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EP.05 슬펐어요 , 도련님 노래는



박지민
" 이번 나비는 특히 싸가지 없거든 "


이여주
웃겨 , 아주

지민의 대화속엔 모두 여주가 빠지지 않았다

도련님은 지독하게도 칭찬 한번을 않고 쓴소리만 해대고 좋아라 욕을 해댔다

하지만 그 말들은 모두


이여주
충분히 예상가는 대답만 내놓으셔 어째 ㅎ


이여주
그 정도로 상처 받지 않습니다 , 상처받을 정도로 심한 말도 아니구요

그렇게 시간은 더디게도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안내받은 자리는 도련님에게서 가깝지만 조금은 떨어진데다 마주보고 먹을 수 있는 자리였다 .

도련님 덕에 아침도 채 목지 못 하고 학교에 온지라 배가 고팠던 여주는 밥을 부지런히도 씹어 넘겼다

그렇게 부지런히 씹어 넘겼는데도 도련님은 이미 급식실을 나가는 중이였다 .


이여주
참 .. 이딴 식으로 괴롭히시겠다 ?


이여주
다른건 몰라도 이건 좀 열받네

작게 중얼거린 여주는 급히 일어나 지민을 따라 나섰다

•••

북적이는 운동장의 모래 위를 높은 굽이 딸린 검은 구두로 누비던 중 문득 고개를 들어 확인한 후

수많은 운동화 속 반짝이는 검은 구두라 , 특별한 기분에 피식 웃자 지민이 홱 뒤돌아선다


이여주
뭐야 ..

장난기가 섞인 눈빛으로 저를 응시하던 지민은 아예 여주를 향해 걸어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지민의 하얀 운동화와 여주의 검은 구두 사이가 점점 가까워져가다 맞닿을 쯤 지민이 걸음을 멈추었다


박지민
기대해

또박또박한 입모양이 말했다 . 시끄럽다 느낄 만큼 분주한 운동장 가운데 , 둘만이 멈추어 서 있었으며

여주의 시선을 끄는것은 오직 벙긋거리는 입모양 뿐이였다


이여주
대체 뭘 ..

대체 뭘 기대하라는거지 , 생각하는데 저 미련한 도련님은 그 마저도 기다려주지 않고 또 돌아서서 내달렸다


이여주
도련님 !

곧장 도련님을 뒤따랐지만 잇따라 치는 종소리에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는 인파 속에 도련님의 모습은 사라진 뒤였다

•••


이여주
도련ㄴ , 박지민 ..!

긴 복도를 뛰어 지나며 반짝이는 검은 구두는 부지런히 제 주인을 찾았다


이여주
도련님!! 박지민!!

하지만 애석하게도 교실에도 , 화장실에도 . 도련님이랑 닮은 뒷 모습조차 찾을 수 없었다 . 결국 ,


이여주
씨발 , 배째 . 세상 좀 편하게 살아보자는데 ..

복도 한가운데 서서 욕을 내뱉던 여주는 어렴풋이 들리는 노래 소리에


이여주
... 도련님 ?

저 잔잔히 울리는 따뜻한 목소리가 정녕 도련님의 것이 맞는 것일지 여주는 의문을 품었고 ,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저만치 멀리에 위치한 음악실로 향했다

•••

여주는 궁금했다 .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귀가 찢어져라 소리지르며 종을 쳐대고 제게 온갖 욕을 뱉어대던 그 목소리가

지금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저 다정한 목소리가 도련님의 것이 맞는 것인지

음악실 안에 혼자 서서 노래를 부르던 도련님은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였다 .


박지민
뭐해 ? 다 봤으면서 . 안 들어오고


이여주
아 ... 보셨구나 .. ㅎ


박지민
어때 ? 내 노래 .


이여주
..........

아름답지만 슬펐다 . 도련님의 노래는


이여주
잘 .. 모르겠어요

제게는 늘 쓴소리만 뱉어대던 그 입술 , 늘상 구겨진 채 찌푸려져 있던 미간이 . 이곳에선 편하게 둥근 모습으로 존재했다


박지민
모르겠다니? 나비는 항상 교묘하게 대답을 피하더라 ?


이여주
글쎄요 , 제 말투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여주
그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이여주
진심이였을 겁니다 . 물론 지금도


이여주
진심이지요 ㅎ


박지민
... 무슨 뜻이야 , 그럼 . 그말은


이여주
말 그대로 , 잘 모르겠습니다 . 도련님


박지민
... 뭐가 모르겠다는거야


이여주
도련님의 노래는 분명 아름다웠습니다

그 말에 지민의 표정은 한층 밝아지는 듯 했다


이여주
그런데


박지민
...?


이여주
슬펐어요 , 도련님 노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