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마흔여섯. 사랑과 우정


딩동~


신여주
오! 왔다!!


민윤기
내가 받을께요. 여주씨 이것 좀 잠깐.


김남준
홉이 깨울까요?


신여주
잠깐잠깐잠깐요! 이것만 붙이구요!


초인종 소리와 웃음소리. 말소리가 잠결에 어렴풋이 들려왔다.

여주의 목소리가 꿈처럼 아득하다가, 어느순간 현실처럼 훅 밀려든다.

아. 한국이지......

제이홉은 몸을 뒤집어 똑바로 누우며 한 팔을 들어 잠시 눈 위에 올렸다.

그리고 가만히 방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신여주
치킨이당~치킨치킨~


제이홉
....... 참나.....

여주의 목소리에 저절로 입술이 올라간다. 목소리만 들어도 신나하는게 느껴진다.


민윤기
춤도 추겠네요 여주씨.

같은 생각었는지 뒤이어 윤기가 웃음을 머금고 하는 말도 들려온다.

......혼자만 보게 할수 없지.

그 생각에 제이홉이 벌떡 일어나 바로 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가 세수를 했다.



김남준
이제 진짜 깨울까요?


민윤기
어, 이제 깨워.

남준이 막 홉이의 방문을 두드리려고 손을 들었을때, 벌컥 문이 열리며 홉이가 나왔다.


김남준
엇...

남준의 외마디에 돌아본 윤기와 여주도 한박자 늦게 "으앗!" 소리를 지르더니 갑자기 후다닥 제이홉의 앞으로 모여들어


신여주
제이홉씨의 성공적인 투어 귀국을 축하합니다~~~~!!!!!

라고 외치더니 폭죽을 꺼내든다.


제이홉
아 폭죽.....!

다급하게 귀를 막으며 움츠러드는 그의 앞으로 펑! 펑! 하고 귀여운 폭죽이 터졌다.



민윤기
푸하....! 폭죽 오랜만이네. 귀엽다, 야.

머리위에 곱슬곱슬 말린 폭죽 종이가 내려앉은 제이홉을 보며 윤기가 쿨하게 돌아섰다.



김남준
치킨 먹어라, 홉아.

남준도 툭, 어깨를 쳐주고 식탁으로 가서 앉는다.

제이홉의 시선이 여주에게 닿았다.

베시시 웃으며 여주가 손을 뻗어 그의 머리에 떨어진 폭죽조각들을 끌러내렸주었다.


신여주
잘 잤어요?


제이홉
.....이 앙증맞은 생각은 신여주씨 아이디언가?


신여주
......네.

그녀의 뒤로 거실에 알록달록 글씨가 오려져 붙어있는 "축! 제이홉! 하트" 같은 것들도 붙어있다.

둘을 등지고 치킨 봉투를 열어 개봉하고 있는 윤기와 남준을 빠르게 스캔한 제이홉의 손이 여주를 끌어왔다.

촉,

하고 그의 입술이 여주의 볼에 빠르게 닿았다가 떨어진다.


신여주
헛...!



제이홉
되게 귀엽네요 여주씨.

그녀에게만 들리게 웃으며 말하고는 제이홉이 남준의 곁으로 다가가 앉는다.

간질거리는 볼을 만지며 콩닥거리는 심장을 안고 여주도 한 박자 늦게 그들에게로 걸어갔다. 자리는 윤기의 옆, 제이홉의 맞은편이다.

또 한번 눈이 마주친다.

아. 이거 뭔가.....

되게......

간지럽다.

심장이.


엄청 기분좋은 시간이다.

앞에는 신이 내린 환상의 음식 치킨과 맥주가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편한 사람들과의 수다.

여주는 맥주를 홀짝이며 남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베이스톤이라서 듣기 좋다.

흐. 듣기 좋아.

남준의 말을 듣다가 슬쩍 흘린 그녀의 웃음 소리에 윤기가 여주를 돌아보았다.

입가로 가져가고 있는 그녀의 컵을 윤기의 손이 자연스럽게 가로챘다.


민윤기
여주씨.


신여주
........?



민윤기
그만 마셔요.

남준의 말을 듣고 있던 제이홉의 시선이 둘에게로 또르르 옮겨갔다.


신여주
나 안취했는데, 아직?


민윤기
알아요. 그러니까 그만.


신여주
아이 왜요~ 지금 딱 기분 좋은데.


민윤기
에헤이, 말 듣자.


신여주
아아! 그럼 이거 한잔만. 이거 마시던건 마저 먹자.

둘의 작은 실랑이에 제이홉의 입술이 소리없이 기울었다.

취했네. 취했어.

애교를 부린다ㅡ 신여주가.

처음엔 그 모습에 웃었는데.

애교를 부린다ㅡ 신여주가. 민윤기한테.

그 생각을 하자 살~짝, 빡 친다.


윤기는 웃으며 여주를 보았다.

들고 있는 컵을 안뺏기려고 뒤로 빼며 그녀는 딱 한잔만 다 비우자며 검지손가락을 들고, 한쪽 눈을 찡긋하며, 입술을 오물거린다.


