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에필로그] 결혼, 그 후 3 <끝>

전쟁같은 5년이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인데 케어해야하는 아기는 두명.

정신 나가는 줄 알았다.

그나마 홉이가 평범한 회사원은 아니었기에 초반에 정말 많이 도와줬다.

아기들이 잠드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둘다 기절하듯 잠들었고.

분유와 모유를 번갈아가며 먹였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며 석진오빠와 윤기오빠가(오빠가 되었다) 아이들 개월수에 맞춰 이것저것 사주기도 했다.

홉이가 일때문에 어쩔수 없이 오래 집을 비울때면 바쁜 와중에도 다들 시간을 내서 틈틈히 살피러 와주었다.

그래서 우울할 틈이 없었다ㅡ

물론 우울감을 아예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곁에 너무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티를 낼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잠 안자는 아기를 집어 던지고 싶었던적도 많고.

치밀어오르는 짜증에 궁둥이도 팡팡 쳐서 울려도 보고.

아빠도 있는데 엄마만 찾는 쌍둥이에 태평하게 잠자는 홉이에게 장난감통을 던져본적도 있다.

나는 그렇게......

아줌마가 되어갔다........씨.

와다다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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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괴물을 무찌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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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나는 에쓰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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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에쓰나인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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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헬로카봇에 나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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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헬로카봇 알지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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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삼촌 헬로카봇 알아?? 그럼~유니쿠루저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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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어~그럼 알지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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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모르면서 아는 척 좀 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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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도도도도도) 삼촌!! 여기 검 있어!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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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나도 검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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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너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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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나도 할래! 나도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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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검 말고 방패 들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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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나도 검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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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그럼 삼촌거 줄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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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안돼!!! 삼촌은 나랑 싸워야돼! 안돼...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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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나도ㅠ검 할구야...흐엉....!!

집은 난장판.

온갖 장난감이 거실에 쏟아져 나와있는 와중에 윤기와 석진이 시우와 현우의 중재에 진땀을 빼고 있을때 방문이 열리며 여주가 아기를 안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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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야!!! 너네 삼촌 말 잘 들어. 울기만 해. 삼촌들 다 쫓아낼거야 다시는 못 오게.

싸늘하게 엄포를 놓자 울먹거리면서 두 삼촌을 바라보는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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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삼촌 놀러올수 있게 검 양보해줘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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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웅......근데. 나는 삼촌이랑 이거 하규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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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우 이리와. 우리 다른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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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다른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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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할까? 뭐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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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레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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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레고하자.

아이 둘을 한명씩 앞에 앉히고 데리고 놀아주는 석진과 윤기를 보며 여주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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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미안해요.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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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제이홉 언제와?

큭큭 웃으며 안힘들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석진의 질문에 윤기도 말없이 같이 웃었다.

그때 현관문 도어락 소리가 '삐삐삐'하고 들려오자 여주가 반색하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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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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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아빠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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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아빠다!!

여주와 쌍둥이가 쪼르르 현관으로 달려가자 문이 열리며 제이홉과 남준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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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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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엄마랑 삼촌 말 잘 듣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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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짜잔~~~치킨 사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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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또 삼촌이다!!! 맛있는 냄새나!

두 아이를 안고 뽀뽀해준 제이홉이 일어나 여주와 여주가 안고 있는 아기에게도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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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오구오구 우리 지우, 잘 있었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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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여보야ㅠㅠㅠ 진짜 보고싶었다.

홉이가 여주에게서 지우를 안아들며 다른 한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토닥여준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

남자 아이 둘에 이제 막 두살이 된 막내딸까지 챙겨야 하는 그녀가 체력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안다.

그래서, 오늘.

결혼기념일인 오늘. 제이홉이 지인찬스를 쓰기로 했다.

그게 바로 오늘 다같이 모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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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너네 삼촌 말 잘 들어 알겠어?? 갔다와서 말 잘들었는지 물어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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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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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쩝쩝..... (대답없이 치킨 먹는중... )

무릎에 지우를 앉히고 귀여워하던 남준이 준비를 마치고 차마 미안해서 쉬 자리를 못뜨는 여주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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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걱정말고 다녀와요 제수씨. 저희도 나름 육아고수가 되어가고 있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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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잘부탁해ㅡ 미안하고 고맙다 다들~!

여전히 미안해하는 여주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제이홉이 그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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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와- 결혼한지 5년이나 지났어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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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그러게. 시간 빠르네.

여주의 손을 잡고 근처 공원을 걸었다.

여주는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여유를 느끼고 싶다고 했다.

매일이 너무 정신 없어서 그냥 차분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단 둘이 이렇게 손 잡고 걸어본게 언제더라...

여주는 문득 제이홉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멋있다ㅡ

오똑한 콧날도ㅡ 예쁘장한 피부도. 날렵한 턱선도.

5년전이나, 세명의 아이아빠가 된 지금도. 변함없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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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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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부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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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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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너가.

여주가 입을 삐죽 내밀며 자기 몸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지금 머리 안해본지도 3년이 넘었고. 손이며 얼굴이며 푸석하다 못해 가루가 되어 으스러질만큼 메말라 있다고.

몸은 또 이게 뭐야. 그래도 쌍둥이 낳고는 부지런히 운동이라도 했는데 둘째 낳고 나서는 아무것도 엄두를 못냈다.

통통해진 몸에 문득 제이홉의 옆에 있는 제 모습이 초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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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예쁜데 왜.

그런 여주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제이홉이 푸스스 웃으며 말한다.

찌릿.

괜히 화풀이하듯 째려보는 여주를 보며 제이홉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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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여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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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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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여보라서 좋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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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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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여보라서. 어떻든 그냥 다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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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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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여주야.

그의 입에서 굉장히 오랜만에- 이름이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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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어색하네. 이제 이름이.

낯간지러운 듯 홉이가 수줍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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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빨리 빨리 애들 커서 독립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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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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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둘만 같이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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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다 늙어서 둘이 있음 뭐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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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난 그때도 좋을것 같은데. 같이 늙어간다는 거 멋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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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나만 늙는것 같은데.

삐죽삐죽 입술을 내미는 여주에 홉이가 작게 웃으며 여주의 머리를 당겨 이마에 깊숙히 입을 맞춘다.

그래, 우리는 그때보다 조금 더 나이를 먹었고.

조금 더 세월을 탔다.

아줌마나 아저씨가 되면 이런 스킨쉽이 이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스물 여덟의 그 어디쯤 멈춰있기에.

나에게 홉이는 여전히 그때의 그 멋진 제이홉이고.

멋진 나만의 가수이고ㅡ 아이돌이고. 연예인이다.

난, 나의 50대, 60대를 기대해본다.

너와 함께라면, 그 때가 되어서 지난날을 돌아봤을때-

참 행복한 삶이었다고. 그렇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그럴것 같아.

에필로그- 결혼, 그 후.. 끝 .

티비에서 제이홉의 콘서트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던 지우가 아장아장 티비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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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아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는 제이홉의 모습이 지우의 눈동자 가득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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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아따 아따......!!!!

티비를 팡팡 치며 유심히 움직임을 보던 지우가 들썩들썩 몸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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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어머.....어머어머, 지우야 너 지금 춤추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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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우헤-

엄마를 보며 아빠의 춤을 따라추던 3살의 지우는-

훗날,

세상을 감동시키는 엄청난 댄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