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첫사랑의 시작
🌸03 느낌


이제 막 머리를 감아서 수건으로 머리를 대충 말리던 중, 박지훈에게 익숙한 알람 소리가 들려온다. 또 누가 뭘 올렸나 보네, 하며 핸드폰 알림 창을 슥 보던 중.


박지훈
…박우진? 지금 둘이 같이 있어?

[ 학원 가던 길에 노을이 예뻐서! 사진작가 바구진🌸 ]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역시 박지훈답게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그래 박우진이 가는 길이 이쪽이고 길이 어쩌다가 같아졌겠지.


박지훈
둘이 갈 수도 있고...오늘은 박우진 빼고 가버린 내 잘 못도 있으니까.

박우진은 한참이나 이 일로 고민할 거를 쿨하게 넘기며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져 놓았다. 편의점이나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옷을 준비하고 있었지.


박지훈
그런데 둘이 더 친해졌나 보네.

물론 조금은 섭섭한 마음은 들겠지만. 쿨한 척 던져 놓은 핸드폰에 자꾸 눈길이 가는데 그걸 이겨낸 박지훈이 대단했다.


박지훈
내일은 같이 가야겠다. 아, 나 아침에는 왜 그런 거냐고...





박우진
...잠시만 여기에 내 이름이 왜 있어?

박우진은 댓글 창부터 봤다. 설마 내 얘기 있는 건 아니겠지? SNS 스타답게 몇 백 개가 달린 댓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살펴보았다. 다행히 누구냐는 말 외에는 그렇게 신경 쓰이는 댓글은 없었지.


박우진
아니 박지훈 얘는 왜 갑자기 팔로우 했대? 야 나 못된 놈 됐잖아...!


박우진
만약 나한테 화 내면, 앞으로 같이 다니지 말자고 하면, 나 학교에 이상한 애로 소문나면 어떡해...

모든 게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코 끝이 찡하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겉으로는 사람들이 다 무섭게 생겼다고 수군대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제일 마음 여린 사람인 걸.


박우진
지금 당장 사과해야겠다. 집에 있겠지?


박우진
전화하면 뻔뻔하다면서 욕할 가능성 70프로, 안 받을 가능성 30프로. 그냥 가자!

네 역시 박우진의 예상은 아무 도움도 안 되구요.


박우진
아아...지훈아 미안해 나같은 애랑 친구하느라 네가 고생이 많다.

정신없이 급하게 나가느라 또 핸드폰은 놔두고 나오지. 지금 박우진 머릿속에는 그 생각밖에 없는 탓에 띠링, 하며 울린 문자 소리도 신경 못 쓰고 나왔다.







박지훈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박우진
허억...야 박지훈!!

땀을 뻘뻘 흘리며 저를 부르며 달려오니 박지훈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얘 나한테 뭐 죄지었어? 얼굴이 왜 겁에 질렸어?


박우진
진짜 미안타...내 니 싫어하는 거 아니고, 어쩌다가 막 그켔는데...


박지훈
응?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일 있었어...?


박우진
너 못 봤어? 네가 김여주 좋아하는 거 아는데 난 계속 같이 다니고-


박지훈
뭐야, 그런 걸로 뛰쳐 나왔다고? 야 우리 같은 친구 사이에 그런게 어디있냐.

예상외로 괜찮다는 표정을 짓는 지훈에 당황했다. 눈가가 빨개져 있던 눈에 조금 긴장감이 풀렸는지 입꼬리 살짝 올라갔다.


박지훈
뭐어...둘이 좋았나 봐?


박우진
아니, 아니야! 어쩌다가 같이 버스 탔는데 그러다가...

놀라며 구구절절 말을 하는 우진에게 사탕을 입에 물리며 장난 좀 친 거라면서 웃어보았다. 얘는 이렇게 마음이 역해서 어떻게 살아갈 거래.


박우진
나 너 잘 되게 밀어줄게, 진짜 진심이야.


박지훈
야, 됐어. 나보다는 네가 더 중요하지.

