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열다섯. 신여주가 버리지 못한 이름, "김아미"

집에 들어서서 신기한듯 둘러보는 여주의 어깨를 구현이 가만히 감싸며 거실로 이끌었다.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던 여주를 대신해 윤기가 그녀가 기억을 잃은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속의 누군가와 착각을 한건지 여주가 자기 친구에게 아는척을 했고. 그 친구가 의사인 자신에게 연락을 하고. 여주라는 이름을 기억해서 경찰서에 갔다가 여기까지 오게되었다는 것이 그의 간략한 설명이었다.

윤기의 설명덕에 정신을 차린 여주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구현을 바라보았다.

나쁜 새아빠는 아닌것 같아서 다행이다- , 가 구현을 보며 한 첫번째 생각이었다.

신구현회장 image

신구현회장

여주가 처음 이 집에 오던 날 같군요.

모든게 신기한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던 여주는 구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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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하하. 그 반응까지. 뭐라고 하는게 아니니 마음껏 구경해도 된다.

진짜 여주가 아닌게 들킬까봐 시선을 내렸던 여주가 윤기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윤기는 괜찮다는듯, 가만히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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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네 방에 가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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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제 방이요?

이런 큰 집에 내 방.

어떤 모습일지 상상도 안된다.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구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를 따라 2층 계단을 오르고 3개의 방 중 첫번째 방을 구 현이 열었다.

거실만큼이나 넓은 방은 한동안 비워져 있지 않았던것처럼 훈훈한 공기가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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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여기가.....내 방.......

신기하게 구경하던 여주는 문가에 서 있는 구현과 윤기를 돌아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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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저 여기 좀 구경해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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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당연하지. 네 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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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저 그럼....... 여주씨 구경하는 동안 잠시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윤기가 타이밍에 맞춰 구현을 데리고 나갔다.

나가기 전, 윤기와 여주의 시선이 조용히 마주쳤다.

윤기와 구현이 방을 나가자 여주는 본격적으로 "신여주"의 물건를 탐색했다.

곳곳에 구현과 찍은 사진들이 있는걸 보면 아빠와 사이가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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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와....근데 진짜 똑같다..... 기분 이상해......

사진속에서 웃고 있는 "여주"를 보며 여주는 이상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내가 아니지만 나인 얼굴. 나인 모습으로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을 신여주.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경영과 경제 관련 책이 많은걸로 보아 아무래도 아버지 일을 도우려고 했었나보다.

책장의 책들을 조금 뒤적여보던 그녀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여주는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그냥 속 편하게 책장을 지나쳤다.

그다음은 책상.

서랍을 열어보자 깔끔한듯 아닌듯 애매하게 정리되어있는 모습에 여주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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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정리정돈은 잘 못했구나ㅡ 나랑 똑같네.

그러다가 서랍 저 안쪽에 고이 담겨있는 작은 상자를 발견한 여주가 그것을 꺼내 열어보았다.

어린시절 여주의 사진이 담긴 목걸이였다.

목걸이 뒷편에는 <희망고아원> 이라는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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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그러니까....여주씨는 원래 이름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그것때문에 다투고 집을 나갔었다구요.

그 시간, 윤기는 구현에게 여주의 신분이 말소되었다는 것과 왜 실종신고를 하고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입양되기 전 그녀의 이름은 "김아미".

여주는 그 이름을 버릴수 없다며 신여주로 온전히 바뀌는 것에 대해서 계속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결국 법원에서 호적 말소에 대한 안내장이 왔고, 이제 미룰수 없다며 신여주로 등록하려는 아버지에 반항해서 집을 나와 아마도 직접, 신분증을 돌려준것 같다는게 구현의 설명이었다.

일주일 정도까지는 구현도 그녀에게 서운하고 화가나는 마음에 찾지 않았지만 연락이 전혀 닿지 않기 시작하자 실종신고를 했다고. 하지만 경찰서에서는 범죄와 관련된 것이 아닌 이상 성인이기때문에 적극적인 수사는 어렵다고 했단다. 단순가출로 치부한듯했다.

마침 여주의 거주문제를 두고 의논 중 일때 여주가 2층에서 내려왔다.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주가 조심스레 구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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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제가 지금 사는 집에서 한달동안 일하기로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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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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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가정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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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가정......부.....?

구현의 눈썹이 마땅치 않다는듯 기울어져 올라가는 걸 본 여주가 급하게 변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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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 그..... 돈도 없고, 지낼곳도 없고, 기억도 없는데 도와준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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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제 친구집이예요. 거의 집에 없어서 빈집이나 마찬가지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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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그래도 이제 네가 누군지 알았으니 나오는게 좋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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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멋대로 부탁해서 시작한 일인데. 또 멋대로 그만두고 싶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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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고집부리는건 기억을 잃어도 똑같구나.

여주가 한번 고집을 부라면 절대 꺾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는 구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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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 저기...... 제 핸드폰 번호인데요.

여주가 다급히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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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이것도......그 친구분이 해준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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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이런. 너무 신세를 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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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무튼 이런저런거 도움 많이 받아서 그런 처리도...나중에 아버지가........

처음 입으로 꺼낸 "아버지"란 단어에 여주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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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아빠라고 불렀다,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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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빠.....가.

슬쩍 눈치를 보며 정정해서 말하자 구현이 마음에 든다는듯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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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빠가, 처리해주셔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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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그건 당연한 거지.

아침 저녁으로 꼭 안부 연락을 넣을것. 부탁할 일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말할것. 2주후에는 집으로 들어올 것. 이렇게 3가지를 약속 한 후에 여주는 윤기와 함께 그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정원을 가로질러 대문앞까지 마중나온 구현이 문을 나서기 전 여주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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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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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한걸음 다가온 구현이 그녀를 가만히 품에 안았다.

따듯하면서도 든든한 기운이 그의 가슴을 통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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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무사히 돌아와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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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이상하게 뭉클해지는 기분에 여주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안겨있었다.

이런게- 아빠라는 걸까.

차로 돌아와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앉자마자 긴 숨을 토해내고는 마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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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후.....죽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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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러게요. 이게 무슨일이지. 신구현이라니. 내가 빅히트 회장을 다 만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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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아....이제 어떡하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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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떡하긴요. 로또 당첨됐는데. 즐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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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로또?

여주가 복잡한 표정으로 두손으로 얼굴을 덮었다가 웃음을 터트리며 윤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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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러네. 나 재벌집 딸 된거예요, 지금?

그런 여주에게 윤기가 웃으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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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친하게 지내요 여주씨. 나중에 나 모른척 하면 안돼요.

-다음편에서 만나요~

[작가의 말] 오늘은 사라진 "신여주" (앞으로 김아미라고 부르게 됩니다. )의 단서를 찾는 내용이라 좀 지루하셨을수도ㅠㅠ 윤기옵 엔딩요정이 되가네요ㅎ 항상 단순한 생각으로 이야기 시작하는데 점점 복잡해지는건 왜일까요😔😔

머리나쁜 작가를 위해 힘내라고 응원메세지 부탁드려요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