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왕족
동굴



선생님의 진중함이 물씬 묻어나는 말에, 아이들은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황은비 (15세)
...

황은비 (15세)
... 선생님.

선생님
응, 질문?

황은비 (15세)
네.

선생님
어, 말해봐요.

황은비 (15세)
이미 지쳐서 나아갈 의욕이 안생기면, 어떡해요?


상당한 충격을 주고 빠지는 은비의 질문.

15살 아이에게서, 지쳤다는 소리가 나올 줄 선생님이 아셨겠는가.

선생님
...

잠시 허공을 바라보시다가, 곧이어 은비의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

선생님
... 얘들아.

반애들
네?

선생님
너희는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니?

반애들
...

선생님
그래, 아직은 뭐라고 정의하기 힘들거야. 설령 정의를 한다고 해도, 어른들이 보면 그저 깊이 없는 흉내일 뿐이지.

선생님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거든.

선생님
나는 인생이란게, 동굴이라고 느끼며 항상 살아.


선생님
너희들 별 본적 있지? 시골에 내려가면 아직도 별이 밤하늘을 수놓듯 가득한 곳도 있잖아.

반애들
네-

선생님
그 별은, 딱 두 번. 가장 밝게 빛난다고 해.

선생님
한 번은 별이 탄생할 때, 그리고 한 번은 소멸할 때.

선생님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선생님
너희는 정말 태어난 그 순간, 너무나도 빛나고 아름다웠어. 내가 그 순간을 보지 못했더라도 그건 다 알 수 있어.

선생님
그런데 너희들, 지금은 앞길이 꽤 어둡다고 생각될거야. 그렇지?

반애들
...

선생님
사람들은 저마다 다 긴 동굴을 걸어가.

선생님
그리고 그 동굴, 시작할때는 밝은 빛을 보고 어둠으로 들어가지? 인생도 똑같애.

선생님
처음에는 누구나 밝게 시작해.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 순수하게.

선생님
그런데 자라면서 수많은 상처들을 맞게 될거야. 그게 지금 너희들이 서있는, 지금 그 동굴 안이고.

선생님
그런데 얘들아, 끝이 없는 동굴이 있을까?

반애들
...

선생님
ㅎ.. 동굴에는 늘 끝이 존재하지. 그게 막다른 끝이든,

선생님
빛줄기가 새어나오는 끝이든.

선생님
우리는 그 빛줄기를 향해 그 긴 동굴을 하염없이 걸었던거야.

선생님
어떨때는 뛰고, 또 어느때는 걸었어. 너무 힘들때는 그냥 누워서 쉬기도 했어.

선생님
그리고 마침내 그 빛줄기로 나가는 순간, 우리는 소멸하는거야. 마치 빛을 보면 안되는 뱀파이어처럼.


선생님
그런데, 우리는 신화속에 전해지지. 빛에 약하지 않은 뱀파이어가 존재한다고.

선생님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이건 확실하지 않니?

선생님
그 존재들은, 자신의 약점을 이겨낸거야.

선생님
뱀파이어들로 예를 들어볼까? 우선, 그들의 약점은 빛이지. 하지만 그들은 수명이 매우 길어. 약점을 이겨내며 항상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야.

선생님
하지만 반대로 우리 인간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당연히 다가오는 것들 중 하나 아닐까?

선생님
오히려 우리에게 더 위험한 것은, 끝에 도착했을 때 다가오는 죽음이 아니라, 그 전에 거치는 죽을 위험이 한가득한 동굴일 수도 있어.

선생님
그러면 어떻게 해야겠니. 뱀파이어들처럼 우리도 약점을 이겨내야지! 그래서, 사람들은 동굴속을 버티고 또 버티는거야.

선생님
지금 내 얘기를 듣고있는 너희들 중에서도. 동굴을 걷던 도중, 그만 걷고싶다고 생각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닐거야.

선생님
그런데, 난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선생님
힘들어도. 먼 훗날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너의 색으로 빛날 순간을 위해서. 조금만 더 노력하자고.

선생님
지금 동굴의 길을 끊어버려서 좋을 건 없어.

선생님
오직 자신의 동굴을 끝까지 걸어간 사람만이, 그 진정으로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거야.


황은비
...

원래 죽기 전에는 행복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오른다고 하잖아요.

선생님께 그 말을 들었던 그 수업시간.

분명히 내가 죽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행복한 기억 중 하나일 거에요.


황은비
...


황은비
... 문빈.


문빈
어?


황은비
나 좀 도와줘.




드디어 1화가 올라갑니다:) +(오늘 뱀파이어와 빛의 관계를 약간 특이하게 해봤는데...(?)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