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해버렸습니다

Ep.1 《사건의 발단》- 원스타자까

09:0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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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피자 먹으러 가야지~

현재 시각 저녁 9시.

신나게 학원 건물을 뛰쳐나오는 내 이름은 한주아다.

내가 사랑하는 예삐오빠들이 나오는 예능을 보며 피자를 먹을 생각을 하니,

내 가방 속에 무려 수학의 정석이라 쓰고 수면의 정석이라고 읽는 책이 들어있어도 발걸음이 매우 가볍다.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뛰어가는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아닌 골목길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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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후...

나는 긴장한 채로 조심스럽게 골목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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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야 나 라이터 좀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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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아 니가 사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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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에이 쪼잔하게..한번만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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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야 이거 얼마 안 하거든? 1000원도 안 해

어디선가 라이터 살 돈도 없는 일진무리의 대화소리가 들려온다

몇발자국 더 나아가보니

이런 망할..좁은 골목길 한가운데를 북적거리며 딱 막고 계신다.

집에 가기 위해선 저 분들 사이를 지나가야하고, 라이터 살 돈도 없는 저 분들에게 내가 삥을 안 뜯길래야 안 뜯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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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아..돈 뜯기면 오늘 피자 못 먹는데...(중얼)

하..결국 내 돈을 사수하기 위해서 큰길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예삐오빠들 방송은 재방으로 봐야겠네.

그렇게 슬금슬금 뒤로 돌아서자, 누군가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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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야 거기 학생!! 우리 오천원만 빌려줘라

아 망했네

어느새 내게 다가와 가방 끈을 붙잡으신 일진님께서 당당히 오천원를 요구하신다.

그대로 돌아서 일진님의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러자 앞에 보이는 한 여자

뭐지? 저 익숙한 얼굴은..

아 저 일진 무리들 사이에 서 계시는 저 여성분은 내 친구 박수영님 되시겠다

벙찐 눈으로 수영이를 쳐다보자 수영이 일진무리를 향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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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저는 돈이 없는데.. 저 친구는 돈이 많을거예요!! 저 친구한테서 돈을 뜯..아니 빌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쟤..쟤 지금 자기 빠져나갈려고 몇년째 친구인 나를 팔아먹는거야???

와..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사이

내 가방을 붙잡고 계신 일진님이 가방 속에서 내 소중한 지갑을 꺼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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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학생 빌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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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아 안 돼!! 내 놔 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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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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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ㅋㅋ패기가 아주 넘치는데?

아 미친 나 때릴려나? 때리겠지? 아 한주아 진짜..그냥 처음부터 돈 주지...

아니 아예 처음부터 큰길로 돌아갈걸...

후회가 몰려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후..어차피 맞을거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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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아 ㅎ 내가 좀 당차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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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특이한 친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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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어이 거기 다들 이 시간에 집에서 씻고 잘 것이지 왜 길거리에서 민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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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너..너희 내가 오늘 배고파서 봐준다..! 다음에는 가만 안 둘 줄 알아!

큼.. 절대 내가쫄려서 도망가는게 아니다

배고파서 집으로 가는거다 배고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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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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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가긴 어딜 가?

또 한번 가방끈이 붙잡혔다

하..이 망할 가방 끈 집가서 당장 잘라버릴거야

속으로는 쫄았지만, 절대 쫄지 않은 척을 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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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내가 어디가는지 알아서 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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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뭐야 너 싸움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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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뭘 믿고 나대는거야

뭘 믿냐고? 저는 우리 세상 제일 존잘 미모를 가지고 계신 예삐오빠들을 믿는데요

음..우리 오빠가 예전에 불리할때는 나이를 들먹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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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야 너 어디서 누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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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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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너 2학년이잖아 나 3학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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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명찰 색깔을 봐 멍청아

아 그렇군요 선배님.

그래도 어두워서 잘못본거라고 둘러대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얼른 손으로 명찰을 가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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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아닌데? 나 3학년 맞거든??! 병원가서 시력검사나 해봐라 이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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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

3학년이라고 구라를 치고, 욕을 퍼부어준 후, 수영이의 손목을 잡고 뛰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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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야!

기껏 구해줬더니 소리를 치시는 수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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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이 오빠들 지금 골목길 순찰 봉사중인 우리 오빠들 친구들이라고!!

롸?

제가 지금 뭘 들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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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그러니깐 지금 나한테 몰카를 한거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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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그래..봉사시간 채울려고 서 있었는데 너 들어오길래 장난 좀 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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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하..그래도 진짜 일진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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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뭐래 너 이제 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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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야..너네 오빠들 친구니깐 너가 쉴드 좀 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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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미안한데.. 너가 욕한 그 오빠는 쉴드 못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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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뭐야 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급하게 외치니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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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와..대박 멋있었어 후배님 짱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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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배진영한테 덤비다니..싸움 잘하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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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누나 싸움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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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뭐야 대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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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너도 이 인간들이랑 같이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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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네 근데 누나 이제 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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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 형 예전에 화나서 샤프 던졌을때 그거 맞은 애가 붕대 감고 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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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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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응 맞아 저 오빠 유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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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야 어두워서 나 누군지 잘 안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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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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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야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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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튀자!!!

그래 박수영 입만 잘 단속하면 내가 누군지 모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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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야 2학년 한주아! 명찰 다 봤으니깐 내일 너 찾으러 간다!!!

(다음 날)

설마 오늘 그 선배를 만날까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등교를 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 책상 위에 국화꽃 한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내 책상 옆에 무릎꿇고 있는 수영이가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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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이 세상 모든 신들에게 비나이다..제발 제 친구 한주아가 등굣길에 그 선배한테 붙잡히지 않고 살아서 올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내가 진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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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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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어? 한주아 살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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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오늘 등교 좀 일찍 해서 다행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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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아..그러면 국화꽃 값 아까워..3000원이나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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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그게 할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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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그래도 이 국화 꽃 언제 또 쓸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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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아

...나가 뒤져 이 국화소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