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관전중
한순간에 인성 파탄 악녀


선생님
자, 여기부터 여기까지의 거리는.

000
으으.

재미 없다.

정말 끝장나게 재미 없다!

아참, 내 이름은 000. 열여섯에 현재는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흔한 중학생이다.

아아니, 딱 하나 안 흔한 점이 있다.

난 슈가프리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꽤 인기 있는 인터넷 소설가이다. 대표작이면서 지금 연재하고 있는 중인 글인 판타지 로맨스물 「너와의 마법학교」도 있고.

그보다 난 수학이 정말 더럽게 싫다, 이 말이다!

나는 애꿎은 서랍만 계속 두드리며 뭔가 시간을 때울 만한 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너와의 마법학교에서, 이번 편에 한예화라는 인성 파탄자 쓰레기 최종보스 악녀가 마법학교 「유토피아」에 전학을 온다!

흐흐, 한예화 욘석. 기대해라. 성격을 개파탄자로 짜줄 터이니.

난 공책에 커다랗게 「한예화」라고 쓰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 때였다.

000
어, 어어.

내 눈꺼풀이 발작이라도 일으키는 마냥 마구 깜박거리더니,

눈 앞으로 빛이 한가득 쏟아졌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000
으아아악!!!

그리고 눈을 떴을 때에는, 이 빽빽한 나무들이 넘치는 숲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시발 뭐야! 뭔데! 이 금방이라도 몬스터가 출몰할 거 같은 곳은!

나는 최대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내 팔을 보았다.

000
더럽게 얇네.

살이 빠졌나?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고 내 다리를 봤을 때였다.

000
헐!

완전 새하얗고 얇아 세상에 세상에!

나는 기겁을 하며 내가 입은 옷을 확인했다.

검은색 나시 티에, 찢어진 청바지에...

거기다가 단발머리? 아니 이게 무슨!

000
이게 무슨 일이야!

목소리도 더... 괜찮아진 거 같기도 하고?!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숲을 벗어나려고 앞으로 마구 뛰었다.

그리고 더 경악스러운 것을 마주했다.

서... 성이다!

그것도 존나 큰 성이다!

현실에서는 마주할 수도 없을 거 같은, 하얗고 심지어 허공에 떠 있는 성이다!

000
시발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그렇게 한참 바라보다가. 나는 하나를 깨달았다.

이 성의 구조. 하얀색하며 허공에 떠있는 점, 여기저기에 걸린 푸른색 깃발과 앞의 공중호수...

여기 「유토피아」잖아?!

나는 일단 내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공중호수로 달렸다. 이 공중호수,「미러」는 내 설정이 맞다면 거울 같은 반사력을 자랑할 것이다.

내 설정이 맞았다. 그리고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화장 하나 하지 않고도 보이는 이 존예녀에, 검은색 단발 머리에 시크하게 생긴 낯짝. 거기에 빨간 눈...?!


한예화
하, 한예화?!

내가 만들어놓은 한예화 설정과 완전 똑같잖아!

이 매혹적인 목소리에, 도도한 면상까지...?!


한예화
이런 미친...!

나는 일단 저게 내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물 옆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미러에 비친 한예화도 폴짝폴짝 뛴다.

아니 미친! 이런 미친! 시발 미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잠깐, 한예화가 아직 유토피아에 들어가기 전이라면...

나는 유토피아로 달려가 정문 앞에 꽂힌 붉은색 벽돌의 숫자를 셌다.

위에 여섯, 아래에 열둘.


한예화
육월 십이일?

한예화 설정을 잡은 날은, 세계관 속에서는 구 월 이십 팔일. 아직 세 달이나 남은 셈이 된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등장하는 화까지 칠 월 구일이다. 아직 삼 주 정도의 기간이 있는 것이다.


한예화
세상에. 어떡해야 되지?

한예화는 게다가 최강 인성질 끝판왕 악녀이다.

대충 한예화가 이여주를 괴롭히고 있을 때, 남주들이 등장해서 구해주는 그런 루트.

그리고 한예화는 생에 없던 존나 당당한 악녀기 때문에 들켰다고 흐읍, 흐윽. 거리는 그런 애는 아니다.

그렇지만 난 예쁘고 병신같이 맨날 당하는 이여주 언니를 때리고 짓밟고 그러고 싶진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