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모습
술


별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을 들어 집을 나갔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와 저녁을 먹었다.

웃는 것도 잠시 어두운 느낌이 별이의 온 몸을 둘러쌌다.

요즘들어 웃어도 웃는 게 아닌 것 같았고, 웃더라도 마음 속 깊숙이서 어두운 기운이 올라와 미소를 지워냈다.


문별이
"후.."


문별이
"조용..하다...."

휘인이의 집에서 있다 자신의 집으로 오니 새삼 이 적막함이 어색했다.

노트북 전원을 켠 별이는 세수를 하고 나와 안경을 꼈다.

집 안에는 키보드 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문별이
"술이나..마실까.."

별이는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 홀짝 홀짝 마셨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
'부모나 잡아먹은 년'

사람들
'하다하다 할머니까지 잡아먹네'

사람들
'애인까지 죽인거야?'

사람들
'얘가 가족들을 다 죽이고, 애인까지 죽였잖아요'


문별이
"아니야..내가 죽인게 아니라고..!"

별이는 반쯤 남은 맥주 잔을 던졌고, 이어서 맥주병을 벽으로 던지며 유리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별이는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곤 파편들을 밟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운 별이는 베게로 양 귀를 막고는 잠이 들었다.


문별이
"끄으..하악.."

-오전 10시


문별이
"하아..푸흐.."

회사에선 별이가 오지 않아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휘인이와 혜진이가 8시 부터 번가라가며 전화를 해 보았지만 별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휘인이와 혜진이가 별이의 집으로 가려 했지만 용선이가 둘을 막았다.


김용선(솔라)
"내가 갈게"


정휘인
"네..?"


김용선(솔라)
"내가 갈테니까. 여기 있어"


정휘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