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관전중

사랑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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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쟤랑… 각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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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

지금 내가 뭐라고 답하는 게 상대적으로 괜찮은 답변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만한 타이밍이었다.

내 머릿속은 하얬고, 박지민의 얼굴도 하얬고, 저 멀리 날아가서 찌그러져있는 이여주도 하얬다.

허허, 미치겠네. 아버지 정답을 알려줘!

물론 각인을 한다는 건 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목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도 별로였고, 사실 그냥 연기 심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지 각인이라고 생각 안 했으니까.

내가 그 검정 연기가 바로 각인이겠구나 알아봤으면 이렇게 안 됐지. 개똑똑하게 처음부터 그 물을 안 마셨겠지.

생각보다 너무 덜 아팠던 것도 있고… 무튼. 난 최대한 자연스러운 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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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게 각인인 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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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말도 안 돼. 허락도 안 받고 저지른 짓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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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응. 너무 쉽게 하길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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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쉽게? 장난해?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정색하자, 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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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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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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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여주…?

김태형이 드디어 느릿느릿 기어나온다.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하얀색이다. 뭔가 소름끼치네.

그리고, 눈동자 갈아끼우면서 시력도 갈아끼우고 왔는지, 이여주를 한 번 봤다가 나를 쳐다보면서 이여주랜다. 뭐임. 왜 그럼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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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너, 우리가 이렇게 될 동안 뭐하고 있었어?

그래도 주제 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촤악 하고 멋있게 시선을 돌려 김태형에게 걸어가니 박지민은 전정국 쪽으로 갔다.

나는 잔뜩 화난 표정을 지었다. 박지민을 거절하려고 그러는 것도 있는데 뭐, 사실 내가 김태형한테 화난 부분도 적잖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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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눈 안 마주치려고 시선계 마법을 아예 차단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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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러느라 늦은 겨?

아씨, 그래도 노력을 하고 온 거라 욕을 먹일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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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여주가 뭐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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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몰라. 뭘 죽인다나 뭐라나, 내가 나댄다고 그러고. 돈 없다고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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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여주가?

놀랐구나? 그래. 설마 여주가 남주 앞에서 악녀 욕을 시원하게 때리박겠니. 김태형이 눈을 대빵만하게 뜨고 나와 전정국을 번갈아 쳐다본다.

혹시나 쓰레기같은 상상 - 예를 들면 우리 둘이 사귄다 - 을 할까 봐 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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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내가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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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불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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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 쟤가 내 목에 연기를 꽂… 심었어. 그래서 부르면 올 수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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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와. 김태형 표정 완전 익스트림. 일그러졌다가 풀어졌다가 하는 게 육안으로 보인다. 지금 쟤의 마음은 약간 그런 거겠지?

'썅, 한예화가 나쁜 년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나쁜 새끼 되어버렸잖아? 젠장.'

이런 느낌? 음. 완벽해. 나는 다시 김태형을 올려다봤다…

…는 없네. 에엥?!

휙, 뒤를 돌아보자 박지민과 김태형과 전정국이 삼자대, 아니 이자대면을 하고 있다.

확실히 하자면 전정국은 대화에 참여를 안 하고 일어나려는 이여주를 바닥에 밀어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너무 궁금한데 뭘 할 수 있는 말도 없고.

나는 우선 이 자리에서 도망을 치기로 했다. 함무라비 법전에 그런 말이 있지, 또라이는 또라이로 갚아야 한다는 그런 말이.

그러므로 지멋대로 숨었다가 나왔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새끼들이 있다면 나도 지멋대로 숨었다가 나왔다가 사라지겠어.

사요나라다, 낄끼빠빠들아!

잠깐 나에게 날아오려는 김태형에게 엿을 날려준 후 나는 굳은 다리로 냅다 줄행랑을 쳤다.

아, 물론 나갈 때 복도 끝에 쓰러져있는 이여주를 한 번 밟아주는 것도 잊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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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지! 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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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뭐, 뭐야. 예화? 갑자기 무슨 일이야?

지은이는 향기를 저장 중이었나 보다. 빨랫감에 손을 대고 가만히 숨을 쉬고 있던 걸, 내가 문을 쾅 여는 소리에 기겁을 한다.

문을 너무 세게 열었나? 허허, 조금만 참을 걸 그랬나. 그나저나 넌 오늘도 이쁘구나,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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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너네 기숙사 방에 아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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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니, 있긴 한데, 무슨 일이 생기는 바람에 잠깐 신세 좀 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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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무슨 일이 크게도 생겼구나. 세상에. 그건 뭐야?

앗. 아까 넘어지면서 쓸렸나 봄. 무릎 윗부분, 짧은 반바지가 가릴락 말락하는 그 부분이 찍혀서 피가 나고 있었다.

…좀 많이. 좀 콸콸.

지은이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나는 최대한 피가 보이지 않게 내 양 손으로 상처 위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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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하하, 이게 좀, 오다가 좀. 넘어져가지고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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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치료부터 하자 치료부터. 치료… 잠깐만 거기 앉아 있어 봐!

크흡, 착한 기숙사장님. 역시 반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나는 천천히 내가 쾅 열고 들어온 문 쪽을 봤다.

문을 너무 세게 열어서 미안한 마음에 나는 문을 다시 토옥 닫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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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휴우.

아이고 삭신이야, 옥상에서 떨어진 지 얼마 지났다고 또 달려버렸네.

지은이가 쟁반 같은 걸 들고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다가 문득 문 쪽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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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너 힘 진짜 세구나. 아직도 문이 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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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응? 내가 방금 닫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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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응? 문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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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야.

지은이가 고개를 홱 돌린 순간, 내 뒤에 박지훈이 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은이의 표정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더 기겁을 하면서 잠깐 들고 있던 꽃 모양 인형을 박지훈에게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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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아니, 오늘 우리 방 왜 이렇게 인기가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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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내가 아냐? 넌 좀 비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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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할 말 뭔데? 그냥 해. 내가 들어서 뭐 준다구.

박지훈이 이지은을 심히 노려본다. 아, 아니. 분위기 무엇. 금방이라도 맞짱뜨자 할 거 같은데.

순간 박지훈의 시선이 '너 잘 만났다' 같은 느낌으로 나에게 날아왔다. 그리고, 그의 손목도 내 손목을 착 잡아챘다.

근데 뭔가 썸남한테 잡히는 느낌이 아니라 경찰한테 잡히는 느낌. 이걸 소화한 김태형이 개 쩌는 거구나. 으응.

…근데 왜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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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해야 될 말이 있어. 존나 중요하고, 존나 지금 니가 꼭 알아야만 하는 거니까 아가리 닥치고 따라와라.

하하.

개새끼!

엉엉 개학하느라 올리지도 못하고 있었네요ㅜㅜ

내용도 너무 빈약해요, 최대한 후다닥 써서 올렸는데 아마 앞으로는 더 업로드가 늦어질 거에요, 시험도 쳐야 하구 그래서...

그래도 열심히 시간 쪼개서 써 볼게요! 다음 글은 좀 길게 써 올게요ㅠㅠ 삼천자라니 이런 말도 안 되는... 김인예님 초심 돌려내ㅠㅠ

기다려 주신 애기님들께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좋은 오늘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