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라는 폭력.

3화. 내 인생이 드라마라면....03

한참을 엎드려 있었을까 종이 쳤고, 난 느리게 일어났다. 수업종이 쳤지만 안 오시는 선생님에 우리 반 아이들은 떠들었다.

그래, 저렇게 떠드는 아이들과 나와 같은 엑스트라 겠지. 하지만 난 떠들 사람도 없고, 그냥 은따 엑스트라인 정도?! 그래, 그 정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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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연비야, 어디 아파?”

누워 있었을까 주연하가 내게 말을 걸었다. 왜 지? 사실 주연하가 말을 걸면 다른 사람들은 좋아라 하겠지만 글쎄, 그 닥 좋지는 않다.

의심부터 들었다. 왜 갑자기 어째서 나를 챙기는 거지? 설마 주연하는 착한 우등생이니까 혼자 있는 날 본 선생님이 부탁한 건 가? 그렇다면 날 챙겨 줄 필요는 없는데….

어차피 나는 아무도 모르는 존재로 남고 싶으니까. 하지만 이런 호의도 좋네. 처음 느껴본 호의에 나는 활짝 웃었다.

그러자 주연하는 잠깐 멈칫하더니 그녀만의 특별한 어여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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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하

“너 웃으니까 완전 예쁘다! 매일 웃고 다녀!! 그리고 나와 친하게 지내자!”

이미 친한 사람이 많은 그녀가 내게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어째서 지…? 어차피 그녀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인기도 많고 친구도 많으며, 변백현………도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그녀인데.

하지만 교실 안이라서 나를 보는 아니, 그녀를 보는 눈이 많았다. 여기서 내가 거절을 한다면 은따가 아닌 왕따가 되겠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교과서를 읽었다.

그녀의 눈빛이 부담스러워서 인지, 반 아이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인지, 변백현의 시선이 느껴져서 그런 건지. 나는 볼 것도 없는 음악책을 펼쳐 읽었다.

팔세토 창법 등 여러가지가 나왔지만 내 머리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직도 변백현의 시선이 느껴 지기 때문이다. 슬쩍 고개를 들어 변백현 쪽을 쳐다보면 변백현과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그 것도 모자라 날 보고 웃는다. 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상황에서는 김칫국을 조금 마셔야 겠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살짝 웃었다. 그래도 변백현이 나라는 존재를 알고 있으니 좋았다.

음악 수업이 끝나고 역시 변백현은 그녀에게 왔다. 그래, 그는 그녀에게 오고 있었다. 그러다 방향을 틀어서 나에게 왔다. 응? 갑자기? 왜? 내 머리속에서는 수 많은 물음표들이 띄어 졌다.

하지만 그 물음표들의 답들을 찾지 못했다. 변백현은 내게 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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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음, 조연비! 맞지?!! 나 그디어 네 이름 기억한다!!”

변백현 말에 그녀는 아리따운 웃음을 흘리며 변백현에게 말했고, 변백현은 그런 그녀의 말에 살짝 화를 냈다.

그런 모습이 나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아무리 변백현이 내게 왔다 해도 더 웃고, 행복한 모습이 보이는 건 그녀와 있을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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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내가 사실 얘들 이름을 안 외우거든. 박찬열도 1개월 걸리고, 연하는 1개월 3주 걸리고, 그래도 네 이름은 빨리 외었어!”

그의 말에 날카로운 말 조각들이 박혀 있던 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름을 외우는 데 1개월 3주. 하지만 내 이름을 외우는 데 하루. 무언가 그에게 나란 존재가 그녀와는 다른 존재라고 느껴졌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 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내 김칫국 2사발 생각은 바로 깨져버렸다. 일부로 던진 핸드폰 액정 같이. 산산조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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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근데 연하야! 너 웃는 거 진짜 예쁘다…. 진짜, 매일 웃고 다녀!!”

그는 그녀에게 그에게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네모 웃음을 보여주며 말했다. 역시 수업시간에 그가 보며 웃었던 건 내가 아니라 그녀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예측했었다.

그저 행운의 0점 몇%를 놓지 않았을 뿐이지. 하지만 놓아도 될 것 같다. 더 이상 그와 내가 친해질 계기가 없으니, 행운이라는 것은 없을 거라고 난 믿는다. 아니, 오늘부터 믿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