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특별편] 너의 생일을 축하하며-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회사 로비로 들어서는데 또각또각 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불쑥, 아미가 얼굴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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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김비서!

그녀는 '김비서' 라고 부르는 걸 꽤 좋아한다.

김석진(김비서) image

김석진(김비서)

안녕하세요.

커피가 안쏟아지게 손에 들고 꾸벅 인사하는 사이 아미가 쪼옵~아메리카노 물고 커피를 빨아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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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아! 내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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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맛있고만!낄낄낄....

아미가 히죽 웃으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간다.

그녀의 입술이 닿았던 빨대를 바라보며 혼자서 치열한 고민에 빠진 석진에게 엘리베이터를 붙잡은 아미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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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김비서!! 빨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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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아씨....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문이 닫히고 둘뿐인 엘리베이터에서 아무생각없이 빨대를 문 석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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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간접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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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큽.....컥...콜록,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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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낄낄낄...

아씨...저게....

문이 열리고 여유롭게 사무실로 걸어가는 여주의 뒷모습을 보며 얼굴이 빨개진 석진이 콜록대며 뒤를 따랐다.

책상에 앉아 탁상 달력을 보았다.

12월4일. 그냥 12월 4일이다.

생일, 뭐. 별건가.

그렇게 생각하긴 했는데. 여태까지 특별하게 생일을 챙겨본적은 없는데.

-아들~ 생일축하해^^ 멋진 회사에도 덜컥 취직하고, 엄마가 아들 잘생기게 낳은 보람이 있네?ㅋㅋ 이따 저녁먹으러 집에 올거지?? 데이트 아니면 취소 안되는것도 알지~? 생일축하한다♡

징~하고 울린 엄마의 메시지에 석진은 피식 웃었다.

집에서 백수처럼 놀고 있을때는 취직하라고 난리더니. 취직을 하니까 이제 여자를 데려오라고 난리다.

아니, 인생은 항상 이렇게 뭐가 정해져 있나? 학생때는 대학. 대학 다음엔 취직. 취직다음엔 결혼. 여기까지가 일련의 과정인것처럼 모든 부모들의 닦달하는 순서가 똑같다.

저녁 먹으러가면 또 들들 볶일텐데. 소세지처럼.

생일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았다.

석진은 일어나 아미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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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들어와요!

서류들에 성의없이 사인질을 하고 있는 아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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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읽어보고 사인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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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괜찮으니까 여기까지 올라온거 아니겠어요? 잘못된거 있으면 팀장들이 알아서 잘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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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일 참 편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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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왜요, 무슨 일인데?

아미가 석진을 쳐다보며 묻자 핸드폰을 든 손을 만지작거리다 척,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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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잠깐 사진 좀 같이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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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안돼. 업무중에 핸드폰 금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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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장난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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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그래. 알았어. 대신 내가 하자는대로 포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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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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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컨셉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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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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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아항~

아미의 눈이 장난스레 휘었다.

아-괜히 말했다. 자신의 옆으로 웃으며 걸어오는 아미를 보며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석진의 허리를 둘러 안으며 아미가 석진의 핸드폰을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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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야, 옆구리! 간지러.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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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김비서야. 어머님 다 알아. 그냥 같이 찍는다고 끝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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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이거 오바야. 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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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그럼 나한테 왜 부탁했지? 난 항상 뭐든 과하게 하는 여잔데~?

하아...석진이 대꾸하길 포기하고 한숨을 내쉬자 생글생글 거리며 아미가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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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웃으세요 김석진씨~~~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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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브 ㅇ .....

찰칵, 하고 셔터가 눌림과 동시에 아미의 입술이 석진의 볼에 닿는다.

미처 표정을 바꾸지 못해 웃는얼굴로 굳어버린 석진과 그의 볼에 입을 맞추며 브이를 한 아미가 핸드폰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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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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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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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뭐??!!!!