귀여워죽겠네.


민윤기
한잔만 마셔요 그럼. 이게 마지막.


신여주
헤헷. 천천히 아껴마셔야지.

두 손으로 컵을 꼭 쥐고 여주가 헤실거리며 찔끔찔끔 맥주를 마신다.

신기한 눈으로 윤기의 시선은 여주에게서 떨어질줄을 모른다.

맥주만 마시고도 취하는 사람이 있구나.

맥주만 홀짝이는 여주에 제이홉의 손이 치킨으로 향할때, 동시에 윤기의 손이 덥썩 그가 잡으려던 치킨 조각을 낚아채서는 여주에게 내밀었다.


민윤기
치킨도 같이 먹어요. 맥주만 마시지 말고.


신여주
네~.



제이홉
........


민윤기
그럼 이제 스케줄 좀 쉬나 당분간?

여주에게 치킨 한조각을 건네주고 묻는 윤기의 질문에 잠깐 허공에 멈춰있던 제이홉은 다른 치킨을 집어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홉
....그렇지. 뭐 짬짬히 다른 컨텐츠는 계속 찍고. 광고도 있고.


민윤기
바쁘네.


제이홉
나는 뭐. 남준이가 제일 바쁘지.


김남준
알아주니 고맙다.

평화롭고 평범하게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제이홉과 윤기의 시선은 여주가 계속 들고 홀짝거리는 컵에 몇 번을 스쳤다.

드디어 다 비어서 스르륵 그녀의 손이 내려왔을때,

쪼로로로록~


김남준
맥주 좀 더 사와야 되나?

여주의 컵에 맥주를 채워주는 남준이다.



제이홉
야!



민윤기
남준아!

여주의 컵만 보고 있던 두 사람이 빽 소리를 질렀다.



김남준
어? 왜...왜.왜......?


신여주
푸하하...남준씨 땡큐요.

가득찬 컵을 잡고 누가 뺏어갈세라 벌컥벌컥 마시는 여주에 제이홉과 윤기가 원망가득한 눈초리로 남준을 쳐다보았다.

눈치 진짜.



김남준
뭔데......? 여주씨 주면 안돼????????




신여주
배불러.....저는 화장실 좀....

한창 무르익었던 이야기도 슬슬 마무리 되어가고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제이홉은 얼마 안마신채로, 운전해야하는 윤기도 술을 안마신채로. 남준과 여주만 신나게 마셨던것 같다.


제이홉
남준아 너 차는?


김남준
아 대리 불렀어.


민윤기
여주씨는 내가 데려다줄께.

당연한듯 말하는 윤기의 말에 제이홉이 그를 보았다.



제이홉
......여주 여기서 재우면 안되나?


김남준
안되지.

칼같은 남준이 원망스러운 순간이다.

자신은 노출되면 안되니 윤기가 데려다주는게 맞다는 걸 알면서도.

취한 그녀를 윤기에게 보내고 싶지가 않다.

입술을 꾹 다문채 굳은 표정의 제이홉을 흘끗 본 윤기가 머리위로 손을 올리며 숨을 크게 내뱉었다.


민윤기
홉아, 잠깐 밖에서 보자.



제이홉
........

베란다 문을 열고 윤기가 먼저 나가고, 그 뒤를 홉이가 따랐다.

남준은 그런 둘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습관처럼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윤기가 '담배가 없네.'하며 중얼거리곤 웃는다.


제이홉
담배 없어?


민윤기
응. 끊었어.


제이홉
끊었다고?


민윤기
여주씨랑 같이 다닐때.

그렇게 말하며 윤기가 제이홉을 쳐다보았다.

잠시 마주한 두 사람은 말이 없다.

이미 서로 알고 있는 마음.

그렇다고 철없는 어린 애들마냥 치고박고 싸울수도 없는 감정.


제이홉
형.



민윤기
나 여주씨 좋다.

제이홉이 그를 부르자, 윤기가 선수를 쳤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제이홉을 보다 윤기는 슬쩍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민윤기
알아. 여주씨랑 너 서로 좋아하는거.


제이홉
.......


민윤기
그냥 나 혼자 좋아하는 거야. 뭐 어떻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ㅡ


제이홉
......어떻게 하고 싶은거 아닌거 치곤 오늘 지나치게 챙기던데.


민윤기
유치하지만 방어 좀 해봤다.

웃어버리는 윤기에 제이홉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대꾸하지 않았다.


민윤기
왜, 불안해?



제이홉
솔직히. ......싫지.

앞만 보고 대답하는 제이홉을 본 윤기도 그와 같이 하늘 어딘가를 보며 숨을 내쉬엇다.


민윤기
나도 싫다-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제이홉
........


민윤기
여주씨는 처음부터 너였고.


제이홉
.........



민윤기
너가 못하는 거, 딱 그만큼만 내가 하면 안되겠냐?


제이홉이 윤기를 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작가의 말] 남준이 너무 귀여웠다.......

전 슈가님의 조용하지만 강한. 그 느낌이 참 좋아요. 그리고 호비옵의 단단함도♡ 남준옵의 1%허술함도요 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