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마흔하나. 브레이크, 걸어줘요


일본 도쿄.

새벽 비행기로 도착한 제이홉과 스텝들이 분주하게 각 차량으로 흩어져 올라탔다.



제이홉
피곤하다.


김남준
고생한다.


제이홉
네가 더 고생이지. 그러게 그냥 대표만 하고있지 매니저 자청해서는.


김남준
우리회사 유일한 가수인데. 옆에서 같이 보는게 좋아. 대표자리는 꼭 거기 없어도 잘 돌아가니까. 움직이는 회사 아니냐 내가.


제이홉
.....고마워. 솔직히 네가 같이 다녀서 더 마음이 편해.


김남준
잠깐 눈 좀 붙여.


제이홉
아니야. 너 운전하는데 자면 안되지. 호텔가서 잘께.



김남준
.....못잘걸.


제이홉
응??


김남준
아니야. 알았어. 눈뜨고 있어라 그럼.

남준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한 홉이는 이어폰을 끼고 곧 흥얼거리며 조용한 새벽의 도쿄 거리를 바라본다.

그런 그의 모습을 슬쩍 본 남준은 들리지 않게 한숨를 쉬며 살포시 고개를 저었다.

매번 안된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다 해주는 남준은. 이번에도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며 차를 몰았다.



호텔 주차장에 들어서자 남준이 모자와 평범한 짚업후드 하나를 제이홉에게 내밀었다.


김남준
이거 입고 모자쓰고.


정호석
이거 왜?


김남준
사람들한테 얼굴 보이지 말고 곧장 올라가 6층 611호.



제이홉
같이 안가?



김남준
오후에 스케줄 맞춰서 데리러 올께.


제이홉
뭔 소리야 지금. 여기 어딘데?



김남준
......여주씨가 기다린다.

잠시 멍하게 남준의 얼굴을 보던 제이홉이 인사도 없이 차에서 내려 모자와 후트티를 걸쳐 입으며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김남준
이제 나도 모르겠다. 공개연애 해라, 그냥.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것까지 확인한 남준은 주변을 한번 더 꼼꼼히 확인하고 차를 돌려 나갔다.


벨이 울렸다.

대답없이 문이 열렸고.

멍해지려는 제이홉을 누군가의 손이 그의 옷을 끌어 잡아당기고 빠르게 문이 닫혔다.




제이홉
......어떻게 여기 있어요?


신여주
말했잖아요. 보고싶다고.


제이홉
.......


신여주
얼굴 보고 해야할 얘기도 있고......

놀란 얼굴로 빤히 바라보는 제이홉의 시선이 멋적어 눈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던 여주다.

하지만 그 순간,

마스크를 벗어던진 제이홉의 손이 여주의 뒷머리를 당기며 단단하게 허리를 감아왔다.


신여주
으앗....읍.....!

뜨거운 입술이 닿았다.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안고 싶었던. 닿고 싶었던.

그의 품에 안겼다.

꾹꾹 참아왔던 만큼 깊은 키스였다.

깊고도 다급했던 키스.

허리가 꺾일듯 파고든 제이홉의 힘에 여주가 뒷걸음질치며 그의 어깨를 뒤로 밀었다.

그녀가 보내는 작은 신호에 제이홉이 입술을 떼며. 여주를 보았다.

가까이에서 마주한 시선이 너무 뜨거워서 여주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신여주
나 엄청 보고 싶었나보네, 제이홉씨-?


제이홉
응.


신여주
.......

솔직한 그의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뜨겁다.

마주닿아있는 몸도. 바라보는 그의 시선도. 지금 이 방의 분위기도. 뛰고있는 심장도.

두근거려서 터질것 같다.


제이홉
내가. 진짜 많이 참고 있었거든요.


신여주
.......


제이홉
콘서트끝날때까지는, 가능하면 생각안하려고 했고.


신여주
미안해요. 며칠만 더 기다릴걸.....근데....


제이홉
근데. 와줘서 고마워요.

여주의 말을 끊으며 그가 말했다.


제이홉
내가 혹시 말 했나? 좋아한다고.


신여주
.......모르....겠네요..... 우리가 말했나...? 하하.....



제이홉
보고싶었어요.


신여주
......


제이홉
보고싶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떨림에 일렁이던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를 가득 담았다.

제이홉의 말에 여주가 두 손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입을 맞춰왔다. 그런 목소리로. 그런 눈동자로. 그렇게 말해버리면.

또 한번 애닳은 마음을 안고 입술이 맞닿았다.

하지만 짧게 입맞춤을 끝내고 그녀를 잠시 떨어트린 제이홉이 겉옷을 벗어내며 여주를 침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제이홉
내가 혹시 너무 나가는것 같으면 말려요.


신여주
네?


제이홉
나 지금 약간 미칠것 같거든요.


신여주
....네?



제이홉
브레이크, 걸어달라구요.

간단한 셔츠 한장으로 몸이 한결 가벼워진 그가 여주를 끌어와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조용한 새벽, 여주가 주고 간 봉투를 열어본 정근수 회장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가 본 것은 죽은 제이홉의 친모가 남긴 유서와. 제이홉의 사진. 지금 그의 가족관계. 그밖에도 정민석과 관련된 것들이 보고서처럼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주의 편지가 있었다.

누군가의 가정사에 개입하게 되어 너무 송구스럽다는 것. 하지만 오랜 친구이자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고, 또 자신 역시 민석에게 목숨을 위협받은 적이 있어 더이상은 혼자서 짊어지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비서를 부르려던 정근수는 생각을 바꿔 신구현에게 연락을 했다.

지금은 주변의 어떤 사람보다, 그가 가장 믿을만한 친구였다.


신구현회장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정회장님.

정근수회장
부탁이 있어서 염치불구하고 전화드렸습니다.


신구현회장
...혹시 제 딸이 찾아갔던 일과 관계가 있습니까?

무거운 구현의 질문에 정근수는 한숨과 함께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근수회장
내 주위에 믿을 놈이 누군지 모르겠어서 말입니다......제가 신회장님을...좀 이용해도 되겠습니까......?



정근수회장
[작가의 말] 꾹꾹 눌러담은 제이홉의 마음을 드러낼때마다 뭔지 모를 설레임이 터져요.... 비밀연애가 주는 설레임일까요-? 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