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했었다
너라는 사람은


한참을 멍때렸을까, 아침처럼 울리는 나의 배꼽시계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헤어진지 하루 만에 만난다는 것은 민윤기라는 사람은 나에게 미련이 없다 라는 것과 정말로 마지막 만남을 말할 것이라는 것 중 이다.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겠네.

어제부터 몸을 쭈그리거나 앉고 있었기에 몸이 쑤셨지만, 마음이 더욱 더 아팠다. 나도 모르게 지쳐 그러자 라는 말이 나왔다만 민윤기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니 정신이 돌아왔다.

아직 이별을 마주하기에는 내 마음은 널 너무 좋아하고 있었다. 아니, 사랑하고 있었다.

02:30 PM
지금은 2시 30분, 씻고 준비해 둔 옷을 입은 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오니 보이는 커플들... 왜 내 집은 카페 주변인걸까...

애써 커플들을 무시하며 걷고 걸었다.

걷고, 계속 걷고, 또 걷고... 다시 한 번 드는 생각인데... 그 카페가 이렇게나 멀었던가...

이여주
"들어..갈까?"

정말 이번 만남이 끝인 것 같아, 들어가기가 싫었다.


윤기
"이여주..."

움찔-

뒤에서 윤기한테 걸리는 바람에 빼도 박도 못하게 들어가게 됬지만 말이다...

역시나 카페 안은 조용했고,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늘 앉던 자리에 앉았고, 우리의 주문을 외우신 직원 분은 윤기가 입을 열어 아 를 말하는 순간, 아이스 아메리카노 와 캬라멜 마끼야또 맞으시죠? 라고 물었다.

그에 응답하듯 윤기는 고개를 끄덕이고 카드를 내밀었다. 그리고 나의 시선은 윤기의 의자에 놓아져 있는 공책에 갔다.

저 공책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윤기는 그새 커피를 들고 왔고, 자리에 앉았다.


윤기
"그... 어... 전해줄거..."

버벅 거리며, 나에게 아까 봤던 그 공책을 내민다.

내 취향인 공책은 윤기가 사진을 붙인 듯 조금 부풀어 올라있었다.

이여주
"이게, 뭐야?"


윤기
"어?...아... 공책..."

... 내가 그걸 몰라서 묻는거 같니... 윤기야?


윤기
"그... 너 기억 안 나?"

이여주
"...?"


윤기
"헤어지게 되면, 공책 주는 걸로... 한 번만 더 만나자고..."

이여주
'음...윤기야! 우리 헤어지게 되면 이 공책을 갖다준다는 핑계로 한 번씩만 더 만나는 건 어떨까?? '

이제서야 떠오르는 이 공책... 그 날은 유독 주변 사람들이 언제 성공할꺼냐 며 나에게 상처만 남을 말들만 했다.

윤기집에 가다가 보이는 공책에 2개를 사서 애써 웃으며 너에게 그렇게 말하였다. 불안했거든... 너랑 헤어지면 어떡하나...


윤기
"그럼 나, 갈게..."

윤기가 일어서서 밖으로 나간다. 잡고 싶다. 나 너의 얼굴 제대로 못 봤는데... 그랬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왜일까... 나가는 뒷모습이 곧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사람 같아서? 내가 잡으면 윤기가 아파할 것 같아서? 아니면, 지금 받은 이 공책과 함께 먹구름 가득찬 것 같은 마음으로는 내가 못 잡을 것 같아서?

그것들도 아니면, 지금은 우리가 사랑할 수 없는 것 같아서?

4개 다 맞는 것 같아...

공책을 펼쳤다. 공책을 펼치니 글이 있다. 글의 내용은

'커플이 된 여주와 나, 4월 13일'

2번째 글은 사진과 있다.

'오늘은 토요일, 여주와 첫 데이트... 소소하지만 행복한 카페 데이트'

나와 윤기가 셀카를 찍었던 사진이였다.

그 외의 놀이공원, 바다, 워터파크, 벛꽃 축제 와 생일 날 등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한달 전에 마지막으로 간 스케이트...

사귄 날은 있으면서... 헤어진 날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옆을 보니,

'여주에게 쓰는 편지'

가 있다. 눈에 고여있던 눈물을 눈을 감아 떨어뜨리고 읽어보기 시작한다.

'여주야, 안녕? 어...그...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만난다고 하니까 되게...음...좀 그랬지? 근데, 진짜로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오니까 자꾸, 너가 보여서 딱 한 번이여도 괜찮으니 만나고 싶었어.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바보같았어.

여주야, 나 핑계라고 해도 되니까... 내 말 좀 들어줄래? 한달 동안 많이 힘들었지? 미안해... 사실 엄마한테서 자꾸... 너 말고 더 좋은 여자가 있으니 너랑 헤어져라 고 자꾸 전화가 왔어. 진짜 너 없으면 안 되는데...

근데 전화가 끊임 없이 오니까, 너무 힘들어서 예민해졌었어... 너무 익숙한 쉼터에 나도 모르게 니가 쉼터가 아니라고 착각을 했었어. 예민해진 날 풀어줄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넌 나를 이렇 위해주는데,

난 왜 이것 밖에 안될까? 너를 책임지지 못하는 능력을 가진 것일까? 내가? 라는 생각이 죄책감으로 바꼈어. 그래서 더욱 너에게 예민해졌고,그 날에 감정이 격해져서 너한테 이별을 말한 것인데... 진짜 미안해... 니가 그때 못 버티냐는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못 버텨 라고 말했는데, 말하고 나니까 정신이 차려지더라...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너무 미안해서 도망쳐나왔어...

주변 사람들이 너 이제 결혼해야지? 라는 말을 하면 말이야... 그때는 너에게 사귀자 가 아닌 결혼하자 라고 말할께...

사랑... 했었어...'

이여주
"

뒤늦게 서야 눈물이 나온다.

민윤기 너라는 사람은

끝까지 나를 울려...

민윤기, 너라는 사람은

끝까지, 미안하게 만들어...

민윤기, 너라는 사람은...

그걸 어떻게 혼자 버텼어?

왜 말을 하지 않았어?

왜 혼자 버틸려 했어?...

이여주
"너라는 사람은... 진짜..."

나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