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는 시간
디데이

단젤리
2023.07.05조회수 4


주현아
그래서, 헤어지기라도 하려고?


박지민
왜 말을 그렇게 해?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이어가는 한 커플. 두 사람 다 의견을 굽힐 생각은 없어 보였다.

시간이 지나 자존심만이 남은 싸움에 끝은 뻔했다.


박지민
이럴 거면 헤어져


주현아
뭐?


박지민
헤어지자고, 진짜 질린다.


주현아
그래! 헤어져

_

현아의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겨버렸다. 현아는 믿기지 않는 듯 화면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통화 연결 시간, 1시간 15분.

1시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소리 높은 대화는 지민의 손가락 끝에서 마무리되었다.


주현아
진짜...


주현아
헤어진 거야 나...?

액정에는 맑은 액체가 방울지어 떨어졌다. 현아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 일렁거렸다.

그리고 마치 현아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해주는 듯 통화 버튼 위에 떨어져 의도를 왜곡시켰다.



주현아
사랑하는데...


주현아
이럴 생각은 없었다고...

그렇게 그 하루 동안 집 안에는 통곡소리만이 맴돌았다. 몇 시간이 지나도 멈출 줄 모르는 마음을 게워내는 소리.

마음속에 이미 자리 잡아버린 깊이 깊은 우물을 다 게워내기에는 오늘 하루론 부족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