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라는 폭력.
8화. 사라지고 있는 나의 자신감과 자존심 01


집에 들어가 나는 생각을 곰곰이 했다. 어째서 변백현이 자기 집 방향도 아닌 방향을 나랑 같이 갔을 까. 그리고 왜 내가 들어가니 집으로 다시 가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김칫국밖에 마시는 일 밖에 없었다.

그럴 일이 없는 것을 아는 데도, 괜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렇게 착각을 하면 상처를 받는 건 결국 나이다. 그리고 상처를 받으면 또 자신감이 점점 없어지겠지. 악순환의 반복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가 변백현을 포기 못하는 이유는…… 우리 오빠를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3년 전에 죽은 우리 오빠를 닮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백현은 우리 오빠와 다르다. 외모는 비슷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반대이다. 확실히 모든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건 우리 오빠와 같지만 오빠는 나까지 잘해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변백현은 나를 비롯하고 그 누구에게도 친절하다. 그 점에서 더욱 좋아진 것 같다.


조연비
“엄마….자고 있어?”

방에서 나가 엄마가 있는 안방에 들어갔다. 그러자 엄마는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

문을 닫았는데도, 전화 내용을 안 들었는데도 알 수 있었다. 엄마는 지금 아빠와 통화 중일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저렇게 소리를 지를 이유가 없지…

엄마
“아니, 당신이 집에 안 들어오니까 그렀 잖아!!! 지금 장난하는 거예요? 하, 저기 요. 연비아빠 안 들어올 거예요? 그렇게 술만 쳐 마실 거냐고! 당신이 이러니까 연비가 자존심이 깎이고 깎였지!!!”


조연비
“아빠 때문은 아닌데….”

나는 크게 들려오는 엄마 목소리에 그냥 방에 들어갔다. 나도 안다. 내 자존심과 자신감은 사라질 대로 사라졌다고. 그래도 조금은 남아 있었는데, 오빠가 죽고나서 싹 다 사라진 것 같다.

오빠가 나에게 잘 대해주진 않아도, 내 자신감은 있도록 해주었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일은 야자를 안 하고 오빠 납골당이나 가볼까 하는 생각이 가득 찼다.


조연비
“아….모르겠다..”

침대에 털썩 누웠다. 그리고는 변백현을 생각했다.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나는 빠르게 교복에서 잠옷으로 갈아 입고 침대에 누웠다. 이불까지 덮고 잘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