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춰주는 사람「APRICITY」

APRICITY-6화

정적을 깨고 휴닝카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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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요리 내가 했으니까 최범규 설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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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아 혀엉 도와줘어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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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요리 안 도와준게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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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내가..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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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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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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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헐 누나 고마워요!!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인 범규가 그릇을 하나 둘 모은 뒤 부엌으로 옮겼다.

그 사이 여주는 고무장갑을 끼고 준비하고 있었고, 쪼르르 온 범규도 고무장갑을 꼈다.

아무말 없이 여주가 세제를 묻힌 쑤세미로 그릇을 닦아주면 범규가 물에 헹궜다.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범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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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저 궁금한거 있는데 물어봐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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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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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누나 어디 학교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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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모아고..

여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찰떡같이 알아들은 범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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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우왕 저도요!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고 범규가 다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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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이렇게 예쁜 누나가 있는걸 왜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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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ㅎㅎ

말없이 미소를 지어보인 여주가 설거지를 마치고 고무장갑을 벗었고, 금방 따라 마친 뒤 여주를 따라 거실로 가는 범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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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형들 여주누나 모아고 다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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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오.. 이런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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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헐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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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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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몇반이야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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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7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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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난 5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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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나중에 놀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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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애 부담스럽게 왜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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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근데 7반이면 나랑 같은 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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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전학..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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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내일부터 등교 할거야..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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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아~ 괜찮으면 같이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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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미안.. 난 새벽에 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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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

어어...

작은 목소리로 무뚝뚝하게 답한 여주가 방으로 들어갔고, 거실엔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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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우리가 불편한거 아닌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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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냥 조용히 잘해주다보면 곧 친해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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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나도 들어간다

수빈의 무거운 목소리에 분위기까지 무거워져 갔다.

천천히 걸음을 옮긴 수빈도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범규와 태현은 둘이서만 속닥거리더니 이내 겉옷을 챙겨 집 밖으로 나갔다.

풀썩-

여주가 머리를 단정히 내려묶고 침대에 앉았다.

베개에 몸을 기대어 이불을 덮고 그저 가만히 멍 때리며 생각에 잠겼다.

여주의 머릿속엔 중학교를 다닐때의 일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그 중 몇 안 되는 밝은 기억은 깊은 곳 어딘가에 묻어두고.. 반갑지 않은 기억들만 오롯이 채워졌다.

머릿속이 정리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졌다.

그 때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고등학교도 먼 곳으로 진학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헐떡이다 다 잊은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한 순간 그 아이의 말 때문에 모든것이 다시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왔다.

큰 파도가 몰려와 그 어둠과 두려움들 사이 나를 가뒀고,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차디찬 바다에 푹 가라앉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