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열일곱. 서로가 그리운 우리에게

제이홉과 여주는 소파 끝과 끝에 올라앉아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찾던 아미의 이름이 입양되면서 "신여주"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신여주"가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여주와 같은 얼굴이었다는 것에 생각이 많아진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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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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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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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무슨 생각해요-?

자신을 바라보는 제이홉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여주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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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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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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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왜 못알아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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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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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아무리 어릴때 헤어졌어도. 당연히 알아볼거라고 자신했었는데.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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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여자는 원래,

여주가 작게 헛기침을 하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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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화장 하고 안하고에 따라서 얼굴이 달라져요.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그 모습이 왠지 새침해보여서. 제이홉은 피식 웃으며 조금 더 여주에게 다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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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혹시. 어린시절 사진들 좀 더 찾아봐줄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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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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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내가. 꼭 데리러 오겠다고. 찾아간다고. 약속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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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럴게요. 어떻게 만났어요??고아원 봉사??

여주의 조심스런 질문에 제이홉의 시선이 잠시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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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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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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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나도 고아였으니까. 같이 자랐어. 5살까지.

심장이. 울렁거린다.

파도가 일렁이듯.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들이 출렁이며 여주의 가슴을 쳤다.

그와 나. 이쪽 세상의 그들과. 저쪽 세상에서의 우리가 같은 과거를 갖고 있었다는 그 사실이 왠지 가슴을 찡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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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럼 혹시.... 제이홉이란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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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외국으로 입양됐었거든. 원래 이름은.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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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정호석이야.

여주의 부탁으로 다시한번 신구현의 집으로 같이 가게 된 윤기는 말없이 창밖만 보고 있는 여주를 흘낏 살폈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오늘은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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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 죄송해요. 생각좀 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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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엄청 심각한 생각인가 보네?

작게 웃는 윤기의 목소리에 여주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상념에서 벗어나려는듯 자세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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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흠....심각하다면 심각하고ㅡ 아니라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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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나한테 말 못할 고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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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음......

제이홉의 일도 같이 얽혀있어서-

윤기가 어디까지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지 알수가 없어서 여주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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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냥. 신기해서요. 나도 고아였고. 여기 여주도 고아였고. 우리는, 고아로 태어날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나...뭐 이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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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래도, 나는 고아였어도 행복했는데. 아빠도 있고 부잣집으로 입양되었던 그 여주는 행복했을까- 뭐 이런 자질구레한 생각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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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거기에- 같은 남자를 좋아했을지도 모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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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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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홉이랑 같은 사람 좋아했다면서요, 여주씨. 운명같은 거라면- 이쪽세계의 신여주도 홉이를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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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여주가 쪽집게처럼 알아맞추는 윤기를 신기하게 쳐다보자 그런 여주와 눈이 마주친 윤기는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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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냥 한번 넘겨짚어 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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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좋아- 했을까요? 그 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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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왜요, 신경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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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냥 뭐....

어물쩍 넘기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여주를 윤기가 슬쩍 보며 웃었다.

구현에게 부탁해서 미리 정리된 사진들을 받아온 여주는 제이홉과 함께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미는 제이홉이 외국으로 간 뒤 2년 후. 입양되어왔다고 한다.

아미가 구현을 만난건 우연이었다. 후원행사 때문에 왔던 그곳에서 아미는 구현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자기 좀 데려가 달라고. 말도 잘듣고. 똑똑한 아이가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작은 꽃밭 정원앞에 앉아 꽃받침을 하고 웃고 있는 아미의 사진을 보며 제이홉이 표정없는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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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그 원장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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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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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도망친 애들도 많았어요. 저도 빨리 거기서 나가고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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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래서....싫어하는군요ㅡ 고아원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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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그것도 그렇고. 알려져서 별로 득될게 없죠, 지금 내 직업에. 나 유명하다니까요?

웃으며 제이홉이 여주를 바라보았다.

하나의 사진을 같이 들여다보고 있었기에, 마주 본 두 사람의 거리는 생각보다. 꽤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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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훅- 들어온 시야 가득한 호석의 얼굴에. 여주는 잠깐 숨을 멈췄다.

제이홉이 가만히 그녀를 담았다.

두 사람의 시선속에 묘한 공기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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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난 아직, 당신을 보면 아미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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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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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그래도, 어떤 기분으로 당신이 나를 보는지.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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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아미 만나면, 하고 싶은 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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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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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그 아미는 신여주가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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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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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내가 신여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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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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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하고싶었던 말. 해봐요. 내가 들어줄께요.

호석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감정일까. 정의내릴수 없는 신기한 기분이 몰아치는듯 했다.

그녀는. 아미이기도 했고. 신여주이기도 했고. 또 다른 여주이기도 했다.

어쩌면 이제, 진짜 아미를 보면서는 할 수 없을 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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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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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그의 목소리가. 그의 시선이. 호석의 것처럼 울려왔다.

나도 참 못됐지.

당신에게 아미인척 가장해서, 난.

호석의 목소리를. 호석이 보던 시선을 찾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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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너한테만 불리던 그 이름. 듣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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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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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한번만. 불러줄래요-?

그렇게 말하는 제이홉의 눈가도, 촉촉하게 젖어들어갔다.

가슴속 깊이 묻어둔 미안함과 아련함. 그리움이. 자신의 것인지 그녀의 것인지 모르겠다.

여주의 눈에서 고여있던 눈물이 차올라 천천히 미끄러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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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호석아.

그래. 그 이름. 내가 묻어둔 이름.

너만 부를 수 있는. 그 이름.

여주의 눈물을 닦아주며- 호석이 가만히 웃었다.

[작가의 말] 오늘 제가 감성돋는 음악을 듣는바람에 ㅋㅋ 약간 감정적이 되었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