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구요, 아가씨.[계급물]
어쩌자구요, 아가씨. EP. 20



전정국
.....하아.

그날 이후, 석진형은 날 찾지않았다.

물론, 나도 찾아가지 않았고 말이다.

형이 이미 떠나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솔직히, 형이 보고싶긴 했다.

형이 더 아픈 곳은 없나, 불편하지는 않나, 궁금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 방에 그날의 석진형이 있을것만 같았다.

자존심을 버리라 외치는, 형이 있을것만 같았다.

여주하
흐윽, 끕....

석진은 울고있는 주하를 조심스레 토닥여 주었다.

더이상 아픈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며.


김석진
주하야, 떠날까?

여주하
어, 어차피...갈데도 없잖아요...


김석진
.....아예 없진 않아.

가장 피하고 싶었던 선택지이기는 했다.

국경부근, 버려진 신전.

굉장히 관리가 잘 되어있기는 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데도 말이다.

원래 애머시스트가의 소유였으니, 가서 문제될 일은 없었다.

하지만, 거슬리는 신탁이 있었다.

몇백년전 내린 것이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것이었다.

'신전이 사라지고 인간들의 믿음이 사라진후, 이 신전에 발을 들이는 첫번째 사람이 잘못된 일을 바로잡을 것이다.'

'그자는 가장 낮은 사람이다.'

'가장 상처가 많으며, 누구보다 다른 이를 위하는 사람이다.'

'그자가 모든 아픔을 바로 잡을 것이다.'

여주하
.....주인님..

여주하
나, 여깃어도 괜찮고,

여주하
그냥 내 운명대로 있는 것도 괜찮아요.

여주하
그니까, 주인님은 돌아가요, 영지로.

여주하
저, 전 괜찮으니까...

여주하
주인님 힘들게, 그런 일 하지 않으셔도 되요.


김석진
.....필요없어.

솔직히 말하면 석진도, 자신이 어째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못했다.

왜 자신이 '한낱 노예따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지도 알지못했고,

자신의 지위, 권리, 힘을 무시하면서 까지 이리 행동하는 지도 알지못했다.

왜 자신이 노예에게, 가장 천한 이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지도, 알지못했고 말이다.

그때였다.

똑, 똑, 똑.


김석진
....누구십니까?

....너무 하시군요.

문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이지은
꽤 오래 기다렸었는데요.


이지은
오신 곳이 겨우...황궁?


이지은
정국이.. 아니, 폐하와 친분이 있단 사실은 들었습니다.


이지은
(씨익)이정도 일줄은, 몰랐네요.

지은은 말끝마다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석진은 단순히 생각했다.


김석진
....하, 솔직히 황녀님도 정략결혼, 원하십니까?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이지은
푸흡.


이지은
제가, 이 결혼, 언제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까?


이지은
제가 하고싶어서, 제가 공자를 좋아해서 하는 겁니다 진 애머시스트.


이지은
이 정략결혼, 제가 주선한겁니다.

그러니, 도망칠 생각마세요.


전정국
......

전부 보았다.

용기내어 방앞까지 왔지만, 본 것은

형을 협박하고 있는 누님과,

입을 꾹 닫고 있는 형이었다.


전정국
....하, 시발. 이러기야?

조용히 중얼거리곤, 방안에 걸음을 딛였다.