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EP.43 여길 봐야지



한채림
... 지금 고작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한거야?


이여주
어 . 어떻게 하지 ? 나 지금 엄청 심각해

나름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여주에 채림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리다가 빽 소리를 지른다 .


한채림
변기에 버리고 물 내려 미친놈아 !! 뭐 그런걸로 사람을 깨우냐 ..


이여주
미친 거 아니야 . 다시 자라 -


한채림
으응 .. 잠 다 깼어 ..

한참동안 핀잔을 늘어놓던 채림과 그걸 들으며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던 여주는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전화를 했다 .


한채림
드디어 일어나서 사람 구실 좀 하나 했더니 ..


한채림
벌레 잡은게 뭐 자랑이라고 전화질이야 . 이 년아 .


이여주
엄청 큰 벌레라서 , 어떻게 할까 고민되더라 ..


한채림
피이 .. 별 걱정을 다 한다 .


이여주
알아 , 좀 어이없지 ㅎ


한채림
알긴 아네 . 됐어 , 다시 잘래 . 끊어 _

채림에게 밝게 인사한 여주가 한쪽 팔로 가리고 있던 눈을 슬며시 뜨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


이여주
하아 .. 보고싶다 . 박지민 ..

지민아 , 박지민 . 우리 도련님 .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너를 위해서 나는 대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 -

아아 , 하는 탄식과 함께 여주가 몸을 일으켰다 .

···


전정국
... 박 .. 지민 ?

정국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지민을 보고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 하고 입을 커다랗게 벌렸다 .

지민의 온몸과 얼굴은 정말 말 그대로 만신창이였다 . 퉁퉁 부은 눈과 얼굴은 정말이지 지민인지 알아보기도 힘든 정도였다 .


박지민
정구가아 ... ㄴ , 나 좀 살려줘어 ..


전정국
ㅇ , 아니 .. 이게 지금 ..

이게 무슨 일이냐며 소리지를 뻔한 정국이 입을 떡 벌렸다가 다시 다물며 눈가를 찌푸렸다 . 그러다 절뚝이는 다리를 보고 , 조금 더 올라와 피가 엉겨붙어 옷과 달라붙은 허리춤을 보고 작게 욕을 웅얼거렸다 .


전정국
씨발 .. 누구야 .. 이거 누가 이랬어 !!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였다 .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제법 위압감이 있었다 . 그런 정국에 놀란 지민이 울음을 터뜨리자 정국은 한숨을 내쉰다 .


전정국
왜 집에 안 가고 나한테 왔어 .


박지민
끄윽 , ㅎ , 아아 .. 구가아 ...

흐느끼는 소리에 정국은 어쩔 줄을 모르다 결국 급하게 방으로 뛰어올라가 핸드폰을 찾아 지민의 앞에 섰다 .

연결음이 꽤 길어지자 정국은 지민을 힐끗 살피더니 곧 어깨를 다독이며 다정히 달래어준다 .


전정국
뚝 , 그만 울어 . 괜찮아 이제 . 어 ? 박지민 그만 울어 _

다독이는 목소리가 퍽 다정해서 , 지민은 자연스레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 금방 그쳤던 울음 소리를 다시금 터뜨리며 안기는 지민에 정국의 안색은 더 어두워졌다 .

정국이 아빠
- 응 , 아들 . 무슨 일이야 - 이 시간에 전화를 다 하구

전화를 하는 목소리는 익숙치 않은 다정함이 묻어났다. 아버지의 목소리. 아들 , 하며 끄는 음에 사랑이 묻어났다


전정국
아빠아 , 나 지금 병원에 친구 한명 데려갈건데 좀 봐줄 수 있어 ?

정국이 아빠
- 엥 ? 식당도 아니고 무슨 . 어느 아들내미가 아비 일을 만든다니 , 심각한 거야 ?


전정국
에이 , 하나뿐인 아들 부탁인데 좀 들어주라아 . 응 ? 아빠아 -

정국이 아빠
- 알았다 , 알았어 . 지금 데려와 .


전정국
어엉 , 고마워 아빠 !!

뻔히 들리는 대화 소리에 억울함과 서러움이 뒤섞인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애써 무시하던 지민이 정국을 쳐다봤다 .

정국은 허리춤에 시선을 두곤 눈을 꿈뻑였다 .


전정국
... 너 , 걸을 수는 있어 ?

꿈뻑이는 시선이 지민에게 닿으면서 한층 날카로워지며 정국의 미간이 좁혀졌다 .


박지민
응 , 여기까지 걸어왔어 .


