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EP 33. 마약 판매 (5)

클럽의 최고층 6층까지 올라온 남준은 아래층과는 다르게 조용한 내부에 숨을 죽였다.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이곳.

방마다 방음이 정말 잘 되어있는 것인지 복도 한 가운데에 서 있어도 사람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룸이라면 이렇게 조용하진 않을 텐데….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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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클럽. 한 명만 더 지원 요청 바람.

딱히 물증도 없고 눈여겨 볼만 한 증거도 없었지만, 지금 이곳이 위험하다는 건 바로 알 수 있었다. 그저 감이었다.

군인으로 일했던 짬과 특별수사반으로 넘어와 일했던 짬. 결코 순탄하다고 할 수 없었던 남준의 경험이, 지금 이곳은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남준은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어 철컥, 장전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클럽에서 과연 총을 쓸 만한 상황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만의 하나'라는 가정을 빼먹을 수는 없었다.

"야, 이 개새끼들아!!"

탕–

그때, 아무런 소리도 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방에서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소음기를 차지 않은 총소리가 남준의 귀에 똑똑히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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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

당연하게도 남준의 총은 소리가 들린 방문을 향했다. 방과 남준의 거리는 고작 다섯 걸음 차이.

문은 남준 쪽으로 열리게 되어있으니, 만약 저 방 안에 있는 사람이 총을 들고 있다면 남준이 불리할 게 뻔했다.

"혹시라도 프시케나 사브라가 알면… 너희나 나나 다 죽는 거 몰라?!!!! 어차피 다 죽을 거, 내가 죽여줄게!!!!"

탕–

탕–

탕–

세 발의 총소리가 연속해서 울렸고, 그 뒤는 다시 아까처럼 숨 막힐 듯이 고요했다.

비명 소리가… 안 들려.

총에 맞은 사람들은 저항 한 번 못 해 본 것일까. 총을 맞기 전이나 후에 어떤 소리라도 들릴 법한데, 수상하게도… 시간이 조금 흐른 이 순간까지도 사람의 비명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이잉–

김여주

–방금 6층에서 뭔가 반짝였는데, 남준 선배 6층 아니에요? 괜찮아요, 선배?

아, 하필 여주가 온 건가. 내심 저번 사건에 부상을 입지 않은 호석이 와줬으면 했는데….

남준은 걱정이 가득 담긴 여주의 문자를 확인하고 간략하게 답장을 하려 했을까,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갑자기 삐그덕 소리를 냈고 남준은 순간적으로 총을 가슴에 품은 채 문 뒤로 몸을 숨겼다.

"하아… 그럼 이번에도 투자는 물 건너간 건가."

"치킨집 쪽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장관님. 프시케와 사브라…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 않습니까. 절대 이 일이 사회에 알려질 일은 없을 겁니다."

"이 일이 알려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 두 사람이 날 버리는 것도 문제지. 만약 이 사건이 경찰들 손에 넘어간다면… 이 일에 엮인 사람들 중 한 사람은 버려질 테니까."

프시케… 사브라? 이곳과 관련있는 사람들인가? 게다가… 치킨집이라면…….

남준은 문 뒤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하나씩 엮어보았다. 프시케와 사브라…. 어디선가 많이 접해본 이름이다.

김남준 image

김남준

"프시케…. 사브라…."

김남준 image

김남준

"아."

마약 조직. 이름 모를 거대 마약 조직의 멤버였다.

마약에 대해 조사하며 공부할 때 항상 끊임없이 나왔던 이름이었다. 미제사건으로 남은 마약 사건들에는 모두 이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남준은 방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아래층으로 완전히 내려간 것을 확인하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그들이 나왔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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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이, 이게 뭔…."

방 안으로 들어간 남준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벽과 바닥, 테이블. 그 어느 곳에도 피가 튀지 않은 곳이 없었고, 이미 온기를 잃은 듯한 사람들은 입에 테이프를 붙인 채 쓰러져 있었다.

의식이 없는 사람들의 수는 총 네 명. 남준이 들었던 총소리의 수와 같았다.

김남준 image

김남준

"…커튼. 자꾸 피로 더러워져서 아예 밖에 걸은 거구나."

남준은 바닥 한쪽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버린 커튼을 보다가 페인트 칠하듯 피가 튀어있는 창문을 바라봤다.

내부에 커튼을 걸었다면 여러모로 귀찮은 상황들이 발생했을 터. 이것을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래. 이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들은 현명했다.

탕–

탕–

라텍스 장갑을 낀 채 살해당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은 테이프를 하나하나 떼고 있었을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지이잉–

김여주

–6층. 또 6층에서 빛이 났어요. 남준 선배 괜찮은 거예요? 저 올라가 볼게요.

지이잉–

전정국 image

전정국

–형. 5층 방 다 뒤져봤는데 사람은 없고 웬 창고로 보이는 방만 가득합니다. 6층은 어때요?

지이잉–

박지민 image

박지민

–전체적으로 알립니다. 도봉 통닭집과 클럽은 동일한 마약 거래처에서 마약을 받고 있습니다. 주요 인물은 프시케와 사브라. 무기를 소지할 가능성이 있으니 모두들 몸 조심하세요.

지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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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남준아. 내려와, 지금 당장. 정국이도 데리고 내려와. 빨리!!!!

휴대폰이 사정없이 울리며 계속해서 알림이 왔고, 가장 최신에 온 것들만 간신히 읽을 수 있던 남준은 윤기의 문자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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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윤기 형이 갑자기 왜 그러지…?"

꽤나 다급해 보이는 윤기에 답장을 하려 손을 움직였지만, 남준은 테이블에 밑에서 반짝 비치는 붉은 빛에 잠시 홀린 듯 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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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이게 뭐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그것에 손을 뻗은 그때.

펑–!!!

폭탄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