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EP.27 외롭지 않아


하루아침에 여주를 잃은 지민은 , 이름 없는 추억 속의 옛 나비를 그리고 , 그리워했다 .


박지민
..너 없이는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단 말이야 ..

슴플과 미움이 뒤섞인 아침이 그렇게 흘렀다 . 멍한 정신으로 복도를 거닐다 , 문득 조영한 문을 쳐다보았지만

나비는 없었다 . 그 어디에도 .

···

하인
도련님 , 이렇게 고집피우시다간 정말 큰일나십니다 . 힌 숟가락만 이라도 드세요 ..


박지민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 다 꺼지라고 .

이불 속에 파묻혀 있던 지민이 조용히 대답했다 .

평소같았으면 이미 주변에 놓인 물건들을 던지며 떼를썼을 텐데 , 조용한 지민이 낯선 하인들은 서로에게 어깨만 으쓱 해 보였다 .

" 뭐야 , 왜 저러는데 ? "

" 뭐 , 부려먹던 사람 하나 없어지니까 짜증내는 거밖에 더 되겠어 ? "

베개 밑에 푹 얼굴을 묻은 지민은 문밖에서 들리는 작은 대화 소리에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어 보아도 속상함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

눈물이 멈추지를 않고 나왔으나 지민의 곁엔 더 이상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쓸어 줄 나비가 없었기에

[ 땡땡땡땡땡땡 ]

발작처럼 , 종을 울려 보았으나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

회장
" 언제까지 그렇게 단정치 못하게 있을거냐 , 나이가 몇인데 "

날카롭게 날아와 꽃히던 아비의 목소리는 그다지 무서울 것이 못 되었다 . 아빠는 항상 그랬으니까 .

언제나 말이 많았고 , 언제나 차가웠으니 . 그 정도 잔소리는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수 있었는데 ..


박지민
... 나비가

나를 상대하는게 힘들었다니 , 그래서 , 그만 두게 해달라고 빌었다니 .

믿을 수가 없었다 . 나는 나비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좋았는데 .


박지민
내가 싫었대 ...

내가 , 지겨웠대 .

그 차가운 얼굴로 내뱉는 모든 말들이 기슴 깊이 꽃혔다 .


박지민
아니야 .. 아닐거야 . 거짓말이야 .

그 모든 것이 거짓 일리 없었다 .

우는 나를 따뜻하게 달래주던 손길 , 밝은 표정으로 맞추던 부드러운 입술 . 내가 마주했던 붉게 물든 얼굴

사랑한다는 고백에 자신도 그러하다 말해준 나비가 .

모두 거짓이라면 ,


박지민
나는 대체 누구를 좋아한거야


박지민
넌 항상 내 옆에 있어 줄 거리고 했잖아 ...

조용히 흔들리는 종을 툭 밀어 넘어뜨렸다 .

이제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으니 .

거짓된 얼굴로 자신을 대했던 나비가 미웠다 . 그것도 모르고 나는 너를 마음에 품었잖아 . 이렇게 떠나버릴 줄도 모른채


박지민
... 뽀뽀 .. 안 해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회전 목마 타고 오면 뽀뽀해주기로 약속했으면서

그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던 건가

나비에게 나는 . 그저 하루 이틀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장난감이였던 거야

그렇게 날라리라던 도련님이 자기 앞에서 만큼은 순순히 꼬리를 흔드니까


박지민
.. 역시 , 아무도 나를 ..

사랑하지 않아 .

그런 결론을 내리고나자 서러움이 북받쳐올랐다 . 자신이 난생 처음으로 사랑받는다 . 란 기분이 들게 해준 사람 . 그것이 바로 여주였기에

천방지축에 날라리라 불릴 정도였던 지민은 상대를 짓이기고 찍어눌러야만 기어코 사랑을 확인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날라리에 못된 놈이여도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면 그건 분명 나를 사랑하는 사람일거야 .

그런 생각이 들자 지민은 대상이 누구든 모질게 굴기 시작했다 .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다 . 그냥 사랑한다는 빈말따위는 상처밖에 되지 않으니까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지 확인받기 위해서 본래 성격보다 더 모질게 굴고 상대를 못 살게 굴었다 .

그런 지민을 회장은 일찍이 포기하고 돈을 들여 경호원을 붙여주었다 . 물론 경호원들도 처음엔 돈 맛에 취해 지민이 시키는대로 원하는대로 뭐든 해주었다 .

그 정도로 거액의 돈이었으니까

아무리 종을 쳐도 오지 않던 나비들이 아비의 앞에서는 끝도 모르고 자상해 지는데 그것이 마냥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그렇게 뻔히 보이는 나비들에겐 관심 없었다 . 그렇게 돈에 취해 자신에게서 관심을 끊을 쯤 도련님은 아빠에게 나비의 만행을 일러바치며 게임 끝이었다 .

하지만 이번 나비는 달랐다 .

종을 치지 않아도 찾아와 등을 토닥여주고 , 옷을 골라주며 예쁘게 웃어주었단 말이다

그리고 입술이 맞닿을 때 . 그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에 지민은 나비와 사랑에 빠졌다 . 그런데


박지민
나만 그랬던거구나 . 나만 ..

역시 나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날라리니까 .


박지민
.....

바닥에 버려진 종이 꼭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 힘껏 소리내 외치지 않으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

그것이 바로 지민이였기에 .

그리하여 지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자리를 확인했다 .

자극히 홀로선 . 외로운 자리를


박지민
아니야 . 외롭지않아 .

나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 가식적인 싸가지 나비 하나 사라진다고 해도 ,


박지민
하나도 외롭지않아 .. 난 ..

그렇게 또 혼자 잠들면 그만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