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스물넷. 풋풋한 짝사랑, 풋사랑



정민석
어떻게 됐어?! 알아봤어?

비서
네. 근데 그.....


정민석
뭔데?!

비서
시체는....그대로 있다는데요.


정민석
.......뭐???

비서의 말에 민석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았다가 일어났다.


정민석
야 이 ㅆㅂ .... 그럼뭐야. 그 여자는!!!!!

비서
.....둘 중에 한명은.....혹시 가짜....아닐까요......?


정민석
근데 그렇게 똑같이 생겼다고??? 으악씨.... 뭐 그딴 년이.....!!!

비서
.......


정민석
아버지쪽은?

비서
회장님도, 지금 "정호석"을 찾고 계신듯합니다.


정민석
안돼안돼....아버지보다 빨리 찾고ㅡ 그 여자도 막아야돼. 으아!!!!왜 내 앞을 가로막는 것들이 이렇게 많아!!!!

비서
.....하지만 회장님이 딱히 다른 사람에게 회사를 물려줄것 같지는......


정민석
그럼 이 타이밍에 도대체 태어나자마자 갖다버린 정호석을 왜 찾을까? 어??!!!!!! 엄마는 뭐해?!

비서
사모님은 지금.....


정민석
또 데이트갔어?

........

민석이 이를 악물고 허공에 주먹질을 해댔다.


정민석
그 여자가......!!(퍽퍽퍽) 그 따위로 몸뚱아리 굴리니까 내가 이런대접 받는거 아니야!!!!!

쾅!!!!

결국 분에 못이겨 책상을 발로 까버린 민석이 거칠게 숨을 내쉬며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겼다.


정민석
후. 일단 그 여자부터.

비서
......


정민석
신여주부터. 다시 조사해. 어디서 나타났는지. 누가 가짜인지. 알겠어?

비서
네.

비서가 인사하고 나가자 홀로 남은 민석은 숨을 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정민석
내가 이자릴 어떻게 올라왔는데. 무너트리는 새끼들은, 다 죽여버릴거야..



여주는 아미의 창고였다고 불리는 방에서 하루종일 앉아있었다.

주로 그녀가 생활하는 방 말고 옆쪽 작은 창고같은 곳에는 여주가 고아원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버려지지 않고 고스란히 쌓여있었다.

구현은 여주가 그곳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고 말해주었다.

입양된 후에도 가끔씩 그녀는 넓은 방이 아닌 좁은 그곳 바닥에 누워 잠들기도 했다고.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무언가가 생기면 그곳에 숨겨놓곤 했다며 귀여웠던 그녀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그녀의 목에는, 처음 이 집에 온날 발견했던 아미의 목걸이가 걸려있었고 손에는 일기장 같은 수첩이 들려있었다.


신여주
음~ 호석이는 5살. 아미는 7살에 입양됐구나.....호석이...많이 기다렸네...

삐뜔빼뚤한 글씨로 짧게 짧게 적혀있는 글씨들은 숫자.

아마 호석이가 입양되서 혼자가 되버린 날이자. 그가 오기를 기다린 날인것 같았다.

그리고 그 숫자는 218번째에서 멈췄다.

나중에 꽤 큰 후에도. 그녀의 일기장 한쪽 구석에는 늘 숫자가 적혀있었는데. 그 숫자는 늘, 218에서 멈춘다.

여주는 그리운듯 그 숫자를 손으로 쓸어보았다.

원래 세상에서는 호석의 생일이 2월 18일. 여주의 생일은 8월 12일이라서, 둘의 생일숫자가 앞으로 했을때와 뒤로 했을때가 같아서 의미있었다.

그런데 이쪽 세상에서는 둘의 생일이 완전히 달랐다.

주민등록증에 찍힌 여주의 생일은 5월. 제이홉의 생일은 10월이었다.

일기장에는 자신의 진짜 생일은 모른다고 써있었다.


신여주
그런데 왜 제이홉씨 집 비번이 0218이지.....?

한번은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답을 듣지 못한채로 그는 미국으로. 여주는 여기 다른 집으로 와버렸다.


신여주
.....잘 하고 있으려나-?

여주는 핸드폰에 저장한 그의 사진을 열어보았다.


기사에 뜬 제이홉의 사진에는, 그날 새벽. 여주가 손목에 묶어주었던 손수건이 매여있었다.


신여주
.....치. 갑자기 왜 이렇게 착하게 군데? 설레게.

톡톡.

사진 속 제이홉의 얼굴을 괜히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여주는 눈을 흘겼다.

멍하게 제이홉의 얼굴을 보고 있던 여주는 고개를 흔들어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석아.

난 너를 찾아왔는데- 이상하게 자꾸...네가 잊혀지는 기분이 들어...

분명 네가 그리운데. 아직, 고작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널 닮은 이 사람이 자꾸 날 헷갈리게 해.

난. 이 사람 안에 있는 널 보고 있는걸까-? 너의 모든걸 담고 있어서 이 사람을 쫓는걸까-?

그래도 가끔은- 진짜 네가 그리워. 너의 다정함. 너의 따듯함. 그런것들.




윤기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민윤기
음......

노크를 한 뒤 들어온 간호사는 턱을 괸 채 핸드폰을 보고있는 윤기의 모습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간호사
커피 드세요.


민윤기
아 고마워요.

간호사
기다리는 연락 있으세요?


민윤기
아......뭐. 네. 그러네요.

간호사
여자친구?


민윤기
여자친구는 아니구요.

작게 웃으며 핸드폰을 덮어버리는 윤기를 보며 뒤따라 들어온 조금 연륜있는 간호사가 웃었다.

간호사
썸타고 계시구나 우리쌤~


민윤기
썸이라도 타면 좋겠네요.

간호사
설마 짝사랑??!!!



민윤기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짝사랑이라니. 되게 풋풋한 단어였네.

간호사
뭘 기다리고 그럽니까?! 보고싶으면 연락하고! 과감하게 차이시면 되지.


민윤기
아니, 차인다고 가정하는 겁니까?

간호사
고민하시는거 보니까 지금 뭐 별로 확률이 없는것 같은데요?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놀리는 간호사에 윤기는 어이없이 웃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민윤기
에잇. 다 나가보세요!

간호사
전화하시게요?!!

소녀처럼 좋아하는 간호사들을 내보내며 윤기가 심호흡을 하고 핸드폰을 들었다.


민윤기
2주면 많이 기다렸지. 그치? 응....많이 기다린거야.....

혼자서 중얼거린 윤기의 손가락이 여주의 이름을 검색하고.



신여주
[여보세요?]

신호음 뒤에 들려온 여주의 목소리에 윤기가 코끝을 문지르며 웃었다.



민윤기
.....혹시, 상담받으실 생각 없으십니까? 공짜로 해줄수 있는데.

다짜고짜 나온 말에 윤기가 소리없이 울상을 지으며 책상에 엎드렸다.

인사는 어디다 발라먹었냐. 멍청아....


신여주
[윤기씨! 오랜만이네요?! ]

기분좋은 여주의 목소리에 윤기의 입가도 절로 올라갔다.



민윤기
오늘 시간 되요?? 나 심심한데. 놀아줘요.


신여주
놀아달라구요??

까르르 웃는 여주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윤기는 그제야 편하게 의자에 몸을 기댔다.


민윤기
진짠데. 놀아요 우리.



[작가의 말] 오랜만인것 같죠?? 제가 6개월동안 거의 매일같이 글 쓰면서 달려오다보니. 지금 약간 정체기가 온듯해요 ㅎ;;;

조금 느리게 업뎃 되더라도 이해해주시고 잊지 말고 찾아주세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