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열둘. 네가 너무 보고싶은 날


말다툼 아닌 말다툼을 해버리는 바람에.

여주는 찜찜한 기분에 핸드폰을 뜯어보지 못한채로 방 한쪽에 모셔두었다.

하지만 핸드폰 없이 산지 며칠째. 손이 근질거려서 참을수가 없다.

여주는 가만히 일어나 쇼핑백에서 핸드폰 상자를 꺼냈다.

테이프를 뜯고 상자를 여는데 종이 하나가 툭, 떨어진다.

별 생각 없이 주워서 고이 접힌 종이를 펼치자 누군가의 번호가 써 있었다.

-아무한테나 내 번호 안줍니다. J-

놀라움에 커졌던 여주의 얼굴에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애매한 표정이 걸렸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문득문득 보이는 이런 친절들이.

호석이를 떠올리게 해요. 다른듯 닮은 둘이라서.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난.

당신한테 마음이 쓰여.


그리고 그 끝은. 항상. 그리움.

미친듯이. 네 얼굴이 보고싶어.


늦은 새벽, 방에서 곡작업을 하다가 잠도 깰겸. 목도 축일겸 나왔던 제이홉이 냉장고를 뒤적거리는 소리에 순간 정지했다.

하필. 또 마주치나.

쯧, 혀를 차며 부엌으로 들어서자 엉덩이를 쭉 빼고 냉장고 안으로 들어갈듯이 고개를 쳐박고 있는 여주가 보였다.



제이홉
뭐 해요?

뒤돌아보려고 허리를 피던 여주가 냉장고에 부딪히며 얼굴을 찌뿌렸다.


신여주
아야.....부딪혔어....아포....


제이홉
......술 마셨어요?


신여주
쪼끔? 너무 못참겠어서 좀 마셨어요.

제이홉은 바로 뒤돌아 여주의 방문을 열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맥주캔. 와인. 샴페인.


제이홉
아니.....! 누가 술을 저따위로 마십니까?! 시음회해요?


신여주
.....취하고 싶은데 맥주는 안취해서요.... 이것저것 마셔봤어요.


제이홉
하아.....이 아줌마 진짜.....


신여주
아줌마 아니거든요!!! 너님이랑 동갑이거든요 아저씨.

얼굴에 대고 삿대질하는 여주의 눈이 살짝 풀려있었다.

제이홉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또다른 맥주캔을 빼앗으며 냉장고에 도로 넣어두었다.


신여주
어.....내 맥주가 사라졌다..


제이홉
충분히 취한것 같으니까 그만 마시고.


신여주
....더 필요한데.


제이홉
충분해요.


신여주
아직 보고싶은데.


제이홉
.....네?

중얼거리는 여주의 말에 제이홉이 그녀를 돌아보자 여주가 빤히 그를 바라보다가 손목을 잡고 식탁앞에 앉혔다.


신여주
내가 지금 호석이가 너무 보고싶거든요.


제이홉
그런데요.


신여주
잠깐 있어줘요.


제이홉
싫은데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제이홉을 여주가 엄청난 힘으로 눌러 앉혔다.


신여주
쫌!!!! 도와주라 쫌!!


제이홉
미쳤네, 이 여자. 내일 후회할짓 그만하죠?

여주는 그가 뭐라하건 신경도 쓰지 않고 가만히 제이홉의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가만 있으라는듯 손으로 허공을 토닥이며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신여주
잠깐 이렇게 보고 있자요.


제이홉
후우..... 진짜 왜 이렇게 멋대론지....


신여주
......입 좀 다물어봐요.


제이홉
........

짜증이 솟구쳐 입을 다문 제이홉에 여주는 말을 잘 듣는다며 베시시 웃었다.


신여주
.....진짜. 우리 호석이랑 똑같이 생겼네.


제이홉
........하아.....


신여주
.....호석이. 보고싶다.



제이홉
........


신여주
결혼식이었는데.


제이홉
........


신여주
왜 나 혼자두고 갔어.

그를 바라보는 여주의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눈 앞이 뿌얘지며 호석의 모습이 흐릿해지자 여주는 재빨리 눈물을 훔치고 다시 호석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의 눈에 비치는 사람은. 제이홉이 아닌 호석이었다.


신여주
나 진짜 니가 나 두고 간줄 알고.....


제이홉
.......