그렇게 긴 말 뒤에, 겨우 박우진을 말리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경 쓰지 말고 평소대로 행동하라고 했는데 살짝 후회되기도 했고.


박지훈
솔직히 나 너 질투나...





김여주
...왜 전화도 안 받지? 바쁜 건가.

[ 귀찮게 굴었다면 미안!! 내일 보자 ]


김여주
설마 내가 뭐 실수했나? 그럼 안 되는데...

[ 아 잠깐 누구 만나느라 못 봤네. 잘 들어갔어? ]


김여주
...!! 헐, 역시 실수한게 아니었어! 잘 들어갔냐고 물어보잖아...이거 가능성 있는 거 아니야?

어느새 볼이 빨갛게 변하고 그 문자 하나를 몇 분째 보고 있었다. 김여주 지금 만난 지 알마 됐다고 그러는 거야? 그리고 지금 답장도 못 하고 있었어?


김여주
읽씹이잖아 이건!! ㅁ, 뭐라고 답해?

[ 덕분에 잘 들어갔지. ]


김여주
...진짜 나 어휘력 딸리는 거 봐. 이 정도면 비호감 되기 좋겠네.

[ 다행이네. 잘 자고 좋은 꿈 꿔. ]

그 2문장 덕분에 아무 말도 못한 채 얼굴이 익어갔다. 김여주 이대로만 하면 될 수 있겠어! 진짜로 가능성 보이지 않아?





박우진
박지훈 얘는 왜 안 나오냐...어제 때문에 그렇나?


김여주
박우진!! 같이 가자!

멀리서부터 발견하고 뛰어왔는지 지친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다. 그리고 곧 밝게 웃으며 같이 가자며 말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 방울을 차마 무시할 순 없어서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박우진
아, 나 박지훈 기다리는 중인데 잠깐 같이 있어줄 수 있어?


김여주
당연하지, 평소에도 같이 가는구나?


박우진
별 일 없으면 매일 같이 가지. 혼자 가기엔 거리도 있고 하니까.

의미 없이 소근소근 말하다 보니 박지훈이 어느새 자전거를 이끌고 앞에 와 있었다. 얘도 이제 왔네, 그럼 자리를 피해줘 볼까? 생각하며 박지훈에게 눈빛을 보냈다.


박우진
아...! 나 들를 곳이 있어서 오늘은 다른 쪽으로 가야 될 것 같아. 오늘은 둘이서 가야겠다!


김여주
아...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럼 나중에 반에서 보자.


박지훈
또 뭐 놔두고 왔냐...

후, 지금 잘 한 거 맞겠지? 혼자서 뿌듯해하며 박지훈과 여주를 나란히 보냈다. 자신과 같이 가려는 사람의 마음은 잊은 채 말이다.





박지훈
.....

원래 만나면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왜인지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어색해서 그런 건가, 생각하며 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애썼다.


박지훈
어...학교는 어때?


김여주
확실히 저번 학교보다는 낫더라. 우진이 덕분에 적응도 잘 한 것 같구.

또, 또 흐름 끊기지. 한 마디를 하면 그 뒤로 무슨 말을 덧붙여야 될지 모르겠다. 분명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인데 왜 이러지?

몇 분째 고민만 하다가 의미 없는 대화만 했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이렇게 날리다니, 박지훈 정신 집에 놔두고 왔나 보네.


김여주
그런데 둘이 언제부터 친했어? 나도 좀 친해지고 싶은데 어렵네...

보통이면 박우진에 대해 줄줄 말할 텐데 기분이 좀 이상해지며 대충 생각나는 대로만 말해줬다.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갈수록 질투심만 생겨났다.


박지훈
'이런 복잡한 심정은 처음이다...아니야, 이럴수록 노력해야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최대한 대화를 이끌어봤다. 하지만 이 대화로 호감을 살 수 없다는걸, 박지훈은 알까.





휘슬 / 로휘
아 이런...현생 때문에 못 쓰다가 이제서야 올렸군요😥


휘슬 / 로휘
이대로 1년 뒤면 쓰지도 못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드는데요ㅠㅜ 올해 지나기 전에 진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휘슬 / 로휘
이런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