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라는 폭력.

10화. 더 이상 나에게 다가오지마

반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주연하가 뒤를 돌아 나를 봤다. 나는 순간 흠칫했고 주연하는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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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연비야 어디 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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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어..?! 나 찬열이에게 다녀 왔어….숙제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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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아……알았어..”

주연하는 내 말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다시 앞을 봤다. 1교시가 시작되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변백현 쪽을 봤다.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었을까 변백현이랑 눈이 마주쳤고 변백현은 내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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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앞에 봐.’

당연히 내가 아니라 주연하에게 한 거 일수도 있다. 그러기에 나는 그냥 엎드려버렸다. 아프다는 핑계로.

아니, 핑계는 아니다. 정말로 아팠으니까. 배보다는 마음이. 그렇게 쉬는 시간까지도 변백현과 박찬열이 찾아와도 씹고서 누워 있으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점심생각이 없어 계속 누워있었다. 그러자 박찬열이 내 근처에 와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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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일어나라 잠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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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저리로 가. 점심 안 먹을 테니까..”

내 말에 박찬열은 좀 고민하 듯 하더니 나를 벌떡 이르켜 세웠다. 그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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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따라 나와.”

나는 또 박찬열에게 걸렸구나 하는 생각으로 한숨을 쉬며 반에서 나갔다.

반에서 나가 박찬열을 따라가자 도착한 곳은 운동장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는 벤치였다. 내가 아는 풀 숲 뒤 벤치가 아닌 다른 벤치였다. 박찬열은 날 벤치에 앉히고는 진지하게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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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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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뭐가…”

나는 박찬열의 말에 태평스럽게 말했지만 박찬열은 눈 하나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직시하며 다시 한번 딱딱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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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누구냐고. 너 힘들게 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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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무슨….날 힘들게 한 사람이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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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하, 변백현이지? 이 새끼가….”

박찬열이 변백현에게 가려고 일어서자 나는 박찬열의 손을 잡았다. 박찬열은 날 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한숨을 푹 쉬고는 날 보는 박찬열에 나는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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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주연하…..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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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뭐?!”

너무 작게 말했나…..박찬열은 안 들린다는 식으로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좀 더 크게 말했다. 주연하라고 말하자 박찬열의 귀를 새빨개졌다. 저 귀는 감정 표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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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너 주연하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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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뭐?!!?!!! 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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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근데…귀는 왜 빨개져..?”

나는 귀가 빨개지는 박찬열에게 주연하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찬열은 발짝을 이르키며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씩 웃으며 말했고 박찬열은 한 숨을 푹 쉬더니 내 머리 위에 손을 턱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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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너 때문에 그렇다 너 때문에! 주연하 때문에 오늘 하루 기운이 없는 거 잖아! 걱정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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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아니, 뭐……왜 이래?! 오글거리게…..됐어. 나 그냥 변백현 포기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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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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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몰라….나 먼저 들어간다~”

내 말에 놀란 박찬열을 두고 나 혼자 교실로 올라갔다. 교실에 올라가니 주연하와 변백현이 있었다. 나는 들어가지 못하고 뒤 문에서 숨었다. 그리고는 쭈그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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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백현아! 밥 먹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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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안돼. 연비가 안 왔잖아. 너 진짜 왜 그래? 어린 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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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백현아. 연비 밥 안 먹는데! 매점 간다고 했거든!!!!”

나는 주연하의 말에 슬쩍 일어나 매점으로 가려고 했다. 내가 이래야 저 둘이 이어질 것이고, 그러면 내 마음은 덜 아프니까.

가는 도중 캔을 밞았고 그 덕에 변백현과 주연하가 나를 봤다. 창문으로 훤히 보이는 날 계속 주시하던 변백현은 내게 달려왔고, 주연하의 표정은 썩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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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연비야! 매점 갈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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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으….응……지갑을 집에 두고 가서 올라 왔어…”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주연하를 위해 내가 이래야 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빨리 이 둘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좀 더 편하고, 마음이 안 아플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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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그러면 밥 먹고 와…..”

나는 변백현에게 말하고는 발걸음을 땠다. 뒤에서는 주연하와 변백현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변백현은 내게 잠깐 멈추라고 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저 여기서 빠져 나오고 싶었다. 힘들었다. 변백현을 원망했다.

왜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어서는…….날 이렇게 아프게 하냐고….따지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 그럴 자신감은 없어질 대로 없어졌다. 그러기에 나는 그저 입 다물고 주연하와 변백현을 이어주는 발판만 되면 되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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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연하야. 나 연비랑 매점 좀 다녀 올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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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뭐?!! 우리 밥 먹고 가기로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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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연비는 밥을 안 먹는다고 했잖아. 돈도 없고. 내가 사줘 야지. 언제까지 애처럼 굴 거야? 하, 기다려 딸기 우유 사올게. 우리 연하는 기다릴 수 있지? 오늘 학교 끝나면 같이 놀 거니까 얌전히 기다려~! 어디 가지 말고!!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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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응…..”

주연하는 변백현의 말에 순한 아기처럼 답을 했고, 변백현은 그런 주연하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럴 꺼면 내 이름을 외우지 말지. 이럴 바엔 나란 존재를 모르고 살지. 이렇게 될 거면 변백현을 좋아하지 말지…..

아무리 외쳐봐도 내 속에서만 돌아다니는 말들이 너무 아팠다. 심장을 유리조각으로 찔러 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냥 그 둘을 남겨두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으로 내려가니 박찬열이 있었다. 나는 박찬열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갔다. 그리고는 박찬열 품에 안겼다. 그렇게 나는 울었다. 박찬열이 왜 우냐고 해도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봐도 나는 처량하고 불쌍하니까. 그저 박찬열 품에서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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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연비야!!!”

뒤에서 변백현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내 감정에 충실해져 있었다. 변백현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박찬열 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거의 다 울었을 때 박찬열은 날 안고 있던 팔의 힘을 살짝 빼더니 내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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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우리 울보! 이 거 가지고 매점 가서 초코우유나 사 먹어! 아! 기분이다!! 초코에몽 사 먹어라!”

박찬열의 말에 나는 의심을 품었다. 일단 박찬열이란 사람은 내게 돈을 줄 사람이 아니면서 초코에몽까지 사라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훌쩍 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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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지….진짜 초코에몽 사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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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당연하지! 그리고 그만 울어!! 그러다 눈 부을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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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뭐?! 나 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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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아니, 부어도 예쁘니까 빨리 사 먹으러 가!”

오늘 따라 박찬열이 좀 이상했지만 박찬열이 초코에몽을 사줄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돈을 가지고 매점으로 뛰어갔다. 그 동시에 박찬열은 변백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