박지민
근데 다리가 아파서 조금 천천히 가야해 ..

낮게 울얼거리는 목소리를 용캐도 알아들은 정국이 지민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 지민의 상태를 보나 시간을 보나 치료가 급했다 .


전정국
병원은 여기서 그렇게 안 머니까 .. 택시 타야겠지 ..?

지민의 다리를 쳐다보던 정국이 지민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을 때 , 지민은 잔뜩 겁에 질린 상태였다 .

아니 , 도대체 우리 동네에 이정도로 폭력적인 사람이 있단 말이야 ? 하며 눈가를 좁힌 정국이 병원으로 가는 걸음을 서둘렀다 .

···

가까운 거리였던 탓에 택시는 빠르게 병원 앞에 둘을 데려다 주었고 , 정국은 택시비를 지불하고는 지민과 함께 병원 앞에 섰다 .

그리 크지도 , 작지도 않은 병원 앞에 서서 . 지민은 병원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

간판이 붙어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 전영국 종합 병원 ' 이라는 글자가 또렷한 금빛을 뽐내며 박혀있었다 .

개인 병원이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꽤 컸는데 , 정국의 아버지가 운영하고 있는 듯 했다 . 그냥 의사인 줄 알았는데 .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구나

지민은 병원의 앞에 서서 수많은 생각을 했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지민의 발걸음을 바닥에 단단하게 붙들고 있었다 . 생각이 그 무게를 더해 지민의 발등으로 쿵 , 쿵 떨어져내렸다

병원에 가도 되나 ? 병원에 가면 의료 기록이 남을텐데 ? 의료 기록이 남으면 ...


전정국
안 들어가 ?

두 눈을 꼭 감고 그 자리에 버티고 선 지민에 당황한 정국이 지민의 팔을 꽉 움켜쥐었다


박지민
아 .. 정국아 , .. 그냥 .. 안 가면 안 될까 ?


전정국
... 안 .. 간다고 ? 병원을 ..?

꽉 쥐어진 팔이 아픈 줄도 모르고 걱정만 하던 지민은 결국 그게 말이냐며 짜증을 내는 정국을 손에 이끌려 병원에 끌려간다 .

···

사람이 대체 무슨 일을 겪으면 이런 꼴이 되는 거야 . 정국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아버지 옆에 서서 지민을 쳐다보았다 .

지민의 옆구리와 다리를 번갈아서 본 정국의 아버지는 지민의 옆구리를 먼저 확인하기 위해서 지민의 옷을 걷어올렸다 .

그러나 지민의 옷은 쉽게 올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굳었던 피가 얽혀 옷과 붙은 탓에 옷이 올라갈 때마다 지민은 고통 속에 신음할 뿐이었다

정국의 아버지는 그런 상처를 보며 눈가를 좁혔고 , 지민은 굳었던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에 두 눈을 꼭 감았다 .

다시금 눈물 자국 위로 맑은 눈물이 흘렀다 .

···

여주는 울컥 올라오는 토기에 다급하게 변기를 붙잡았다 .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여주는 변기를 붙든 채로 한참 동안이나 웩웩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 그러나 딱히 속에서 올라오는 것이라고는 없었다

그저 질질 늘어지는 침이 변기 안으로 뚝뚝 떨어지고 , 여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

물로 입을 닦아낸 여주는 슬쩍 눈을 움직여 제 옆을 쳐다보았다 . 제 옆의 욕조 안에는 뭉텅이로 잘라진 사람의 팔과 다리 같은 것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

곱지 못한 모양새로 잘린 시체의 단면은 붉은 근육과 노란 지방으로 얼룩져 있었다 .

그 잘린 팔의 단면을 보며 여주는 다시금 차오르는 토기에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했다 .

야구배트를 수직으로 꽉 힘주어 잡은 여주는 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 그리고는 눈을 질끈 감은 여주가 야구배트를 거세게 아래로 내리쳤다 .

퍼억 하는 둔탁한 소리가 여주의 귓가를 울리고 , 손에 쥐고 있는 야구배트의 너머로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

여주는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빠르게 손을 써 토막난 시체를 처리했다 . 우으윽 , 헛구역질을 해대며 변기물을 내렸다

회장은 과연 지민이 죽인걸까 , 내가 죽인걸까

···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한 멍한 표정을 한 지민이 가만히 천장을 올려다 보고 있다 .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다 . 정국의 아버지는 지민에게 안정을 취하라며 흔쾌히 1인실을 내어주었다

멍하니 천장만 보던 지민이 찌르르 아피오는 허리로 슬쩍 손을 가져다대자 두껍게 감긴 붕대가 만져졌다 .