척. 핸드폰을 석진의 손위에 올려준 아미가 쿨하게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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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보냈어?? 이걸 보냈어??!!! 미친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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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나중에 어머니가 저녁초대하시면 불러~ 거기도 가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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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실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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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이왕이면 미역국 해놓으실때 불러줘요. 나 엄마 없어서 엄마가 차려준 생일상 먹어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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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

펄펄 뛰던 석진이 입을 다물었다.

쟤는 꼭...마지막에 괜히 감성 자극해서 말 못하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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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생일인거 기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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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응. 나 머리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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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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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생일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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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고맙다.

건조하게 대화를 끝내고 석진이 사무실을 나왔다.

괜시리 간지러운 한쪽볼을 닦아냈다.

쪼끄만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

11시쯤? 되자 택배 기사가 복도를 걸어왔다.

남자

김석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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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네. 전데요.

남자

여기 택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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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저한테요?

수신인을 확인하니 주소와 이름까지 저에게 온 것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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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뭐야....?

의아해하며 택배를 풀자 인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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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김비서 닮은 인형을 찾아냈어! 똑같지? 푸하하하하하하

아미의 쪽지도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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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뭐야....

인형선물이라니. 태어나서 공룡인형 이후로 처음 받아본다.

그때 아미가 준 인형은 아직도 여전히, 석진의 책상 위에 놓여있다.

비어있는 여주의 사무실로, 오늘도 한손에 커피를 든 석진이 들어섰다.

아미가 한달동안 사라지더니. 이번엔 또 여주가 3주동안 자리를 비웠다.

너희 둘은 무슨 운명이기에.

작은 한숨을 내쉬며 석진은 여주의 책상에 앉아 검토해야할 서류더미들을 끌어왔다.

김석진(김비서) image

김석진(김비서)

하여간..나란놈. 일 복이 참 많구나.

괜히 혼잣말을 해보며 적막함을 쫓았다.

12월 4일.

여주의 탁상달력 위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그냥 그렇게 언제나와 같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비어있는 석진의 책상 주변을 배회하는 택배기사가 보였다.

김석진(김비서) image

김석진(김비서)

누구 찾으세요?

남자

아, 혹시 김석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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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네. 전데요.

남자

배달이요.

턱, 하고 가슴에 안겨온 꽃다발을 석진이 멍하게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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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석진씨가 비서여서 정말 다행이예요♡ 분홍색꽃들이 왠지 석진씨랑 어울리는것 같더라구요. 예쁜 석진씨랑? ㅎㅎㅎ 생일축하해요!

아미와는 다른 여주의 생일 카드에 석진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그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연달아 핸드폰이 네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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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현회장

<김비서, 생일 축하하네. 우리 여주 때문에 고생이 많네. 항상 도와주어 고맙고. 오래오래 여주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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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김비서)

아~회장님! 감사합니다...회..장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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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김비서님, 생일축하합니다~ 곧 서른이라면서요? 저도 곧 따라갈께요 ㅎ 암튼 생일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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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진형. 생일축하해요. 처음에는 형이 참 신기했는데, 형이 주는 편안함과 가벼움이 이제 참 좋아요.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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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잘생긴 김비서님. 생일축하합니다. 여주가 김비서님 생일 알람을 해놨네요. 모른척 할수는 없어서 보내요. >

제이홉 image

제이홉

<여주와 김비서님의 공.적.인 관계를 응원합니다. >

세명에게 온 메세지를 보며 석진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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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요?? 윤기형도 된대요.>

김남준 image

김남준

<제이홉도요. 이 기회에 친해져봐요 ㅎ>

석진은 작년에 받은 아미의 인형 선물 옆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올해는- 새로생긴 친구들덕에, 부모님의 저녁식사는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김석진의 생일, 특별편 끄읕~♡

[작가의 말] 석진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요 전 회차 너무 심각해서 차마 못 집어넣고, 특별편을 마련해 보았어요 ㅎ 오늘 행복한 진이데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