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4_요리

마주 앉은 둘 앞에 선지 해장국이 한 그릇씩 놓였다.

서애빈

"어제 내가 좀 큰 실수를 했잖아?"

가만히 앉아 아무 말도 못 하던 둘이었지만 해장국이 놓이자 애빈이 조심히 말했다.

서애빈

"셔츠... 자국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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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세탁소 맡기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서애빈

"그럼 세탁 맡기고 영수증 나한테 줘, 돈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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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안 그러셔도 돼요, 겨울에 식당 안은 따듯하다고 셔츠 입은 제가 잘못한 거죠..."

한 겨울에 가을같이 적당히 선선했던 그날, 설레는 마음으로 당일에 배송 온 셔츠를 입던 자신을 회상했다.

서애빈

"많이 아끼는 셔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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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딱히 아끼지는 않는데 정들기 전에 보냈으니 다행이죠, 뭐..."

서애빈

"설마 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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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아, 네."

서애빈

"헙... 새로 사줄게. 판매처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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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여차하면 제가 다시 사면 되고 비싸지도 않아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동현이는 해장국에 밥을 넣고 숟가락으로 이리저리 섞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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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식기 전에 드세요."

서애빈

"응..."

애빈도 밥을 넣고 섞었다.

그리고 한 숟갈을 떠 입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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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샘, 저도 해명할 거 하나 있어요."

서애빈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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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제가 방에서 나왔을 때... 하의에 입은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서애빈

"...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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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

동현은 미간을 짚고 한숨을 쉬었다.

서애빈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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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네... 그거 잠옷이니까... 제발, 제발, 좀 잊어주세요..."

서애빈

"앗, 응! 알겠어. 하핫, 나도 오해하고 있었네!"

머쓱해진 애빈은 괜히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계속 정적이 흐르며 그릇을 비워나가는 소리만 들렸다.

서애빈

"엄... What subject do you want to enter? (네가 들어가고 싶은 학과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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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Hotel Cooking Department.(호텔 조리학과.)"

서애빈

"Are you confident in English?(영어에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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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little.(약간이요.)"

서애빈

"What food are you most confident about?(무슨 음식에 가장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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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빠네 파스타요. 샘 영어 잘하시네."

서애빈

"식스센스 대학은 수업이 다 영어로 진행되니까, 기습 한 번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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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저 영어는 1등급이에요, 다른 과목이 낮아서 그렇지..."

서애빈

"오, 아주 대견해. 다른 건 꼭 올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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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전 샘밖에 없어요, 진짜..."

서애빈

"흡, 그럼 이거 다 먹고 동현이 파스타 한 번 먹어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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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네? 더 드실 수 있으세요?"

서애빈

"나 되게 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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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알겠어요, 이거 다 먹고 재료 사서 해드릴게요."

서애빈

"좋아!"

애빈은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다.

해장국 1그릇씩 때리고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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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드 롤 빵은 여기 없으니까 모닝빵으로 대신할게요."

서애빈

"응? 그거로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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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드 롤 빵 없을 때마다 해 먹은 방법이니까 믿어보세요."

서애빈

"응응."

모닝빵 외에도 동현이만의 레시피에 필요한 재료들을 카트에 담았다.

다 똑같아 보이는 마트 재료들 중에서 고심하는 동현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서애빈

"난 다 똑같아 보이는데 역시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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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거 다 사서 먹어봤거든요, 이 회사 거가 좋아요."

서애빈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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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어? 부모님 나가셨나 봐요."

서애빈

"그러게, 안 계시네."

테이블 위에 장본 재료들을 올려놓고 봉지에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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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지루하실 텐데 TV라도 보고 계실래요?"

서애빈

"아냐, 나도 옆에서 거들 건 거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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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럼 야채들 좀 적당히 잘라주세요."

서애빈

"응응."

애빈은 옆에서 재료를 다듬거나 소스를 섞는 일 등을 하며 동현을 거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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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제 담기만 하면 되니까 먼저 앉아 계세요."

서애빈

"알겠어."

오븐에서 빵을 꺼내 그릇처럼 만든 뒤, 파스타를 조금씩 담았다.

예쁜 접시에 옮겨 담은 뒤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서애빈

"오, 비주얼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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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플레이팅은 좀 별론데 그렇담 다행이네요."

애빈은 앞접시에 빵 하나를 가져갔다.

서애빈

"한입에 먹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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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들어가신다면요."

그러자 갑자기 입을 풀더니 크게 벌려 입안에 집어넣었다.

잠시 오물거리다가 삼켜 넘겼다.

동현은 자신도 먹는 척하였지만 신경은 애빈에게 향했다.

서애빈

"가게 하나 차려도 될 정돈데?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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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진짜요? 와... 다행이다..."

서애빈

"살면서 먹은 파스타 중에서 제일이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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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고마워요, 맛있게 먹어줘서."

동현은 기분이 좋은지 밝게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