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항상 싸우던 남자가 피시방 내 앞자리라고?
내 앞자리는 뷔_01


김여주
"아, 뷔님 거기서 그러시면 안돼죠."


김태형
"여쭈빵실궁뎅이님 앞으로 가세요, 앞으로. 조준 제대로 하시고요."

김여주
"뷔님이 앞에서 알짱 거리시니까 앞에 상대팀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조준해요!"


김태형
"저야 말로 어떻게 움직여, 앞에 쏴 죽여야 되는데."

팀원1 "아, 존나 싸우시네. 싸우지 말고 집중 좀 하자고요. 다 뒤지겠네."

팀원2 "그러니까, 공격 좀 제대로 해봐요. 치료 할 사람 존나 많아."


전정국
"거 그만 싸우시고 좀 싸우시죠. 지금 제가 다 캐리하고 있는 거 안 보입니까."

김여주
"아... 제이케이님 뒤에 좀 부탁해요. 앞에는 제가 맡을게."


김태형
"와, 시발. 제이케이 왜 저렇게 잘 해. 이번에도 1등 뺏기겠네."

김여주
"그건 그냥 그쪽이 못하는 거 아닐까요."


김태형
"저 이래뵈도 최플 몇 번 했는데."

김여주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냐 함은 항상 게임에 같이 접속하고 같은 단계, 같은 곳에 들어가는 남자와 자주 같이 한다.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와 같은 팀을 먹기 일쑤였고, 오늘도 어김없이 닉네임 'V'와 싸우기 시작했다. 이 게임이 음성채팅만 지원되지 않았어도 싸울 일은 그닥 없지 않을까 싶다.

'승리'

김여주
"겨우 이겼네."


김태형
"제 덕분 아닌가."

김여주
"지랄 마시고."


전정국
"그럼 제 덕분이네. 오늘도 최플 제 차지."

'제이케이님이 같은 팀을 요청하였습니다.'

'여쭈빵실궁뎅이님이 같은 팀을 요청하였습니다.'

'V님이 같은 팀을 요청하였습니다.'

솔직히 싸울 거 다 싸워놓고 방을 나가진 않았다. 이런게 바로 미운정, 뭐 그런건가.

같은 팀을 요청하여 또 같은 팀을 하고, 또 싸우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이제 피시방에 싸우러 온 기분이랄까. 오랫동안 우연찮게 같은 팀을 먹으며 게임을 하다보니 말만 존댓말이지 다 터놓은 상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편하니까.

처음에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좀 설레긴 했지만, 그 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김여주 나란 년, 모든 남자를 불알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기묘한 능력... 이러다 남자친구는 언제 생길까 걱정도 된다.

누가보면 몇 십년지기 친구같이 욕도 하고.

김여주
"아, 시발! 뷔님, 뷔야 나 좀 빨리 살려줘요."


김태형
"아 좀 기다려요, 재이케이님 먼저 살리고, 아 시발 오늘 플레이 좆같네."

때론 머쓱하지만 칭찬도 해주며.

김여주
"오, 오늘 뷔님 컨디션 좋은가봐? 잘하시네."


김태형
"아, 아니에요. 제가 맨날 좋은 게 콘센트이기도 하고."

김여주
"뭐? 콘센트요? 갑자기 문장 또 꼬이시네."

가끔 뭐 알아듣지 못하는 문장들도 종종 있다. 어버버하는 그게 뷔의 매력일지도.

어쨋든 게임에서 싹트는 둘 만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