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의 그 남자
Ep. 10 / 사랑했던.


혹여 그녀가 잠에서 깨어날까,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봐버릴까, 괜스레 용기가 사라진 자리에 두려움이 자랐다.

혹여 그 원천지가 나의 품 속일까 봐. 더 두려웠다.

두려움에 휘말려 그녀를 내 품에서 떠나보냈다. 내 품에서도, 자신의 침대에서도 표정의 변화는 없었다.

그 둘의 표정이 모두 편안했다는 게, 중요하겠지만.


김태형
비록 몇 시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신과 함께하는 순간,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했소.


김태형
난 후회하지 않겠소. 그대와 함께였다는 것에 대하여.

마지막을 알리기 위해 그녀의 침대 매트리스를 조심스레 잡고 한 손은 그의 배게 옆 머리맡을 향했다.

그리고 반나절 전쯤 그랬던 것처럼 허리를 숙여 그녀의 눈을 슬며시 바라보았다.

눈빛을 거둔 후 그의 이마에 슬며시 입을 가져다 대었다. 그녀의 이마로부터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이 내 입술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촉감은 지금으로부터 반나절의 이야기를 상기시켰다.

그리고 또 그 반나절의 이야기가, 내 눈가를 촉촉이 적셨다.

눈가의 뜨겁게 흐르는 것들이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떨어지려 무게를 실을 때, 나를 받치고 있던 손의 반동이 굽어진 허리를 펴 자세를 바로 하였다.


박지민
10시 37분, 상류 흡혈종 b22222 소멸.


박지민
자네는 자네의 목숨보다, 그녀의 행복을 선택했구려.


박지민
집행.

집행을 지시하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불타오르는 듯한 열기가 사지를 감쌌다.

찢어지는 고통인지 타오르는 고통인지 알 수 없을, 그러한 고통들이 전신을 휘감았다.

아무리 무통의 대가인 상류 흡혈 종이라지만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뱉지 않기 위하여 한껏 깨물었던 입술을 슬며시 벌려 그 소리를 내뱉으려 할 때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