신여주
무서웠잖아.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잖아

결국 뚝뚝 떨어지는 눈물에.

제이홉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다.

또 그녀는. 자신을 보며 운다.

또 자신을 세상 애틋하게 바라보며 그 눈동자에 담는다.

착각하게 되잖아.

우리가 진짜 그런사이였던가 하고.

그래서 나는, 매번 당신에게 선을 그어.

그 미친 장단에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맞춰주고 있을까봐.

당신이 나를. 제이홉이 아닌 정호석이라고 착각할까봐.


제이홉
취했어요. 그만 일어나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제이홉을 여주가 붙잡았다.


신여주
한번만.....한번만 예전처럼 나 좀 봐줘....따듯하게 나 좀 봐죠......

눈물을 닦아내며 여주가 제이홉을 올려다보았다.


제이홉
......지금 이거. 기억할거예요?


신여주
기억하지. 우리 호석이가 있는데 내가 잊을리 없지. 암!


제이홉
......후. 신여주.

제이홉은 심호흡을 크케 하며 여주의 눈높이에 맞춰 앉았다.



제이홉
그만하고. 자자.


신여주
.......반말하니까. 좋네.


제이홉
너 이거 꼭 기억해라. 네가 어떤 추태를 부렸는지 절대 잊...

쭈그리고 앉아 이야기하는 제이홉을 빤히 바라보던 여주가 갑자기 두 팔을 벌려 그를 끌어안았다.

그 바람에 갑자기 중심을 잃은 제이홉이 뒤로 넘어지듯 주저앉았고. 이어서 자신의 위로 묵직하게 넘어지는 여주의 체중에 바닥으로 쓰러져버렸다.


제이홉
진짜 적당히......!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훅, 하고 입안 가득 번져오는 술냄새가 역했다.

하지만 입술 위에 닿은 촉감은 너무 말랑말랑해서.


제이홉
........


신여주
호석아. 신혼인데 우리.


제이홉
......미....


신여주
애기갖자.


제이홉
..........!!!!! 미쳤어요??!!!

제이홉이 여주를 밀쳐내며 벌떡 일어났다.

사과처럼 빨개진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바닥으로 쓰러진 여주가 쿡쿡대며 웃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감는다.


신여주
매일. 이렇게 널 보면서 잠들면 좋겠다. 이 꿈. 되게.....행복하네......

눈을 감은 그녀의 눈에 마지막으로 고여있던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제이홉
이봐요.


신여주
.......



제이홉
아니, 지금 이러고 잠들.....! ....하! 어이가 없네.....

제이홉은 손등으로 입술을 문질러 닦아내며 짜증스럽게 일어났다.

그렇게 방으로 들어갔던 그는. 다시 여주의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들고 나오더니.

푹.

여주의 얼굴 위로 아무렇게나 이불을 던져놓고 들어가버렸다.

바닥에 드러누워있던 여주는 한참후에야 얼굴을 덮은 이불이 답답한듯 손으로 걷어내며 다시 잠들었다.


......씨. 여주씨....

귓가에서 울려대는 소리에 여주가 인상을 찌뿌렸다.

웅성거리듯 목소리들이 웅웅 거리며 들려왔다.



김남준
여주씨. 일어나세요. 제발......

남준이 조금 더 세게 그녀를 흔들자 눈부신듯 얼굴을 한껏 찌뿌리며 여주가 드디어 눈을 떴다.


신여주
.......

딱딱하게 베긴 등허리에. 이상한 배경이 눈에 들어오자 여주는 잠깐 생각했다.

여기가 어디지........



민윤기
끅끅끅끅.....진짜 웃겨.......

어디선가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김남준
여주씨이이......

남준의 목소리도 들렸다.


신여주
.....헉!!!!!!!!

뒤늦게 정신을 차린 여주가 벌떡 일어나자 자신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남준과.

식탁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윤기와.


한심하다는 듯 자신을 내려다보는 제이홉이 있었다.


아.......

망했어요......이번생도......제대로 망했어요.....



[작가의 말] 하씌...제이홉 너무 조으다ㅠ 아니지. 다들 너무 조으다ㅠㅠ

드디어 오늘 콘서트를 하네요!!!저는 내일에나 볼수 있지만 ㅠㅠ 오늘 내일. 신나게 응원해보아요♡김남준!김석진!민윤기!정호석!박지민!김태형!전정국!B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