아가는 여주를 향해 정국이 뛰어갔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있는 걸 보니, 이 상황이 마냥 싫지는 않은 것 같다.

석진과 윤기, 그리고 지민은 나란히 팔에 붕대를 감고 보호대를 찬 채 가만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자기 발로 움직이려고 하면…


정호석
"아, 움직이지 말라고 했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말을!!!!!"


김태형
"뭐가 필요한 건데. 내가 다 갖다줄게, 가만히 있어. 뭐 줄까. 물? 탄산?"

옆에 있던 호석과 태형이 손사래를 치며 일으키려는 몸을 꾹꾹 눌렀기 때문이었다.

석진은 과도한 친절을 받으며 자신의 옆에 앉아 여유롭게 신문을 보는 남준을 째려봤다.


김석진
"어이, 김남준. 왠지 여기서 네가 제일 좋아보인다?"


김남준
"내가 제일 좋긴."

남준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던지며 입꼬리는 유지한 채 부들부들 떨리는 눈동자로 석진을 바라봤다.


김남준
"내가 어제 청장님 잔소리를 몇 시간이나 들었는지 알아? 장장 여섯 시간이야, 여섯 시간.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구부려서 여섯 시간을 버텼다고."


김남준
"그냥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차라리 화생방 10분이 더 나을 뻔했어. 그놈의 책임. 책임!!! 우리가 살아돌아온 것만 해도 기적이고 구한 사람만 해도 몇 명인데!!!"

아…….

딱히 남준이 어떤 일로 인해 석진 대신 잔소리를 들었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용의자 즉결 사살.

알아보니 우리가 죽인 사람만 약 50명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이 최소 50명이라는 거겠지.

사실 석진은 그 사건 후에 매일밤을 편히 잠들지 못했다.

아니, 다른 팀원들 또한 그랬다.

군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우리 팀원을 지키겠다는, 우리 국민을 지키겠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여전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가, 법이, 혹은 이 세상이 용서치 않아도 그들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사랑하는 연인이자 부모였을 것이다.


김석진
"…고생했어, 남준아.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너무 걱정 마."

석진은 일그러지는 얼굴을 애써 감추며 미소 지었다.


김남준
"됐어. 나도 형이랑 같은 팀이고, 팀의 작전을 짜는 역할이야. 내가 더 완벽하게 작전을 짰다면 애초에 이렇게 될 일은 없었어."

남준은 바닥에 던져 두었던 선글라스를 다시 코에 걸치며 편안하게 의자에 등을 기댔다.


김남준
"우리는 사람을 구했어. 그거면 된거야."

태연하게 말하는 남준의 손에 힘이 들어가 신문이 구겨지는 것을 봤지만, 석진은 모르는 척하며 눈을 감았다.


김석진
"아, 날씨 좋다–"

날씨 한 번 끝내주는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