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덮쳐버리는 수가 있어! 해커집단 옆.사.칠
2. 얌전히 안겨있어. 누나.



박여주
"야, 너 우리집 비밀번호 어떻게 알았어?"


버그 박지민
"그야, 누나가 나 안 들여보내주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 지민에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박여주
"이거 주거 무단 침입인 거 알아?"


버그 박지민
"그것보다 사람이 왔으면 얼굴 좀 보여주시죠."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건성건성 답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지민이의 얼굴에 심술이 났다.

내 뒤로 다가온 지민이가 탄탄한 두 팔로 나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내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지민이에게로 향했다.


박여주
'잠깐만, 나 지금 손이 키보드 위에서 벗어난 건가?'


박여주
"야! 박지민, 미쳤어?"


버그 박지민
"전에도 말했잖아요."

나를 내려다 보는 지민이의 검은 눈동자가 요염하게 가라앉았다.


박여주
'아니, 무슨 고등학생이 이렇게 색기가 흘러?'


버그 박지민
"나, 누나한테 미쳤다니까."


박여주
"박지민, 지금 장난칠 상황 아니란 거 몰라?"


버그 박지민
"끝내면 되는 거죠?"

내가 모니터 화면 위로 수없이 쏟아지는 공격들을 보며 심각한 얼굴로 지민이를 윽박지르자 지민이가 나와 같이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더니 나를 감싸안은 그대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버그 박지민
"이거 끝내면 누나가 나 봐주는 거잖아."


버그 박지민
"손을 함부로 놀리는 것들은 손을 못 쓰게 만들어야지."

지민이의 손이 그의 포지션에 걸맞게 키보드 위를 사납게 휘몰아친다.

악성코드 담당 남준이도 악성코드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지만 지민이도 만만치 않다.

남준이가 악성코드를 분석해서 그에 맞는 대응책을 세우는 역할이라면 지민이는 그 반대로 악성코드나 해킹프로그램을 유포하는 쪽, 화이트 해커라기보단 해커가 더 잘 어울리는.

오는 공격을 되돌려주는 것이 꼭 살을 되받아 치는 것 같다.

확실히 공격을 먹은 상대로 인해 모니터 화면을 쉴 새없이 넘기던 C언어들이 잦아들었다.


버그 박지민
"이제 슬슬 마무리 단계 같은데. 누나, 나한테 뭐 해줄 거에요?"


박여주
"너 월급 받고 일하는 거야. 이건 내 일이기도 하지만 네 일이기도 하단 말.."

입술이 모든 말을 내뱉기도 전에 그 위를 덮치는 지민이의 보드라운 입술에 단숨에 묶여 버렸다.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이 다시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렸다.

가벼운 입맞춤 정도였지만 마냥 꼬맹이라고 생각한 녀석의 행동은 나에게 묘한 여운을 남겼다.


버그 박지민
"아쉽지만, 일은 일이니까 이정도로 하고."


박여주
"야.. 박지민? 너 지금 누나한테.."

내가 두 눈이 동그래져서 지민이를 마주본 채 소리를 치자 지민이가 여전히 내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내게 얼굴을 가까이 한다.


버그 박지민
"자꾸 그렇게 재잘대면."


버그 박지민
"일이고 뭐고 확 덮쳐 버리는 수가 있어."

잔뜩 기세가 오른 지민이를 어벙한 얼굴로 바라보자 나를 응시하던 지민이의 입꼬리가 매력적인 곡선을 만든다.


버그 박지민
"그러니까 일 끝날 때까지 얌전히 안겨 있어요. 누나."

깡 좋게 자신의 두 팔안에 나를 가두고는 업무 중이라는 능글맞은 고등학생.

옆.사.칠 최강의 공격수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천재 해커. 박지민이다.


버그 박지민
"계속해서 해커 지민이를 만나고 싶다면? 응원하기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