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12_데이트

약속 시간 11분 전, 애빈은 미리 약속 장소에 도착해 우진을 기다렸다.

서애빈 [오후 3:49] 저 도착했어요!

박우진 저 방금 버스 탔어요! 금방 갈게요. [오후 3:49]

서애빈 [오후 3:50] 네!

잠시 동안 기다리자 버스에서 내린 뒤 애빈을 찾는 우진이 보였다.

애빈은 손을 흔들며 어디 있는지를 표시했고 우진도 그녀를 발견하고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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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래 기다리셨어요?"

서애빈

"별로 오래 안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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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늘따라 더 예쁘네요, 한 번 더 반했어요."

애빈의 머릿속에서 대 폭동이 일어났고 겉으로는 볼이 붉어졌다.

서애빈

"가...감사합니다아..."

그런 애빈을 귀엽다는 듯이 쳐다봤다.

서애빈

"팝콘이랑 음료 뭐 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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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저 팝콘 치즈맛이랑 콜라요."

서애빈

"그럼 반반으로 할게요!"

애빈은 그가 말한 것들을 잘 기억하며 사람들 뒤에 줄을 섰다.

완벽하게 주문을 완료하고 영화 시작 전까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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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술 많이 마시시던데 괜찮으세요?"

서애빈

"네네, 해장 다 했어요. 우진 씨는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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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전 어제 별로 안 마셔서 괜찮아요."

서애빈

"우진 씨 에비뉴 대학 학생인 거 진짜 꿈에도 몰라서 어제 엄청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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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저도 거기서 애빈 씨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데요, 어색했는데 좀 다행이었죠."

서애빈

"우진 씨 왔다 가니까 애들이 잘생겼다고 아주 난리더라고요, 인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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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애들이 그랬어요? 쑥스럽네..."

우진은 머쓱한지 헤헤 웃었다.

서애빈

'덧니 있으시구나...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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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애빈 씨 저희 호칭 바꿀래요?"

서애빈

"호칭이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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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말 놔도 돼요?"

서애빈

"네!"

그러자 우진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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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애빈이는 나 뭐라 부를래?"

서애빈

"네? 어... 저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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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래!"

애빈은 쑥스러워 눈을 돌리다가 우진 뒤에 있던 시계를 확인했다.

서애빈

"엇, 이제 시간 됐다. 가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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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래 애빈아."

남이 보면 정말 자연스러운 대화였지만 꽤나 고생 아닌 고생을 해서 내뱉은 말이다.

광고와 화재 시 대처법이 화면을 지나가고서 영화의 오프닝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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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재밌게 봐."

서애빈

"선배도요."

목소리를 낮추고 서로에게 재밌게 보라고 말을 건넸다.

.

..

...

약 2시간 정도 영화가 상영된 뒤 꺼졌던 불이 다시 켜졌다.

사람들은 죄다 앓는 소리를 내며 일어나곤 개미처럼 한곳으로 향했다.

서애빈

"으... 찌푸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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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럼 밖에 나가서 산책로 좀 걷다가 밥 먹을까?"

서애빈

"오, 그래요!"

산책과 먹는 것을 모두 좋아하는 애빈은 들뜬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갔다.

아직 낮이 짧은 3월 초인만큼 해는 벌써 붉은색 자태를 감추고 있었다.

서애빈

"선배는 저녁 뭐 먹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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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나는 애빈이 먹고 싶은 거."

서애빈

"에이, 전 다 잘 먹으니까 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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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러고서 가리면 안 된다? 나는 음..."

우진은 고개를 낮추고 발걸음을 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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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치킨 먹을래?"

서애빈

"완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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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럼 저쪽 끝까지만 찍고 치킨 먹으러 가자."

서애빈

"네!"

애빈은 은근슬쩍 속도를 높였고 그걸 캐치한 우진도 발걸음을 맞춰줬다.

서애빈

"전 양념판데 선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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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나도 양념파. 한 마리 시키면 되려나?"

서애빈

"음... 한 마리 하고 사이드 몇 개도 해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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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사이드 어떤 거 있어?"

우진은 메뉴판 쪽으로 몸을 더 기울였다.

그러자 서로 간의 거리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약간씩 서로의 숨결이 느껴졌다.

서애빈

"뭐 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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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치즈볼."

서애빈

"크... 치즈볼 최고죠."

애빈은 고민하다가 소떡소떡을 선택했고 주문을 완료했다.

서애빈

"오늘 영화 어떠셨어요? 선정하는데 너무 제 의견만 반영하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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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난 되게 재밌었어, 들어본 적 없는 영화긴 했는데 엔딩이 좋더라."

서애빈

"그러셨담 다행이네요, 호불호가 갈리는 평이 많아서 걱정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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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관객도 많이 없던데 보러 온 거 보면 그 감독 팬이야?"

서애빈

"앗, 네네. 데뷔작부터 다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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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

우진은 팬심이 대단한 그녀를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서애빈

"선배는 좋아하는 거 없어요? 예를 들어 아이돌이나 노래나 그런 것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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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나는 춤 추는 거 좋아해서 취미로 하고 있어."

서애빈

"헐, 완전 멋져요. 나중에 보여주시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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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요즘에 연습하는 곡 다 하고 나서 보여줄게."

서애빈

"기다릴게요!"

그 후에도 둘은 대화가 끊길 새가 없이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테이블 위에 주문한 메뉴가 올라왔음에도 먹으면 말이 적어지는 사람은 둘에게 해당되지 않는 항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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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서애빈

"넵."

애빈은 화장실을 간 우진을 멍하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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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이제 가자."

그는 뒤에서 빼꼼 나오며 가자고 했다.

각자 짐을 챙긴 뒤 출구로 향했다.

서애빈

"제가 계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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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화장실 갔다 오면서 다 했는데?"

서애빈

"네? 헐..."

애빈은 놀란 눈으로 벙찐 채 우진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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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다음에는 네가 사는 거지, 어때?"

서애빈

"앗, 그래요!"

자연스럽게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둘은 치킨집 앞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서로 데려다주고는 싶어 했지만 집이 정반대에 거리가 있는 편인지라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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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다음에 봐!"

서애빈

"다음에 봬요!"

11:59 PM

애빈은 방 안에 좋아하는 노래를 작게 틀어놓고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그녀가 매우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핸드폰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서애빈

"여보세요?"

"하루 지났는데 영화 볼래요?"

핸드폰 너머로 전해진 목소리의 주인공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사촌이었다.

서애빈

"풉... 그래 그래 보자. 김도뇬 은근 귀여운 구석이 있단 말이야?"

"아니거든요... 제가 갈까요?"

서애빈

"엉냐, 팝콘 있으면 가져오고!"

애빈은 통화를 이어나감과 동시에 방을 나가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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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안녕하세요?"

문을 열자 오늘따라 더 포근한 그의 목소리가 핸드폰에서도 바로 앞에서도 구름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