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22_잘못된 시간들의 회상 2-애빈 시점


사람들이 내게 물었다.

괜찮으시냐고.

길을 가던 이들은 나에게 휴지를 주기도 하고 걱정을 건네기도 했다.

나는 그저 네, 괜찮아요. 라고 말할 뿐이었다.

길바닥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우는 꼴, 벌받는 건가.

너는 더 아팠으려나.

상처 준 건 난데 내가 아파하고 있어.


서애빈
"우리 헤어질까?"

심장이 요동치며 시선은 아래로 내려가기만 한다.


김동현
"애빈아 왜 그래, 너 나 안 사랑해?"

사랑해, 미치도록. 내 인생을 송두리째 휘둘러도 좋을 만큼.

너는 차분함으로 튀어나오려는 눈물을 막고 있어.

네 머릿속은 얼마나 요동치고 있을까, 우리 추억이 마구 날아다니겠지.

너의 손을 잡고 울지 말라며 안아주고 싶다.

이대로 널 보내면 내 그린비가 될 텐데.

만약에 말야

네가 나를 잊고 다른 이를 만나 사랑한다면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자신 없는데.

우는 너를 더 볼 자신이 없어 자리를 피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려 다시 너에게 뛰어갔다.

말할 타이밍을 잡으려 널 따라걸으며 생각했다.

이기적인 거 아닐까, 끝난 사인데 희망한 주는 건 아닐까.

그러다 네가 주저앉았다.

그길로 너에게서 도망치듯 뛰었고 무너져 버렸다.

이번 일의 시작으로 가봤다.

한 달 전쯤인가, 아니면 5년 전쯤인가.


마지막으로 동현이네 집에서 데이트를 한 날이었다.

밤에 편의점으로 가던 도중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서애빈
"여보세요?"

"애빈아 뒤에 봐."

서애빈
"네?"

뒤를 돌자 아무도 없었고 나의 정보를 안다는 것에 몸이 굳어왔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앞을 바라보려는데

손이 날아와 왼쪽 뺨을 갈겼다.

그래, 내가 널 어떻게 잊어. 못 잊게 만들었지 네가.

"잘 지냈어?"

바보같이 주저앉아 벌벌 떨었다.

핸드폰은 떨어져 화면에 금이 갔고 너는 날 내려다봤다.

서애빈
"왜... 왜... 여깄어?"


한이연
"입국하고 바로 너 보러 왔지."

이연은 내 발을 꾹 밝으며 물었다.


한이연
"애인 생겼더라?"

서애빈
"..."

넌 항상 그랬다. 나에게서 무언가를 앗아가고 싶을 때마다 저렇게 물었지.


한이연
"헤어져, 가족이나 김동현인가 걔 다치기 전에."

서애빈
"왜 또 그러는데..."


한이연
"너 때문에 내 인생 망했잖아. 그래서 네 인생 망치려고."

서애빈
"이미 망했었어, 매일매일 꿈에 네가 나와. 거기서 벗어나도 아직 날 붙잡으려 한다고, 망할 기억이."


한이연
"이젠 괜찮나 보네? 과거형인 걸 보니. 근데 왜 이렇게 말대꾸가 많아졌어."

그냥 고개를 숙였다.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한이연
"김동현이랑 헤어지고 대학교 자퇴해."

서애빈
"뭐?"


한이연
"너 박유람 손가락 다친 거 알아?"

서애빈
"네가 한 짓이야?"


한이연
"응, 본보기로 보여주려고."

서애빈
"걔 피아노 치는 애야! 그런 애 손가락을!"


한이연
"시발 잘 사는 게 꼴 보기 싫은 걸 어떡해. 계단에서 밀었는데 그년이 다친 걸 어쩌라고."


한이연
"말 들어. 걔 꼴 나기 전에."

눈물이 나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너는 핸드폰을 한 번 밟고는 사라졌고 남은 건 초라한 나였다.

동현아

그거 알아? 부모님한테는 17살 때 이제 괜찮다고 하고 거짓말 친 건데.

나 15살 때부터 지금까지 쭉 악몽 꿔왔다?

한이연이라는 쓰레기가 나오는 꿈.

근데 널 만나고 나서, 너에게 첫눈에 반하고 나서.

머릿속에 네가 가득 차서인지 꿈을 안 꿨어.

그리고 그거 알아?

우리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