박지민
아으윽 ..

너무 깊게 찔린 탓에 아마 오래도록 상처가 남을 것이라고 , 정국의 아버지가 걱정했다 . 그 이외에도 많은 상처가 지민의 몸 곳곳에 남았다 .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여주였다 .


박지민
오늘로 ... 일주일 째야 . 벌써 .

자신이 외롭고 서러운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 만약 여주가 시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잡혀갔다면 .

잡혀가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당했다면 , 또 나 때문에 모든걸 뒤집어 쓰려고 한다면 .

하는 생각들이 하루종일 지민을 괴롭혔다 . 오직 여주가 걱정되었다 . 나 때문에 그렇게 아프고도 ..

그렇게 자신을 자책하던 지민의 눈에 과일을 깍던 과일칼이 들어왔다 . 아픈 지민을 위해 정국이 깍아준 것이다 .

먹음직스럽게 깍인 사과가 제법 군침이 돌게 만들었으나 지민에겐 그저 과일칼만이 보일 뿐이었다 .


박지민
찔리면 .. 엄청 , 많이 아프겠지 _

하며 과일칼을 집어든 지민이 두 눈을 꼭 감았다 뜬 채 제 손목에 가져다 댄다 .

찔리면 피도 무지 무지 많이 날 텐데 ..

하며 손에 힘을 주려는 지민에게 그리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여주
뭐해 , 박지민 .

그립고 애틋한 그 목소리 . 내가 너무 기다리던 그 목소리 .


박지민
여주 ..!!


이여주
누가 예쁜 손목에 그런 짓 하래 . 응 ?


박지민
씨이 .. 너 때문이잖아 , 너어 ..!! 니가 늦어서 .. 하으 .. 씨 , 진짜아 !!


이여주
미안해 , 내가 미안해요 . 응 ? 그만 울어 -

지민은 울음에 한가득 젖어서 히끅거리는 목소리로 여주를 원망하며 여주의 옷깃을 쥐었다 . 그리고 그런 지민을 품에 더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여주는 지민의 등을 쓰다듬었다.


이여주
내가 너무 늦었지 .. 미안해 ... 너무 늦어서 ..


박지민
내가 , 끅 .. 얼마나 , 흐읍 . 기다렸는데에 ..


박지민
너 왜 이제와아 ..

울먹이는 목소리가 애틋해서 , 곧 이어 흐느끼는 소리는 더 애틋해서 미안해지는 마음을 여주는 어쩔 도리가 없어 눈물로 씻어내린다 .


이여주
미안해 .. 응 ? 내가 .. 내가 미안해 ..

너무 오랜 시간을 나만 기다리고 , 상처받고 , 아파하게 해서 내가 너무 미안해 지민아 . 우리 이제 진짜 같이 살자 .

···

마주보고 침대에 누워 순수한 웃음을 띄는 지민이를 보는게 내 소원이었다고 , 그 웃음은 아직도 나를 설레이게 한다고 . 내가 말했던가 .


박지민
여주야 ..


이여주
응 ?


박지민
내일 정국이 오기로 했는데 . 같이 저녁 먹자 -


이여주
으음 ... 뭐 , 그래 .

하고 흔쾌히 대답한 여주가 이불을 덮어주려 시선을 아래로 내리다 지민의 허리로 시선이 닿자 지민이 살짝 올라가 있던 옷깃을 급히 끌어내린다 .

그 하얗고 뽀얀 피부에 회장은 마지막까지 수많은 상처를 남겼다 . 그 중에서 가장 크고 깊은 상처 .

그 상처를 보며 여주는 슬쩍 눈가를 좁힌다 . 이불을 잡은 손은 언듯이 멈춰 미동조차 없었다 .

그런 여주의 볼을 지민의 따뜻한 손이 가볍게 감싸잡았다


이여주
....



박지민
여주야 , 나는 허리보다 얼굴이 더 예쁜데 . 여길 봐야지

하며 시선을 이끄는 그 손길에따라 닿은 시선의 끝엔

환하게 웃는 지민이 있었다 .

···


작가
너무 잔인했나용 .. 잔인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있길래 조금 잔인하게 써봤는뎅 ..😅


작가
어땠나요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길 바라면서..


작가
" 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 는 완전히 완결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쉽지만 이제 다른 작에서 만날게요 여러분🥰


작가
새로운 작은 " 네 아내이기 전에 김여주 " 입니다 !!


작가
시간 있다면 한번씩 들여다 봐주세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