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XX는 재수없는데 섹시해

05. 여주 똑땽해 ㅠㅅㅠ

이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나는 매일 박지민을 위해 저녁밥을 해두곤 그가 집에 올때까지 기다리다, 포기하고 잠에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일어났을 때도 박지민은 이미 나간 후였다. 전날 저녁에 만들어둔 식사는 그대로였고, 옷을 갈아입고 간 흔적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 생활이 3일째 계속되자 나는 점점 이 넓고 넓은 집에서 철저한 혼자가 되어갔다. 그나마 작아서 아늑했던 나의 집과 달리 박지민의 집은 넓고 어딘가 모르게 휑했다. 밤이 될땐 이 넓은 곳에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 돋기도 했다.

손도 대지 않고 차갑게 식어간 음식들을 보면 속상함이 배로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이럴거면 날 왜 가정부로 데려온건지, 나도 모르게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생각에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냉미남 박지민이 그냥 집에라도 있어주면 하는 바램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박지민 대신 전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꺄야야아아아ㅏㄱ!!!!!!!!!!!

내 몪의 점심을 해먹고 설거지를 하던중 저쪽 벽에서 바퀴벌레가 기어왔다. 바퀴벌레라면 질색을 하는 나는 우리집에서도 바퀴벌레가 나왔을때 겨우겨우 태형이가 집까지 와줘서 대신 잡아줬던 기억이 있었다. 그 뒤로 아무리 가난해도 세X코는 불렀지...

안그래도 요즘 힘들어 죽을꺼같은데 너까지 나한테 이래야겠니 바퀴벌레야ㅜㅜㅜㅠ

그렇게 부엌에서 5분 동안 바퀴벌레와 대치 상황을 벌였을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뭐해요 거기서

바퀴벌레 .. .

내 시선을 따라가 바퀴벌레를 본 박지민은 손으로 가르키며 저거냐고 확인의 눈빛을 보냈다. 고개를 격하게 흔들자 입꼬리가 약간 올라가더니 혼자 부엌을 빠져나갔다.

아니..어디가여!!!!

곧이어 박지민이 한손에 해충박멸 스프레이를 들고오더니 바퀴벌레를 향해 난사했다. 박지민의 뒷모습을 보는데 왜 눈물이 차오르던지, 그와중에 눈 앞에 보이지않는 바퀴벌레의 생사가 또 궁금했다

바...바퀴벌레... 주.. 거써요..ŏ̥̥̥̥םŏ̥̥̥̥?

네 죽은거 같은데

스프레이와 같이 들고온 휴지로 뒷처리를 하던 박지민이 내 목소리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뒤를 돌아봤다. 물론 난 주저 앉은 뒤였고.. 울먹울먹 거리던 나를 본 박지민은 나에게 다가오려했다. 내 온 신경은 그가 들고있는 바퀴벌레에 가있었다지

바퀴벌레 들고 오지마어 ㅠㅠ!!

내 말을 듣곤 박지민이 내게 오려던 걸음을 멈추고 그의 손에 들린 휴지를 버리고 다시 앉아 있는 나에게로 다가와 눈높이를 맞추듯 쭈그려 앉았다. 왠지모를 미소와 함께,

바퀴벌레 때문에 많이 놀랐어요?

구것도 맞눈데ㅜㅜㅠ 박지민씨 버니까 더 눙물 나는걸 어떠케어ㅜㅡㅠㅠㅠ 내가 얼마나 힘드럿능데ㅜㅜㅜㅠㅠ

푸흐, 왜 힘들었는데요

흐으..맹날 집도 잘 안드러오고ㅜㅜ 밥 해노은건 손대지도 안코ㅜㅡㅠ

네 그리고요ㅋㅋ

집은 또 드럽게 넓어가지고ㅜㅜㅠ 밤이든 낮이든 나밖에 업단마리에여ㅜㅜㅠ

무서웠겠네

알면 집이나 쫌 드러오덩가여 ㅠㅅㅠ 쓰읍, 이럴거면 가정부말고 경비원을 구하던지ㅜㅠㅠ

이거 쫌 억울하네.. 나름대로 여주씨 배려한건데

머라고요ŏםŏ?

일이 많아서 야근하긴 했는데 나 있으면 더 불편할까봐 적응 차원에서 김여주씨 잘때 왔다갔다 한거죠 근데 나도 이렇게 될줄 알았나

킁.. 그럼 밥은 왜 안먹었는데요..

미안해요 그건 딱히 할말이 없네 일단 일어나요 여기서 계속 쭈그려있을건 아니잖아

근데 오늘은 왜 이 시간에 들어온거에요?

내 말에 박지민은 말 없이 거실 탁상위에 올려진 서류 봉지를 들어 보여줬다. 이내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서류와 겉옷을 챙겼다. 아주 워커홀릭이네 그래도 마중은 가야겠다 싶어 나도 일어나 현관으로 갔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박지민이 신발 신고 있는걸 쳐다봤다. 넋이 나갈만도 하지 아까 그 난리를 쳤으니.. 김여주 멘탈도 와장창ㅎㅎ 나갈 채비를 다한 박지민이 현관문을 열다말고 뒤를 돌아봤다.

일찍 들어올게요

문 밖의 햇빛과 날보며 웃던 박지민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던 순간이었다.

오늘도 재밌게 읽으셨다면 구독과 댓글 부탁드려요! 바퀴벌레 사건을 계기로 지민이와 여주가 더 가까워진거같죠 ㅎㅎ 오늘 지민이 쏘 스윗ㅎㅎ 사실 오늘 여주가 너무 귀여웠어ㅠㅜ 자까는 현재 일본여행 중이라 다음편은 2~3일 후가 될거같습니다ㅠㅠㅠ

그럼 좋은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